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볼 때에 그의 발 앞에 엎드러져 죽은 자같이 되매 그가 오른손을 내게 얹고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 곧 살아 있는 자라 내가 전에 죽었었노라 볼지어다 이제 세세토록 살아 있어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노니”(계 1:17,18).
하나님의 영광 앞에 서면 누구나 죽을 것처럼 납작 엎드리게 된다. 요한은 예수님의 보혈로 거듭난 사람, 예수님이 귀히 쓰시던 열두제자 중 하나였다. 그는 최후의 만찬 때도 주님 품에 안겨 있던 사람이었다.
그런 요한이 60년이 지나 계시록을 기록할 때 영광의 주님을 다시 보고는 감히 얼굴도 마주하지 못하고 기진하듯 땅에 엎드려버렸다. 너무 오랜만에 봐서 낯설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요한은 인간의 육신을 입고 오신 그리스도에 익숙하지만, 밧모섬의 계시에서 그는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보고는 완전히 변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제부터는 어떤 사람도 육신을 따라 알지 아니하노라 비록 우리가 그리스도도 육신을 따라 알았으나 이제부터는 그같이 알지 아니하노라”(고후 5:16).
사도 바울도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의 영광을 마주하고는 눈이 멀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사흘 밤낮을 식음을 전폐할 지경이었다.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를 제대로 알면 알수록 우리는 더 빨리 그분 앞에 복종하게 된다. 그리고 더 깊이 그분께 복종할수록 그분이 우리에게 계시해주시는 진리도 더 깊어질 것이다.
주님이 우리를 당신의 영광으로 압도하고 기죽이려고 하시는 것이 아니다. 마귀의 군대에게는 무서운 위엄으로 오시지만, 하나님의 자녀에게는 말할 수 없이 인자하고 따뜻하신 분이다. 주님은 우리를 격려하시고 위로하시는 분이다. 주님은 요한을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다. 주님은 다정하게 요한에게 손을 얹으시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 곧 살아 있는 자라”는 구절은 “나는 알파요 오메가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반복하는 것이다. “전에 죽었었노라 볼지어다 이제 세세토록 살아 있어”라는 말은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던 사실을 가리킨다.
온 인류를 위해 대속의 죽음을 당하셨던 주님은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사흘 만에 다시 부활하셨다. 부활하셔서 다시 죽으시는 것이 아니고 영원히 살아 계신다. 인간 역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아우르시는 영원하신 하나님이다.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노니”에서 ‘열쇠’란 절대적 권세를 상징한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은 십자가로 구원하신 모든 자들을 사망에서 해방시켜주신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야생공원에 안내인을 따라 하이킹을 간 사람이 있었다. 그때 바위 동굴을 통과하게 되었는데, 동굴이 갈수록 좁아져서 나중에는 기어서 간신히 통과할 정도로 좁아졌다. 동굴 안이 어두워지고 좁아지니까 폐쇄공포증 같은 증상이 오면서 그는 비명을 질렀다. 그때 앞에서 기어가던 안내인이 외쳤다.
“이봐, 침착해. 지금은 무섭겠지만 나를 믿어. 나는 이 동굴을 몇 번씩 통과한 적이 있어. 조금만 지나면 넓고 밝은 곳이 나와. 날 믿고 따라와.”
안내인의 자신감 넘치는 말을 믿고 따라갔더니, 정말로 동굴이 점점 넓어지고 밝아지더니 마침내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핍박과 죽음의 공포로 시달리고 있던 당시 초대 교인들에게 주님이 친절한 안내인처럼 격려하신다.
‘힘들지? 나는 너희보다 먼저 죽음을 통과했어. 음부의 권세를 이겨내고 부활했어.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을 거야.
날 믿고 용기를 내.’
† 말씀
주의 빛과 주의 진리를 보내시어 나를 인도하시고 주의 거룩한 산과 주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게 하소서 - 시편 43장 3절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 시편 119장 105절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 고린도후서 1장 4절
† 기도
죽기까지 사랑하시고 언제나 나를 위로하시는 나의 길이 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나의 인도자 이신 주님만 바라보며 붙잡고 끝까지 인내하며 나아가는 삶이 되어서 승리함을 얻는 인생이 되게 하시옵소서.
† 적용과 결단
힘들고 고달픈 삶 가운데 있더라도 생명 되신 주님만 간절히 찾으며 의지하며 나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