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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가 마른 사건에 대한 고찰 (마태복음21:1-22)


무화과나무가 마른 사건에 대한 고찰 (마21:1-22)


캐나다의 산책길을 걷다 보면, 주변의 파릇파릇한 나무 사이에 흉측하게 말라버린 나무 한 그루를 종종 보게 됩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푸르렀던 잎사귀들이 어느새 뿌리부터 꼭대기까지 타버린 듯한 황갈색으로 변해있는 것입니다. 주변 나무들과 똑같이 비를 맞고 햇빛을 받으며 자라났을텐데 왜 이 나무는 어느날 갑자기 급속도로 말라버린걸까? 궁금했습니다. 정보를 검색해 보니, 이 나무는 수분에 매우 민감한 '적삼나무'라고 하는데... 이 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리는 다른 활엽수나 침엽수들과는 달리 뿌리를 지표면 근처에 얕고 넓게 퍼뜨리는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수원을 찾지 못하고 지표면의 수분에만 의존하다 보니, 작은 가뭄에도 생존의 마지노선이 무너지는 것이지요. 나무도 생명체라 이렇게 수분공급이 되지 않으면 진액을 만들어내지 못하여 해충의 침입에 대한 방어막이 무너지게 되고, 안팎으로 시달리다가 결국 고립사를 하는 거라고 합니다. 오늘 본문의 무화과나무가 말라버린 사건을 읽으며 떠올라 적어보았습니다.


예수님은 배가 고프셔서 무화과를 찾으셨고, 열매가 없자 나무를 저주하셨습니다. 심지어 성경은 "무화과의 때가 아니었다"고 기록합니다. 때도 아닌데 열매를 찾으시고, 없다고 나무를 저주하며 말라 죽이시는 모습은 자칫 감정적이고 너무 불합리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입성 직후 이 사건을 일으키신 데에는 제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서늘하고도 엄중한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무화과나무의 생태를 알면 오해가 풀립니다. 무화과는 정식 수확기인 '테에나'가 오기 전, 잎이 돋을 때 함께 맺히는 '파기'라는 작은 첫 열매가 있습니다. 길가던 허기진 나그네들이 종종 파기라는 열매를 따먹곤 했다고 합니다. 잎이 무성하다는 것은 이미 나그네의 허기를 달래줄 '파기'가 달려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이 저주하신 나무는 잎사귀(종교적 형식)는 화려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열매(생명력)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당시 예루살렘 성전 중심의 '조건적 유대주의'에 대한 경고였습니다. 율법의 형식만 화려할 뿐, 그 뿌리는 이미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끊어져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하고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무가 마른 직후, 예수님은 갑자기 "산을 옮기는 믿음"으로 화제를 바꾸십니다. 얼핏 맥락이 전혀 맞지 않아 보이지만, 여기서 '산'은 제자들 앞에 놓인 거대한 율법주의 시스템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나무가 마른 것을 보느냐? 이처럼 아무런 생명력없이 비대해진 종교적 태산도 믿음의 선포 앞에 무너질 것이다." 즉, 인간의 조건과 노력으로 쌓아 올린 견고한 '조건적 세계관'이라는 거대한 산을, 오직 하나님을 신뢰하는 '순수한 사랑과 믿음'으로 옮길 수 있음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다시 서두에 언급한 캐나다 적삼 나무를 생각하며 두 가지 결단을 하게 됩니다.


첫째, 나의 사역과 삶의 뿌리가 '조건'과 '자기 의'라는 메마른 땅이 아니라, 아무런 조건 없이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에 깊이 내려져 있는가?

둘째, 내 삶을 가로막고 있는 '조건적 세계관'이라는 태산을 향해, 오늘도 주님의 권능을 의지하며 과감히 옮겨질 것을 매순간 선포하며 돌파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가?


웅장한 외형보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뿌리의 생명력입니다. 오늘 하루, 잎사귀의 화려함보다 주님과 연결된 깊은 뿌리로부터 샘솟는 '성령 안에서의 자유와 평안'을 누리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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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찾으시는 것은

화려한 외형이 아니라,

비가 오지 않는 가뭄 속에서도

뿌리로부터 결실하여 맺어내는

작은 '파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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