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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서원조차 기쁘게 받으시는 하나님 (창세기28장)



조건부 서원조차 기쁘게 받으시는 하나님 (창28장)


야곱은 형 에서의 축복을 가로챈 대가로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야반도주를 해야 했습니다. 고독과 두려움 속에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향하던 벧엘의 밤, 하나님은 야곱에게 찾아와 사닥다리 꿈을 통해 파격적인 약속을 주십니다. 자손의 번성과 안전한 귀환,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는 완전한 동행의 약속이었습니다(창 28:14-15). 하지만 야곱은 하나님의 이 장엄한 약속이 좀 추상적으로 느껴졌는지... 좀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요구와 함께 조건부 서원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야곱이 서원하여 이르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창세기 28:20-21)


분명히 하나님은 야곱이 언제 어디에 있든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셨건만... 그는 자신의 모든 길에서 정말로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하시고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을 주사 평안히 아비 집에 돌아가게 하시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그 때 가서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인정해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당시 야곱의 믿음의 그릇은 거기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야곱의 조건부 서원에도 섭섭해 하지 않으시고, 기쁘게 그 서원을 받아주셨고 기억해 주셨습니다. 우리의 조건적 사고방식이 뿌리 뽑히고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랜 세월과 연단의 시간이 필요함을 하나님은 이미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거부가 되어 돌아온 야곱은 다시 한번 영적 침체에 빠집니다. 지난 날 벧엘에서의 서원을 까맣게 잊은 채, 세겜의 세상 문화에 젖어 살던 그에게 딸 디나의 비극적인 사건이 닥칩니다. 이 기가 막힌 환난의 때에 하나님은 다시 야곱을 부르시며 벧엘의 서원을 상기시키십니다. 야곱은 그제야 깊이 회개하며 모든 이방 신상을 땅에 묻고 다시 벧엘로 올라갑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지마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하시고 그가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부르시고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한 백성과 백성들의 총회가 네게서 나오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 (창세기 35:10-11)


여기서 우리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합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허물투성이인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어 주셨고, '속이는 자'였던 그를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자'로... 더 나아가 한 민족의 조상으로 불러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이 태어날 때부터 그를 단순히 한 개인이 아닌 '나라'와 '국민'으로 바라보셨고, 그 시선은 야곱의 거듭된 실수에도 결코 철회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야곱이 이스라엘이 된 것은 야곱 자신의 노력과 의지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답이 없는 죄인을 끝까지 믿어주시고 기다려주시는 <하나님의 믿음> 덕분이었습니다.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항상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 (디모데후서 2:13)


우리는 늘 조건적이고 계산적인 기도를 드리며 요동하지만, 주님은 항상 미쁘십니다. 당신이 택한 자를 향한 시선을 결코 거두지 않으시는 그 신실하고 조건없는 아가페 사랑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계시기에… 오늘도 우리는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빚어져 가는 실패할 수 없는 믿음의 여정을 기쁘게 걸어갈 수 있음을 믿습니다.


2026년 사순절은 하늘우체통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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