하땅이 이야기_박성민

마일리지 카드와 커피 한 잔

요즘 지갑들 속을 보면 이런 저런 마일리지 카드가 잔뜩입니다.
커피숍이나 음식점에서 나눠주면서
다음에 또 도장을 받으러 오라 합니다.
도장 10번을 찍으면 공짜로 한개 더 준다고 하면서
또 오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집 저집 도장을 받으러 다닙니다.
차곡차곡 마일리지를 모아 공짜 선물을 받으러 다닙니다.
어떤 때는 뭔가 이상하게 헷갈리기도 합니다.

요즘 교회에도 마일리지 카드를 들고 오는 사람들이 잔뜩입니다.
누가 발부하지도 않은 마일리지 카드를 스스로 만들어서 옵니다.
그리고는 '내가 오늘도 이렇게 예배를 착실히 드렸으니까
하나님은 내게 복 주셔야 되요' 라고 카드를 내밀고
스스로 자기 마음에 도장을 찍어갑니다.
그리고 다음 주일에 또 도장을 받으러 올 때까지
밖에 나가서 마음껏 살다 옵니다.

예배는 마일리지 카드가 아닙니다.
예배를 드리러 올 때 커피숍에서 마일리지카드를 내밀듯
'하나님 내가 이렇게 착실하게 교회오니까 이제 복주세요' 라고 하지마세요.

하나님이 예배드리러 오는 당신에게 원하시는 것은
마일리지 카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나누는 따듯한 차 한 잔의 깊은 교제입니다.
살아계신 그 분과의 깊고 친밀한 만남인 것입니다.

덧붙여. 당신과 커피 한잔의 여유를 원하시는 그 분은
당신이 어렵사리 마일리지를 모아 얻고자 하는 그 공짜선물을
언제든지 얼마든지 주실 수 있는 능력자라는 것을
헷갈려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마일리지 카드와 커피 한 잔'을 그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