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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능력이다

제발 눈치 보지 마세요. 안 그러셔도 돼요. 제 앞에서만은 안 그러셔도 돼요. 저는 그 아픔을 아는 엄마예요’라고.

못 보던 새로운 남매가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화교 같아 보였다. 귀엽고 예쁜 아이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남자아이는 의미 없는 소리를 반복해서 내고, 똑같은 행동을 물속에서 반복하고 있었다. 눈의 초점도 정확하지 않았다. 여자아이는 포도를 가져가서 물속에서 뱉었다가 먹었다가를 반복하고, 엄마와 의사소통도 잘되지 않는 것 같았다.

둘 다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며칠 후에는 그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도 함께 계곡에 나와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계속 소리를 내고 하니까, 힐끗힐끗 눈치를 살피시는 것 같았다. 그것을 보니 더 마음이 아팠다. 눈치를 보는 아빠의 모습이 꼭 몇 달 전 내 모습 같았다.

로이의 틱 소리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 봐 고개 숙이며 눈치를 보던 나와 똑같았다. 순간 나는 소리치고 싶었다.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눈치 안 보셔도 돼요.

아니, 제발 눈치 보지 마세요.
안 그러셔도 돼요.

제 앞에서만은 안 그러셔도 돼요.
저는 그 아픔을 아는 엄마예요’라고.

아이들이 우리 물놀이용품을 가져가려고 하니 그 아빠가 아이들을 그러지 못하게 막길래 나는 “It’s ok, No problem”이라고 반복해 말하며 아이들이 놀 수 있게 해주었다.

다 놀고 서로 헤어질 때, 나는 다른 말은 할 수 없었지만 환한 미소를 지으며 힘내시라고 속으로 응원해드렸다. 이 일이 있고 며칠 뒤, 혼자서 걷는데 그 두 아이의 가족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픈 마음을 막 내게 쏟아 부어주시는 것 같았다. 누가 보면 미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했겠지만, 나는 걸어가며 하나님 앞에 눈물로 막 매달리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이 땅에, 아니 열방에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많이 있어요. 이런 아이들은 어떻게 해요? 하나님, 제발 이 아이들도 구원해주세요! 제발 구원해주세요!”

그러고는 엉엉 울면서 걸어갔다.

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깨닫게 해주신 것이 있다. 그것은 ‘아픔은 능력’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아팠던 것, 내가 힘들었던 것, 내가 울었던 것, 그 모두가 우리에게 능력이 된다. 그 일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능력이다.

어떤 시골교회 예배에 참석했을 때,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누가 가장 잘 위로해줄 수 있을까요? 그건 바로, 똑같이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어본 부모가 아닐까요? 그런 부모가 와서 해주는 위로가 정말 그들을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목사님의 말씀이 맞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우리는 잘 모를 때가 많다.

나 역시도 로이의 틱장애로 울고 울었던 시간을 가져보지 못했다면, 아픈 아이들과 그 부모들의 아픔을
헤아리지도 품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님 앞에 무서운(?) 기도를 올려드리게 되었다.

‘하나님, 이 땅에 나그네로
잠시 사는 인생 가운데서
제게 아픔의 능력이 많기를 소망합니다.

제 삶 가운데서 공감하고 헤아리는 아픔이 많아진다는 건 성도로서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주님, 저를 사용하여 주옵소서.’
_
책 < 울보엄마 _ 권미나 > 중에서

★ 말씀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하셨사오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이것이 주의 책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나이까
- 시편 56:8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셀라)
- 시편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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