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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고 수고하며 지키려고 노력한 당신이 잊고 있던 한가지..

어리면 어릴수록, 크면 커갈수록 내맘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면 바로 아이의 일일 것입니다.
부모 마음도 모르고 '다 너를 위한 일이야, 부모 좋자고 이렇게 하겠니?'라는 말을 하루에 몇번씩이나 하게 되기도 하지만
돌아서 기도의 자리로 돌아오면 나오는 기도는 '주님, 아이의 참 부모는 주님이십니다. 내가 저 아이의 주인 되려 하였던것을 회개합니다. 주님께 올려드리고 주님이 책임져 주실 것을 믿음으로 선포합니다. 주님 도와 주시옵소서. 아멘' 결국 아아보다 문제는 부모인 내 모습임을 회개하게 됩니다.

매년 여름이면 단기선교 팀장으로 청년들과 함께 인도에 가서 뜨겁게 복음을 전했다.

결혼한 지 십 년 만에 태의 문이 열린 기적을 만났을 때도 인도 단기선교 모임이 막 시작된 때였다. 예전부터 혹시 임신하면 선교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가능하면 그 땅을 꼭 밟고 싶었다.
오랫동안 섬겨온 그곳에 아이를 품고 간다면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 믿으며 골방에서 여러 번 기도했다.

‘하나님, 태의 문을 열어주신다면 태아와 함께 그 땅을 밟고 싶어요.
엄마가 섬기는 사랑하는 영혼들에게 함께 갈 수 있다면 정말 의미 있는 선교가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임신과 출산, 육아로 신앙이 약해진 이들에게 도전을 주고, 저도 더 믿음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그래서 나는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고민 없이 선교를 준비했다. 물론 몸이 좀 힘들었지만, 선교를 준비하며 기도하고 예배하며 찬양하는 시간이 최고의 태교가 되었다. 함께하는 팀원들도 임신 중에 팀장으로 섬기는 내 모습에 도전을 받는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를 향한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다. 하나님이 주신 자녀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 않냐며 조심스럽게 권면하기도 했다.

산부인과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간 날, 의사가 말했다.
“산모님,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니 가벼운 산책 정도는 해도 좋아요.”
순간 소위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 제정신이 아니란 말을 들을 것 같아 의사에게 인도 선교를 다녀올 거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날부터 부쩍 배가 더 뭉치는 것 같고,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내 의로 가려는 건 아닐까? 아이가 무사할까? 유산이라도 되면 어쩌지?’
이런 마음으로는 선교지에 갈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이 고민을 나누기엔 나 자신이 무책임해 보였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확실한 응답이 필요했다. ㅜ그래서 간절한 마음으로 조용히 기도원에 올랐다.
성전에 앉자마자 눈물이 나왔다. 가난한 심령으로 하나님 앞에 아뢰기 시작했다.
‘하나님, 제가 오래전부터 기도해온 것 아시죠? 그런데 이 시기에 인도에 다녀와도 괜찮을까요?
선교 일정을 소화하기가 만만치 않아요. 제 의나 욕심은 아닌지, 혹 아이를 지키지 못할까 봐 너무 두려워요. 어쩌면 좋을까요?’
하나님 앞에서 엉엉 울며 기도했다.
책임감과 두려움, 자책과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등 복잡한 생각과 감정들로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그렇게 주님 앞에 마음을 토설하며 어린아이처럼 울고 있는데, 주님의 잔잔한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네가 아기를 지킬 수 있느냐? 아이를 지키는 이가 누구냐? 지금껏 너를 지켜온 이가 누구냐?’
‘네…? 아이를 지키시는 분은 당연히 하나님이시죠. 지금까지 저를 지켜주신 분도 하나님 아버지이십니다.’ 주님의 질문에 답하면서 회개와 감사가 터져 나왔다.
‘요게벳의 노래’라는 찬양을 들으며 자녀를 주신다면 그의 참 부모는 하나님이라고 마음 깊이 새겼는데도 내 능력과 열심으로 아이를 지킬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태중에서뿐 아니라 앞으로 아이가 태어나 살아갈 수많은 시간에도 지키시고 키워가실 분은 하나님이심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그리고 주님 앞에, 또 나 자신에게 고백했다.

‘이 아이의 참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저는 청지기일 뿐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지키시는 하나님 아버지, 정말 감사합니다!’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리고 하나님의 확실한 응답이 느껴졌다.
‘네가 인도에 가는 걸 기뻐한다. 염려하지 말고 다녀와라.
내가 너와 함께한다. 아이는 내가 지킨다. 네 태의 문을 연 내가 아이가 자랄 힘도 줄 것이다.’
그날 눈물 콧물 쏟아가며 주님을 깊이 만났다. 내 기도에 귀 기울이시고 응답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도 커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임신 13주 차에 인도 단기선교를 떠났다. 하나님께서는 공동체의 여러 지체로부터 중보기도를 받게 해주셨다. 그 기간에 내 꿈을 꿨다는 지체도 많았다. 그래서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고 한다. 또 옆에서 나를 살뜰히 챙겨주는 지체도 여럿 붙여주셨다.

선교 기간 내내 사람들의 중보기도가 나를 받쳐주고 있다는 느낌을 실제로 경험했다. 하나님께서 내게 공동체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신 특별한 선교였다. 무사히 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후, 임신 기간과 아이를 낳고 기르는 동안 이따금 불안이나 욕심이 올라오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기도원에서 주님과 깊이 만난 시간과 선교 기간에 함께해주셨던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새로워진다. 슬며시 내가 쥐려 했던 주권을 다시 아버지께 드리고, 놓쳐버린 아버지의 은혜와 사랑을 꼭 붙든다.

응답받는 기도 실천
1. 여전히 내 의와 힘과 지혜로 붙들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적어보자.
2. 그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는 고백으로 고쳐 써보자.
ex. 모든 것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주님께 내 문제를 맡겨드립니다.
<당신을 위한 기도응답반>유예일p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