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땅이 이야기_박성민

언행불일치

운전면허를 딴지는 몇년 되었는데

차가 없다보니 그리 운전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운전할 기회가 있어서 차를 몰았습니다

처음으로 서울시내 한복판에

차를 몰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강남에 들어섰습니다

앞뒤돌아보아도 외제차가 득실득실

이거 뭐..한번 살짝 박아도 몇해 벌어 갚아야된다는 압박감이..-_-''

바아~짝 긴장하고 몰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다 보니

흥얼흥얼 찬양이 나오고..

찬양하며 감사하며 운전하며 뭐 그랬습니다

그때!

어떤 차가 쑤우-욱 끼어들어오는 게 아닙니까!

깜~빡이도 안넣고-ㅁ-''!!(이런 운전기본에 '기'도없는)

들어와서는 손도 안내밀고!!(이런 공중도덕마져 없는)

순간 욱하는 마음에 어쭈! 이게..! 하며 성을 버럭 내버렸습니다!

감히..씨익씨익..

한번 약이 오르니

이제는 사소한 새치기에도 성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그러다 시내를 벗어났습니다

차들도 원활하게 움직이고..

그제서야 뭔가 휑해지는.. 내 마음이었습니다

벌거벗은 듯한 부끄러움이었습니다

기도하며 찬양하며 받았던

그 은혜

그 다짐들이

뒤돌아서면 왜 그렇게 행하기 어려운지

하나님 뜻에 따라 살겠습니다

말씀하시면 가겠습니다

당신만을 사랑하겠습니다

하지만 돌아서면

내 뜻대로 살아가고

말씀하시기 전에 뛰어가고

세상을 더 사랑하고

세상친구가 그런 말을 하는 걸 들었습니다

술 먹고 다짐했던 것 십분의 일만 지켜도

내가 이 모양이 아닐거라고

술 기운에 업된 기분에 굳은 다짐들을 많이 하나봅니다

근데.. 우리도 뭐..

은혜받으며 다짐했던 우리의 고백들

그 십분의 일만 지켰어도

우리의 신앙이 이렇게 어리기만 할까요

한때 유명했던 오락프로그램에서 하던 재밌는 게임이 있었는데요

언.행.불.일.치라는..

자기가 입으로 하는 숫자와

손으로 가리키는 숫자가 틀려야지 옳은 게임입니다

유쾌한 음악소리가 흐르고 구호와 함께 게임이 시작됩니다

손따로~입따로 언.행.불.일.치!

손따로 입따로 놀기가 어찌나 그리 어려운지

사람들은 몇번을 못넘기고 틀리고 맙니다

그 모습이 참 바보같고 재미있었습니다

그거 하나 못하나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 손따로 놀고 입따로 노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데

왜 우리는 그렇게 쉽게

그러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손따로 놀고 입따로 노는 우리의 모습이

하나님 보시기에도 그리 유쾌한 웃음거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

.

아닌데 말입니다

'언행불일치'를 그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