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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테마
오늘의테마

하나님을 독대하는 자리로 떠나자!

실패할 때도, 성공할 때에도 모든 일을 멈추고 혼자되게 하시는 그분을 바라보자.

 2022-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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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야의 ‘내 말’(내 말이 없으면-왕상 17:1)에는 분명 하나님의 뜻이 반영되어 있었다. 하지만 말씀이 임하기 전에 먼저 ‘가뭄 선포’가 있었고, 하나님의 말씀은 그 뒤에 임했다. 하나님은 엘리야를 왕에게 보내지 않으셨다. 그 대신 낮고 누추한 곳으로 이끄셨다. 하나님은 엘리야를 기적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으심으로써 그를 준비시키셨다.

그릿 시냇가 까마귀 앞에서 엘리야가 할 일은 없었다. 가뭄을 일으키는 능력을 주신 하나님이 엘리야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을 명령하셨다. 오히려 그를 까마귀보다 낮은 곳으로 안내하셔서 혼자 지내게 하셨다. 이것은 엘리야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엘리야는 물리적인 3년 6개월보다 더 긴 심리적 시간을 통과해야 했다. 42개월, 1260일, 혹은 2만 240시간. 까마귀와 과부에게 얻어먹는 동안 선지자는 자신의 실존과 만나야 했다. 의분은 있으나 부정한 짐승보다 부정함을, 날씨를 바꿀 능력은 있으나 과부에게 얻어먹으며 숨어 지내는 위치라는 사실을 선지자는 매 순간 상기해야 했다.

하나님은 눈높이를 맞춰 행하신다. 하나님의 교과 과정 역시 하나님의 사람이 가진 인격의 현 주소와 맞물린다. 광야를 통과했던 이스라엘 백성을 보라. 그들도 긴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거기에도 하나님의 의도가 있었다. 성경에는 이렇게 나온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 신 8:2

하나님은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자신의 사람들을 대하셨다. 40년 고생이 문제가 아니다. 그들을 낮추심으로, 하나님 말씀 앞에서는 줏대 없는 이들이 되도록 훈련시키셨다. 출애굽 백성에게처럼 엘리야에게도 동일하게 하셨다.

부정한 짐승보다 더 부정한 존재가 있었을까? 혹은 과부보다 더 유약한 계층의 사람이 있었을까? 선지자는 그들에게 얻어먹으며 지내는 동안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감히 두 번 다시는 ‘내 말이 없으면’이라는 사견 따위 생각도 못 할 수준으로 하나님이 끌어 내리셨다.

다행히 선지자는 출애굽 백성보다는 광야를 빨리 통과해냈다. 불과 40년의 십분의 일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해냈다. 조기 졸업생 엘리야는 하나님의 선지자 학교 우등생 같았다. 과부네에서 떠나온 선지자는 달라져 있었다. 아합 왕 앞에 내리꽂았던 의분과 그 안에 섞여 있던 개인의 감정마저 모두 벗어놓고 나왔다. 오로지 하나님과 동행함으로만 담대했다. 그렇게 하나님의 훈련 덕에 드디어 아합 왕 앞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이제 하늘에서 불을 내리꽂아도 괜찮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나설 수 있었다.

네가 자기의 일에 능숙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 잠 22:29

엘리야의 하나님은 오늘도 동일하게 행하신다.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능력을 보여주신 후 그를 감추곤 하신다. 우리에게도 하나님은 같은 일을 하고 계신다. 내가 실패할 때뿐만 아니라 성공했을 때도 모든 일을 멈추고 혼자되게 하신다. 우체부가 전달하는 편지 내용에 우체부의 사견이 담기지 않듯이,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신뢰하며 따른다. 엘리야만 봐도 알 수 있다. 까마귀든 과부든 하나님의 명령이라면 따를 뿐이다.

엘리야가 처음 겪었던 일도 아니다. 출애굽 때도 같은 일을 하신 하나님이셨다. 어쩌면 40년 광야생활을 48개월로 속성 통과해낸 선지자의 지혜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짧게 통과할 수도 있다. 4개월, 아니 4주나 4일도 가능하다. 알면 달라진다. 단, 여로보암이나 아합처럼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죄를 지속했던 사람들도 있었으니 주의하자. 안다면 스스로 바꾸려 들기보다 반면교사들에게 교훈을 얻어 일단 힘을 빼고 엎드리는 일부터 하자. 하나님을 독대하는 자리로 조용히 떠나는 일을 시작해보자.

그리고 놀라지 말라. 실패했을 때뿐 아니라, 한참 잘나가다 그릿 시내 까마귀 곁으로 추락해도 놀라지 말라. 어찌되었든 낮은 자리로 갔다면, 하나님이 아닌 것들을 남김없이 탈피하는 기간을 겸허히 통과해보라. 성공 직후에도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잠시 멈추라. 안식하라.

- 나 홀로 예배, 송준기

† 말씀
낮은 자를 높이 드시고 애곡하는 자를 일으키사 구원에 이르게 하시느니라
– 욥기 5장 11절

여호와께서는 높이 계셔도 낮은 자를 굽어살피시며 멀리서도 교만한 자를 아심이니이다 내가 환난 중에 다닐지라도 주께서 나를 살아나게 하시고 주의 손을 펴사 내 원수들의 분노를 막으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구원하시리이다
– 시편 138편 6, 7절

† 기도
주님, 고집스러운 저의 죄된 모습을 주님 앞에 내어놓습니다. 알게 하시고 깨닫게 하소서. 힘을 빼고 주님 앞에 엎드리게 하소서. 하나님을 독대하는 자리로 조용히 떠나 아버지만을 바라보게 하소서. 하나님 외의 모든 것은 남김없이 떨어내게 하소서.

적용과 결단
지금 힘들고 어려운 자리에 처해 있습니까? 한참 잘나가다 멈칫 서 있습니까? 아니면 위로 올라가고 있습니까? 내가 처한 곳이 어떠하던 하나님이 아닌 것들을 남김없이 탈피하는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하나님만 조용히 만나는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하며, 기도의 자리로 나아갑시다.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