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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점으로 (창세기34장)




다시 원점으로 (창34장)


야곱은 숙곳과 세겜에 너무 오래 머물렀습니다. 지리적으로는 분명 약속의 땅 안이었지만, 영적으로는 세상과 하나님 사이의 경계선에서 양다리를 걸친 채 10년이라는 세월을 흘려보냈습니다. 디나가 세겜의 문화를 궁금해할 만큼 성장했다는 것은, 야곱이 벧엘의 서원을 망각한 채 세겜의 안락함에 젖어 그 땅에 눌러앉았음을 의미합니다. 그 안일함은 사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영적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었는데 결국 디나 강간사건과 세겜성 살육사건으로 폭발하게 됩니다.


디나가 세겜 땅의 딸들을 보러 나간 행위는 단순한 호기심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의 임재가 사라진 가정 안에서 자녀가 느꼈을 영적 갈증과 외로움이 세상을 향한 동경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나중에 밝혀졌듯이, 야곱의 집안에는 이미 이방 신상들이 가득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약속을 망각한 채 온갖 우상을 숭배하던 그 타협의 결과가 결국 ‘디나 강간 사건’이라는 참혹한 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 사건은 하나님이 기획하신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인간의 죄성과 사탄마귀의 속삭임이 낳은 필연적인 파국이었습니다.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나'로 하여금 이 땅의 주민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악취를 내게 하였도다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 (창세기 34:30)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사건 이후 야곱의 반응입니다. 딸의 더럽혀진 몸과 아들들의 잔인한 살육 앞에 영적 가장인 야곱이 내뱉은 말은 딸 디나에 대한 위로와 공감은 전혀 없고,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는 찌질한 자기방어뿐이었습니다. 이 한 구절(30절)에 '나'라는 단어가 무려 7번이나 나옵니다. 오직 자신의 안위와 목숨의 위협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여, 20년 전 형 에서를 만날 때 자신만 살겠다고 맨 뒤에 서서 도망칠 궁리를 하던 그 지독한 이기적 본성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채 다시 튀어나온 것입니다. 위기의 순간에 ‘나의 안위’와 ‘조건적 계산기’가 먼저 돌아가는 야곱의 부끄러운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의 완악함보다 훨씬 깊고 크신 사랑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끔찍한 현장을 야곱을 벧엘로 불러내시는 강력한 ‘영적 지렛대’로 사용하셨습니다. 부드러운 타이름으로는 도무지 움직이지 않던 야곱, 세겜의 문화와 우상에 중독되어 있던 그를 깨우기 위해 하나님은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막장 드라마’ 같은 상황을 허용하신 것입니다. 죽음의 위협 앞에 서고서야 야곱은 비로소 벧엘을 기억해 냈고, 손에 쥔 우상을 상수리나무 아래 묻을 수 있었습니다.


야곱의 삶을 통해 한 죄인을 일절 오래 참으심으로 인내하시고 끝까지 포기치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합니다. 지극히 인격적으로 대우하시며 참으로 많은 세월을 할애하여 한 사람을 주목하여 훈계하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느낍니다. 언약을 망각하고 하나님과 정반대방향으로 나아가던 야곱을 다시 벧엘로 부르시는 하나님이라면... 하물며 언약을 24시간 기억하고 하나님 기뻐하시는 비전을 따라 살아가는 자에게 베푸실 은혜가 얼마나 더 클 것인가! 상상할수록 기대가 됩니다. 오늘 하루도 내게 허락하신 약속을 선포하며 오늘 내가 마땅히 내딛어야 할 순종의 발걸음을 거침없이 내딛는 하루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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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약 안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자기 길을 가려고 해도

결국 그 언약의 물줄기를 따라

흘러갈 수 밖에 없는 복된 운명입니다.


2026년 사순절은 하늘우체통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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