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의 집_황인호

발맞추기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것이 그들 자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권능임을 보여주시기 위해 기드온에게 병사들의 수를 대폭 줄이라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뭐, 좋습니다. 하나님은 강하신 분이고
이전에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이기게 하신 전례가 있기에
이번에도 뭔가 기대해봄직 합니다.

하지만....저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왕에 하나님의 권능을 보여주시기 위함이라면
병사 300명도 필요 없을 겁니다. 더우기 신중한 자세로 물을 들이키는
사뭇 준비된 마인드의 병사들을 쓴다는 것은 그들로 자긍하지 못하게 하며
하나님의 권능을 인정케 하려는 본래 의도에 어울리지 않는 설정으로 보입니다.

둔치들, 소심쟁이들, 꺼벙이들, 찌질이들을 긁어모아 병사를 구성했다면
이번 하나님의 이벤트는 더욱 드라마틱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어쩌면 남진의 '둥지'를 군가삼아 부를지도 모를 일입니다.

넌 그냥 가만히 있어~ 하나님이 다 해줄께~^^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적은 숫자일지언정 분명코 정예라고 할만한 병사들을 소집하셨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지만
우리에게도 늘 준비된 마음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에 발맞추어야 할
책임은 있나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멘입니다. 하지만 코앞으로 밀려드는 환란과 고난 앞에서
하나님만을 철석같이 믿어 요동치 않고 가만히 있는것 또한
만만치 않은 신앙적 내공을 요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