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이성과 논리를 깨부수는 성경의 화법 (출3장)
출애굽기 3장과 4장을 읽을 때마다 늘 불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스라엘을 애굽의 노예생활로부터 구원해 내시겠다고 약속하신 바로 그 하나님이(출3:10), 동시에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해서 이스라엘을 보내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출4:21). 가라고 명하신 주체도 하나님이시고, 그 길을 막으시는 주체도 하나님이시라니... 이 모순처럼 보이는 화법은 인간의 논리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가페 사랑의 열쇠를 손에 쥐고 정면돌파를 해 보고자 합니다.
세상의 모든 죄와 악함의 직접적인 원인은 사악한 사탄의 간계와 늘 속아넘어가는 인간의 연약함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원래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하신다면, "그건 네가 욕심에 이끌려 잘못 선택한 것이니 네 잘못이야!"라고 하시거나 "그건 사탄이 한 짓이다"라고 하셔야 맞습니다. 그것이 팩트니까요.
그러나 성경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묘사합니다. 마음을 강퍅케 한 것은 바로인데... "하나님이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하셨다"고 기록합니다. 또한 사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성경은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셨다"고 쓰고, 다윗은 자신의 교만으로 인구 조사를 했지만 성경은 "여호와께서 다윗을 격동시켜 인구조사를 하게 했다"고 기술합니다. 사탄의 충동이 분명히 개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의 주어를 하나님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아가페 사랑의 본체이신 하나님은 결코 인간탓, 사탄탓을 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모든 비난의 주어를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당신 자신으로 바꾸어버리십니다.
누가복음 15장의 탕자 비유는 이러한 화법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탕자가 제 발로 아버지를 죽은 아비 취급하며 당돌하게 재산을 받아 집을 나가는 패륜을 저질렀습니다. 누가 봐도 잘못은 아들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온 아들을 끌어안은 아버지의 첫 마디는 이것입니다.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아들이 스스로 집을 나간 것인데, 아버지는 마치 자신의 잘못과 부주의로 잃은 것처럼 자신이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말합니다. 자식의 방황조차 자신의 부족함과 책임으로 떠넘겨 끌어안는, 아버지의 아프고도 깊은 사랑의 언어인 것입니다. 하나님이 대신 욕을 먹을지언정... 우리의 모든 시선을 당신자신에게로 고정시켜 사탄이 아닌 주님만 바라보도록 하시려는 아버지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사탄에게 가서 따지지 마라. 나쁜 소리는 내가 다 들을 테니, 너는 오직 나만 바라보고 나하고만 대화하자."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지금까지 단한번도 사탄에게 원망을 쏟아낸 적이 없었습니다. 나를 넘어지게 한 장본인은 사탄마귀인데도... 오직 아무 죄 없으신 하나님 품에 안겨 그분의 가슴을 두드리며 원망했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이건 사탄짓이니 사탄에게 가서 따지라"고 하셨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하나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의 모든 시선을 한순간도 사탄에게 빼앗기지 않으시려고, 모든 욕을 다 드시면서까지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조건없이 끌어안으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스스로를 완악함의 원인처럼 묘사하시는 이 낯선 화법은, 사실 훨씬 더 큰 사건을 향해 달려가는 예표였습니다. 지금껏 인류가 지은 모든 죄를 당신의 책임으로 소급하여 처리하신 예수님의 십자가가 그것입니다. 죄는 인간과 사탄이 지었지만, 그 책임의 명분은 하나님이 다 가져가셨습니다. 그리고 그 명분은 골고다 언덕에서 "다 이루었다"는 선언과 함께, 인류를 향한 영원한 무죄 선언으로 단번에 완성된 것입니다.
출애굽기3장을 읽으며 느꼈던 그 찜찜함은, 사실 우리의 모든 죄악을 담당하신 대속의 사랑이 짙게 드리워진 복음의 그림자였습니다. 비난과 오해를 묵묵히 견디며 우리를 기다리시는 그 아픈 사랑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분의 품 안에서 울고, 그분과만 눈맞추며, 그분과만 대화하는 것뿐임을 믿습니다. 할렐루야!
----------------
성경은 이성과 논리로 읽는
딱딱한 교과서가 아닙니다.
눈물와 사랑으로 읽어내려가야 할
피묻은 러브레터입니다.
————————
💬 카카오 오픈채팅방
(매일 새벽 큐티묵상이 카톡으로 배달되어요)
https://open.kakao.com/o/g3FUFNsh
💌 하늘우체통 뉴스레터
(큐티묵상뿐 아니라 다양한 SNS 컨텐츠를 올인원으로 받아보실 수 있어요)
지난 20년간 갓피플 만화는 주보 사용을 무료로 제공해왔습니다. 이제는 작가들에게 작은 정성을 표현하면 어떨까요? 주보 1회 사용시 1,000원의 자발적 결제 후 이용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