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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없단다.. 그러나 나는 그 상황에서 도망가고만 싶다.

아이의 효도는 3살전에 다 한다고 했던가요? 자라면 육아가 편해질 줄 알았지만 자아가 생긴 아이는 부모 뜻대로 가지 않고 이해도 되지 않는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잔소리를 하면 할수록 아이는 더 귀를 닫아버립니다.
아이에게 할 잔소리를 주님앞에 가지고 나아와 이야기 해보면 어떨까요?
다른 길은 없다는것을 알기에 도망갈수 없지만 주님품으로는 갈수 있으니까요...

인도네시아에 들어온 지 4년, 하나님께 묻고 싶었지만 꾹꾹 누르며 참았던 질문들이 마구 터지면서 내 마음의 풍랑을 걷잡을 수 없었다.

가장 오래 씨름했던 질문은 ‘왜 늦은 나이에 정연이를 주셨나요?’였다.
물론 생명이 하나님의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을 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상황임에도 넷째 정연이를 허락하셨다.

하나님은 실수를 하시는 분도 아니고 좋은 분인 것을 안다.
그럼에도 사역 공동체 리더의 아내로서 왜 아직도 곁에서 안 떨어지는 아이를 붙잡고 씨름하며, 내가 하고픈 언어공부도 못하고, 제대로 된 사역도 못하고 육아에만 시달려야 하는지….
이 상황에서 도망가고 싶고, 이해되지 않고,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고, 감당하기도 싫어서 많이 원망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고통의 터널을 지나면서 우는 시간을 허락하신 후에 응답해주셨다.
‘도망갈 수 없단다. 이것이 네가 가야 될 길이란다. 다른 길이 없단다.’
그런데 막상 그 대답을 듣고 나니까 기적이 일어났다. 감정적, 육체적으로 힘들어질 때마다 광풍이 몰아쳐서 머리와 마음이 복잡했는데, 그런 내면이 잔잔하고 고요해졌다.

또한 하나님은 내 오래 묵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으로 하나씩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게 해주셨다.
마흔이 넘은 내게 왜 자녀를 둘이나 더 주셨는지, 그것이 나와 공동체에 어떤 유익이 되는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공동체를 품어야 하는지, 우리를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한지, 한 영혼이 왜 그토록 귀한지 말이다.
그러자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며 생각이 단순해졌다.
내 내면이 변하니까 주위의 문제를 보는 시선도 변했다.

‘너는 왜 그 모양이니? 왜 쟤처럼 못하니? 그걸 왜 못 품니? 왜 빨리 안 변하니?’
이렇게 다그치지 않으시고, 고집 세고 느린 내 옆에서 묵묵히 참고 인내하시며 내가 스스로 변하기를 원할 때까지 기다려주신 하나님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네 자녀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반응할 수 있었다. 또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신뢰가 예전보다 더 커졌다.
<가정, 내어드림> 이용규p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