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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정

비를 피해 동굴에 들어간 양무리가 자기 목자를 찾아가는 방법은?

결혼한지 n년차.. 견고해지고 풍파도 겪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안하고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마치 이면지를 쓰레기 통에 버렸다고 해서 불안해 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중요한 계약서를 재활용할 때 같이 버렸다고 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우리 가정에서 믿고 의지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내면을 들여다보길 원합니다. 주님이 우리의 목자이시면 우리는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을 따를 때 가장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시편 23편의 배경이 되는 팔레스타인 지방 대부분은 광야입니다.
광야는 메마르고 건조하고 황량한 땅입니다.
그런 환경에서 양들에게 목자라는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생명 그 자체입니다.
목자가 없으면 양은 그냥 죽는 것입니다. 어디에 가서 풀도 뜯어 먹을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런 광야에서 40년을 살아본 경험이 있었습니다.
살아갈 방법도 없고 엄청난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곳, 인간의 어떤 노력도 소용이 없는 하나님만 완전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곳이 광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여호와가 그들의 목자라는 믿음을 분명하게 심어주려고 하셨습니다.

광야에서 40년을 살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적입니다.
광야는 사람 살 곳이 못 됩니다. 거기에는 물이 없습니다. 낮에는 태양이 뜨거워 견딜 수 없고, 밤에는 추위를 견딜 수 없습니다. 먹을거리를 구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 광야에서 40년 동안 3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지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아침에 만나를 내려주시고,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햇볕을 막아주시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추위를 막아주셨습니다. 반석에서 샘이 터져 나와 물이 나게 하셔서 40년을 산 것입니다.
하나님의 보호와 공급하심과 인도하심을 매일 의지하며 살고 오직 기적을 일으키시는 하나님만 바라본 것입니다.
하나님이 역사해주시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 것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고백은 “하나님이 아니면 우리는 죽어요. 하나님 말고는 의지할 데가 없어요”라는 심정의 고백입니다.
그런데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 말고도 의지할 데가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하나님을 목자라고 고백하지만 자기가 가진 돈도 믿고, 가족과 친척도 믿고, 학력과 인맥도 믿습니다.
하나님 말고도 믿는 것이 많습니다. 하나님이 절대적이고 유일한 의지의 대상이 아닙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과 다윗의 마음이 차이가 나는 이유입니다.

어느 목사님이 이스라엘에서 유학하다가 양과 목자의 관계를 알아보고 싶어서 목자들이 양을 치는 현장에 한동안 머물렀다고 합니다.
한번은 들판에서 양을 치는데 갑자기 폭우와 우박이 쏟아졌습니다.
목동들은 자신들이 치던 양 떼를 몰아서 큰 동굴 안으로 피신했습니다.

잠시 후 비가 그치고 떠날 때가 되자 목사님은 이 많은 양 떼들이 어떻게 자기 목자를 따라갈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이 의문이 쉽게 풀렸습니다.
양치기 한 사람이 먼저 일어났고 나가면서 노래를 부르자 한 무리의 양 떼가 일어나 그 목자를 따라갔고, 다른 양 떼들은 그대로 동굴에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또 다른 목동이 일어나 노래를 부르며 나가자 그 목동의 양만 일어나서 따라갔습니다.
목동들끼리 “내 양이다, 네 양이다” 하고 싸울 것도 없었습니다.
양들은 자기 목자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다 따라갑니다.

양에게는 목자가 하나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목자를 여럿 두고 살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러나 하나님만 믿는 것은 아닙니다. 가진 돈도 믿고, 주위 사람도 믿고, 자신의 능력도 믿고, 살아온 경험도 믿습니다. 그래서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하는 체험이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나의 선한 목자이신가?> 유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