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님 앞에서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었다.
그분 앞에 얼마나 망령된 마음가짐이었는지가 드러났다. 나는 작고 어두운 공간인 옷장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으니, 빛이 거의 스며들지 않았다. 마치 골방 같았다. 그 안에 웅크려 앉았다. 무릎 꿇고 기도할 때, 부끄러운 마음에 휩싸였다. 심장이 수치로 타들어 갔다. 그리고 머리를 감싸 쥐고 부르짖었다.
“주님, 제가 사람을 의지했습니다.”
격심한 회개의 눈물이 쏟아졌다.
멈추려 해도 멈춰지지 않았고, 눈물은 뺨을 타고 떨어져 옷자락을 적셨다. 내가 붙잡았던 보이지 않는 줄들이 하나씩 드러났다. 안전망처럼 여겼던 인간적인 젖줄, 나는 그것을 신뢰의 이름으로 포장해 두고 있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숨이 가빠지고 나서야 제정신이 돌아왔다.
나는 주님께 회개의 열매를 속히 맺어드리고 싶었다.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매주 나가는 미디어 성경 공부 게시판 댓글에 올린 《동산의 샘》의 판매처 링크, 전자책의 판매처 안내와 후원 문의 문구를 하나씩 삭제했다. 마지막 확인 버튼을 누르는 순간, 무언가가 잘려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기대고 있던 인간적 의지의 줄이 싹둑 끊어졌다.
겉으로는 “주님께 맡깁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내 책의 독자의 수, 미디어 구독자의 반응, 링크를 클릭해 줄 사람들의 손길을 은근히 의지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책의 전파에 있어서 미디어를 통한 사람의 도움을 바라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유일하신 하나님의 자비만을 구하며 의지하겠다고. 사람의 손이 아니라, 하늘의 손을 기다리겠다고.
바로 그때, 하늘에서 마음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둥지를 흔드신다면, 당신을 더 높이 날게 하시려고 예비하고 계신 것이다.)
가만히 그 말을 되뇌었다.
“둥지를 흔드는 손이 벌주는 손이 아니라, 훈련하는 손이라는 말인가?”
안전하다고 믿었던 자리를 흔들어, 의지하던 가지를 끊어, 날개를 쓰게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둥지가 흔들리지 않으면 새는 날지 않는다. 그제야 깨달았다. 판매 링크를 모두 내린 것은 손해가 아니었다. 후원을 모두 끊은 것도 실패가 아니었다. 내가 의지하던 둥지가 흔들린 것뿐이었다. 흔들린 것은 내 날개가 아니라 둥지였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르기 위해서….
나는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부끄러움의 눈물이 아닌 신뢰의 눈물이 흘렀다.
“주님, 제 둥지를 마음껏 흔드소서. 사람의 손을 붙들지 않게 하시고, 오직 당신의 바람에만 몸을 맡기게 하소서. 제가 날지 못하면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떨어진다 해도 당신의 손안일 줄 믿습니다.”
이스라엘에 지혜롭기로 이름난 솔로몬 왕이 있었다. 그는 부와 명예, 권력과 수많은 신하까지, 세상이 부러워할 모든 것을 가졌다. 그런데 어느 날, 자기 신하인 브나야를 불러 명령했다.
“나를 기쁨 속에서도 교만하지 않고, 슬픔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게 해 줄 보물을 찾아오라.”
브나야는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찾다가 마침내 아주 평범한 금반지를 갖고 궁으로 돌아왔다. 화려한 보석 하나 박혀있지 않은 반지의 안쪽에는 아주 짧은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רובעי הז םג, 감 제 야아보르).”
그 순간 왕은 깨달았다.
‘내가 기쁠 때 이 글을 보면, 교만하지 않을 것이고, 슬플 때 이 글을 보면, 절망하지 않겠구나.’
그날 이후, 솔로몬 왕은 늘 그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살았다고 한다. 나라가 번성해도 겸손했고, 어려움이 닥쳐도 담담했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고, 모든 순간은 결국 지나간다. 기쁨도 슬픔도 예외는 없다. 그것들은 모래알처럼 쥐려 할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결국 다 강물처럼 흘러가 버린다. 그러므로 ‘오늘’이라는 이 순간을 주님께 감사와 겸손으로 살아내야 한다.
바다같이 망망한 삶의 물결은 때로 잔잔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않던 광풍이 몰아칠 때가 있다. 그 앞에 서면 우리는 도저히 앞으로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 깊은 물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해진다. 그런데도 우리는 안다. 그 광풍의 물결을 지나야만,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하나님의 다리가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을.
- 레바논의 시내, 제시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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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무릇 사람을 믿으며 육신으로 그의 힘을 삼고 마음이 여호와에게서 떠난 그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 그는 사막의 떨기나무 같아서 좋은 일이 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광야 간조한 곳, 건건한 땅, 사람이 살지 않는 땅에 살리라 그러나 무릇 여호와를 의지하며 여호와를 의뢰하는 그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라 그는 물 가에 심어진 나무가 그 뿌리를 강변에 뻗치고 더위가 올지라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그 잎이 청청하며 가무는 해에도 걱정이 없고 결실이 그치지 아니함 같으리라
- 예레미야 17: 5~8
† 기도
주님, 내가 주님이 아닌 다른 것들을 의지하였습니다.
주님 의지하지 않으면 어떤 유익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주셔서 주님 외에는 시선도, 손길도 두지 않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살아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 적용과 결단
내게 있는 숨겨진 카드는 다 버리고 오직 주님만 의지하기로 결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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