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의 세계관 vs 하늘의 세계관 (마22:23-46)
인간이 어떤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할 때 흔히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먼저 자신이 속한 사회와 문화라는 테두리 안에서 익숙하게 경험해 온 잣대로 해석하려 든다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그 본질을 헤아리기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눈에 보이는 결과를 보고 쉽게 판단하려 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기가 믿고 싶은대로 결론짓고 자기와 다른 의견들은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고 적대시하는 태도입니다.
오늘 본문에 위에 나열한 세가지 오류가 유대 종교지도자들의 태도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 부활논쟁
사두개인들은 자신들의 현세 중심적인 신앙을 근거로 부활이 없음을 증명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일곱 형제와 한 아내'라는 극단적인 가설을 세워, 부활이 있다면 천국의 질서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워질지를 비꼬며 예수님을 궁지로 몰아넣으려 했습니다. 즉, 자신이 익숙하게 몸담고 살아온 '현세'라는 틀에 갇혀 천국을 해석하려 든 것입니다. 이에 주님은 그들이 '현세의 결혼 제도'라는 좁은 전제조건에 매여 있음을 지적하시며, 천국에서는 시집도 장가도 안가는 천사와 같은 새로운 차원의 존재로 변화된다는 것을 일깨워주십니다. 이 땅에서의 관계와 삶의 문제들이 내세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논리를 깨뜨려주신 것입니다.
2. 계명 논쟁
율법사들은 방대한 계명들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서열을 매겨 논쟁하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들이 던진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예수님을 특정 파당의 논쟁에 휘말리게 하거나 특정 율법을 선택하게 유도함으로써 다른 율법은 소홀히 여긴다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였습니다. 이에 주님은 인간이 조건적으로 쪼개놓은 수백 개의 파편화된 율법 조항들(613개)을 '사랑'이라는 단 하나의 줄기로 꿰어버리십니다. 율법들에 서열을 매기려고 하는 조건적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으시고, 오히려 모든 율법의 구슬들을 하나로 묶는 끈으로서의 '사랑'을 천명하신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적 형식주의를 박살내시고 사랑이라는 본질을 밝히 드러내셨습니다.
3. 메시아 논쟁
바리새인들은 메시아를 단순히 다윗의 혈통에서 나와 로마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건져낼 '정치적 영웅'으로만 기대했습니다. 민족주의라는 좁은 틀에 갇혀, 자신들이 믿고 싶은대로 자신들의 욕망을 투사할 수단으로 메시아를 전락시켜 버린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시편을 인용하시면서 다윗이 메시아를 '주'라 칭했음을 상기시켜줍니다. 즉,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이라는 시간적·혈통적 한계에 매여있는 존재가 아닌, 초월적/근원적 존재이심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로마라는 한 시대의 압제자를 제압하는 '정치적 왕'이 아니라… 죄와 사망권세를 휘두르며 인간을 노예로 부리는 원수마귀를 제압할 '만왕의 왕'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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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세계관은 늘 '조건'과 '한계'라는 좁은 틀에 머물러 있기 마련입니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 내가 믿고 싶은 것에 매여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을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어쩌면 신앙생활이라는 것도 내가 몸담고 살아온 환경과 내가 익숙한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여 영적 세계를 인지하고 판단할 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주님은 이러한 우리의 한계를 공감하고 이해하시면서도… 그 한계 너머에 있는 믿음의 차원으로 나아가도록 친절하고 자상하게 설명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하루도 나의 제한된 경험이나 익숙한 환경이 전부라는 생각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나, 하나님의 시선으로 나 자신과 이웃,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그리할 때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은(사55:8-9), 헤아릴 수 없는 주님의 사랑과 긍휼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게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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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랑은
땅의 세계관에 매여있는 우리를
하늘의 세계관으로 이끄시기 위해
우리의 이성과 경험의 한계를 깨고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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