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셉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 (창43장)
오늘 본문을 묵상하면서... 창세기 후반부 ‘요셉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요셉이 아니라 ‘유다’임을 깨닫게 됩니다. 요셉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 성경은 유다와 다말의 사건(창 38장)을 삽입함으로써 구속사의 강한 암시와 복선을 깔아두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극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이 클라이맥스의 시점에, 유다를 통해 흘러가는 구속사의 본질이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시점에서 유다가 걸어 온 삶의 여정을 다시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다는 남편 야곱의 사랑을 받지 못하던 레아가 네 번째로 낳은 아들입니다. 비록 “내가 이제는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라는 고백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찬양과 봉헌의 의미로 태어났지만, 그의 성장 과정은 결코 평탄치 않았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지독한 편애를 받는 요셉과 베냐민을 지켜보아야 했고, 동시에 전혀 사랑받지 못한 채 종 취급을 당하며 양을 치던 여종의 아들들이 쏟아내는 불평불만도 고스란히 들어야 했습니다. 이 양극단 사이에 끼어, 어디에도 온전히 편승하지 못한 채 고독과 외로움의 자리를 지켰던 인물이 바로 유다입니다.
세겜 족속을 몰살시킬 정도로 다혈질이었던 시므온과 레위가 주동한 요셉 살인 계획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내면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습니다. 유다는 요셉을 죽이는 대신 상인들에게 팔아넘기자고 제안했고, 그깟 은전 이십 닢에 눈이 멀어 처절하게 애원하는 동생의 하소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평생 노예라는 생지옥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타인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한 그의 냉혹함은, 하나님 보시기에 무척이나 악한 죄였습니다. 이 소름 끼치는 타인에 대한 무감각과 매정함은 그의 아들들에게도 고스란히 전이됩니다. 두 아들은 다말이라는 여인을 오직 육적 쾌락의 도구로만 삼았고, 생명을 이어갈 책임은 버린 채 그녀를 철저히 기만하고 유린하다가 결국 하나님의 심판으로 죽임을 당합니다. 유다 역시 며느리를 친정으로 쫓아내고 죽을 때까지 과부로 지내다가 잊혀지길 바라며 그녀를 세번 죽이는 짓을 합니다. 훗날 창녀로 가장한 다말과 동침하게 되면서 자신의 지독한 위선과 영적 파산을 적나라하게 마주하며 인생의 바닥을 치게 됩니다. 이후 기근을 피해 애굽으로 내려가 요셉 앞에 서게 되는 모든 압박의 과정 속에서, 유다는 과거 자신의 죄악에 대한 철저한 깨어짐과 회개의 기회를 마주하게 되었고, 타인을 향해 그토록 냉혹하고 잔인했던 그는 이제 막내 베냐민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담보로 내어놓는 ‘대속과 희생’의 사람으로 변화됩니다.
하나님께서 유다를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를 잇는 축복의 통로로 택하신 진짜 이유는, 그가 베냐민을 위해 목숨을 담보할 만큼 훌륭하게 변화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하나님은 약자를 유린하고, 타인의 생명을 파리 목숨처럼 매정하게 내버리던 유다 내면의 그 지독한 죄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내시기 위해’ 그를 택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택하심은 유다에게서 어떤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았거나 그의 희생적 결단을 조건으로 선택하신 것이 결코 아닙니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답이 없고, 당장 멸망 받아 마땅한 그 끔찍한 죄성을 끊어내어 건지시려고... 너무나 불쌍하고 답이 없는 유다라는 가련한 인생 하나 살리시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덮어주신 은혜의 선택이었습니다.
유다의 모습 속에서 나의 모습을 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택하신 것도, 내 안의 어떠함이나 하나님 앞에서 내세울 만한 의로움이 있어서가 절대 아닙니다. 내 스스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죄악들을 이제는 끊어내시기 위해... 너무나 가엽고 불쌍해서 자녀 삼아주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자녀로 선택받았다고 해서 결코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내가 받은 구원, 지금 여기까지 죽지 않고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은혜’라는 말로밖에는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삶일 뿐입니다.
오늘도 자격 없는 자에게 쏟아지는 이 압도적인 사랑에 빚진 자로 살기 원합니다. 하나님의 긍휼을 입은 자로 겸손히 그 사랑 마음에 품고 흘려보내는 삶을 살아야 함을 다짐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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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택은
나의 가능성과 의로움이 아니라,
나의 뿌리깊은 죄악을 끊어내시려는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에 근거한
은혜의 택하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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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사순절은 하늘우체통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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