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땅이 이야기_박성민

당신만을 위한 무대

막이 오르면
날 향한 수많은 눈 앞 에서 나의 무대가 시작됩니다

관객의 박수와 환호에 전율하며 반응하는 나의 몸짓
저 소리가 멈출까 나에게서 돌아설까,
바짝바짝 타는 입술과 떨어지는 땀방울
꽈당-!

.. .실수였습니다
.. .내 발이 내 발에 걸리다니요
마침 막은 내렸고
커튼 뒤로 들려오는 수군거림과 메마른 웃음들
도망갈 용기도 없어 그 자리에서 울며 서 있었습니다

잠시 뒤 막은 다시 오르고...
붉었습니다
사람들이 꽉 차 있을 때는 몰랐던 붉은 빛깔의 의자들
그런데 그 텅 빈 객석에서 홀로 내게 박수를 쳐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꽉 차 있을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그 분,
사람들이 모두 환호 할 때는 미처 듣지 못했던 그 음성

내 모습이 어떠하든지 나의 무대를 응원하시는 당신을 위해
눈물을 닦아냅니다
보시겠어요?
오직 당신만을 위한 나의 무대, 이제 시작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