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땅이 이야기_박성민

목마른 사슴이

살다보면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조차 싫은
움직일 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갈증이 나는

그런 때가 있습니다
허나 마음만은 무언가 간절히 나를 적셔주기를 바라는

런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엎드려 물 한컵을 부탁할

누군가를 마냥 기다리기 보단
땀을 흘리며 창문을 열어달라 부탁할

누군가를 마냥 기다리기 보단
내가 일어서서 물 한그릇을 찾아볼 수 있다면
내가 힘을 내서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힐 수 있다면. . .

힘들지만
그 상황에서 그렇게 하기가 참 힘들지만

살다보면

기도해야 됨을 알지만
내 입에서 기도가 나오지 않는
두 손 조차 모아 지지 않는
그 분을 찾고 싶지만 도저히 움직이기 조차 버거운
그런때가 있습니다

허나 그럴때마다
엎드려 왜 나를 찾아오지 않으시나

마냥 한탄 하기보단
만나는 사람마다 정작 자신도 하지 않는

기도부탁만 마냥 하기보단
내가 무릎 꿇고 간절한 마음으로

그 분을 찾을 수 있다면
내가 힘을 내서 닫힐대로 닫혀진

내 마음의 창을 힘껏 열어젖힐 수 있다면 . .

힘들지만
그 상황에서 그렇게 하기가 참 힘들지만

그치만 내가 그렇게 목이 말라

숨이 막히기를 바라시는 아버지가 아니라면
내가 이 일로 더 자라기를 바라시는 우리 아버지라면
내가 아는 그 아버지시라면..
지금 내가 이제껏 처럼 또 누구의 도움을 받아 일어서기보다는
나 스스로
그 갈증을 풀어보기를
그 문제를 풀어내기를 바라고 계시다는 걸

지금 엎드려서 누군가가 물 한잔 떠줬으면 좋겠다..

하고 있다면
지금 쓰러져서 누군가가 저 창문 좀 열어줬으면 좋겠다..

하고 있다면

일어서세요
우리에게는 아직 그 정도의 힘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찾으면 찾아지는 마르지 않는 시냇물이 있습니다

'목마른 사슴이.. '를 그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