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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페 사랑의 두 얼굴 (마태복음22:1-22)


아가페 사랑의 두 얼굴 (마22:1-22)


"하나님은 당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십니다."


이 말은 하나님의 조건없는 사랑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문장입니다. 하지만 이 문장은 아가페 사랑의 한쪽 측면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반쪽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다음 문장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정리하자면, 하나님의 조건없는 아가페 사랑은 누구든지 있는 모습 그대로를 품으시는 '따뜻한 사랑'인 동시에...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방치하거나 내버려두지 않는 '책임지는 사랑'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첫 번째 사랑(따뜻한 사랑)에는 열광하지만, 두 번째 사랑(책임지는 사랑)은 거부하곤 합니다. 그 과정이 때로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이겠죠. 위로받기는 원하지만, 정작 변화되기는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두 번째 사랑으로 나아가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아가페 사랑의 두 얼굴은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중기와 말기에 선포된 두 가지 잔치 비유(큰 잔치 비유 & 혼인잔치 비유)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1) 누가복음 14장에 '큰 잔치 비유'는 누구든지 있는 모습 그대로 받으시는 '따뜻한 사랑'에 대한 비유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중기에 어느 바리새인의 집 식사 자리에서 선포된 이 비유의 핵심 메시지는 '누구든지 잔치에 올 수 있다'는 데에 초점이 있습니다. 당시 소외되고 천대받던 계층인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전부 데려오라는 명령은, 누구든지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신다는 차별없는 따뜻한 복음을 잘 보여줍니다.

2) 반면, 오늘 본문인 마태복음 22장의 '혼인잔치 비유'는 십자가 처형을 불과 2-3일 앞둔 고난 주간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선포된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던 종교 지도자들을 향한 최후통첩이었습니다. 이 비유의 핵심 메시지는 초대를 거부한 자들에 대한 경고와 함께 '누구든지 예복을 입어야 한다'는 데에 초점이 있습니다. 즉, 초대(구원으로의 부르심)를 받은 자는 반드시 왕이 은혜로 하사한 예복으로 갈아입고 마땅히 그 잔치에 합당한 존재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22장의 혼인잔치 비유에서 강조하는 '예복'은, 결코 우리의 공로나 행위 구원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값주고 구입한 옷이 아니라... 왕이 초대할 자에게 은혜의 선물로 하사한 옷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예복을 주님이 부활하신 후 무덤에 개켜놓으신 '피 묻은 세마포'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마포 예복은 나를 죽도록 사랑하셔서 승천하기 전에 남겨주신 사랑의 유품이며, 날 향한 주님의 사랑을 언제든지 잊지말고 기억하라는 뜻으로 입혀주신 '그리스도의 의'를 상징합니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로마서 13:14)


사도 바울은 이 예복을 예수 그리스도와 동일시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예복)로 옷 입고... 다시는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고 도전합니다. 즉, 예복을 입는다는 것은,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신 하나님의 조건없는 아가페 사랑을 통과한 자들이 단지 죄용서에만 머물러서 따뜻한 위로만을 거지처럼 구걸하는 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자리에까지 나아가서 그 사랑에 합당한 신부된 삶을 살도록 책임지고 이끄시는 주님의 한없는 호의에 믿음으로 반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단순히 나를 다독이는 감상적인 위로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 사랑은 나를 끝까지 책임지시기에 때로는 나를 흔들어 깨우사 창세 전에 계획하신 형상으로 집요하게 빚어가십니다. 오늘 내가 할 일은 그분이 입혀주신 사랑의 세마포 예복을 입고 매 순간 그 사랑으로 호흡하는 것입니다. 내 안의 '조건적인 사고방식'과 싸우며, 나를 책임지시는 그 사랑에 나 또한 '책임 있는 순종'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결코 가볍게 짓밟히지 않도록... 저 또한 그 사랑 앞에 '멀찍이서 구경하는 하객'이 아닌, 주님과 온전히 '연합된 신부'의 모습으로 서야 함을 깨닫습니다.


오늘 하루 아가페 사랑의 두 얼굴을 기억하며...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신 사랑에 한없이 감사하면서도,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사랑에도 전심으로 순종하고 화답하는 삶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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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페 사랑은

끝까지 '품어주는' 사랑인 동시에

끝까지 '빚어내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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