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앉아 구걸하는 사람이
무리가 웅성거리며 지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여느 때와 달랐다.
구걸하던 그도 아마 항간에 떠도는
예수님의 소문을 들었을 것이다.
살면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메시아ʼ라고 하는 분이 오셨다.”
“이스라엘의 구원자이신 그분은
병든 자와 귀신 들린 자,
죽은 자도 살리시는 분이다.”
“그분의 말씀은 여느 바리새인의 말과 다르다.
하나님나라에 관해 가르치시고
구원과 복음을 말씀하신다.
수많은 사람이 그분을 따르며 병도 고쳤다.”
볼 수 없기에 소리에 민감한 이 사람은
마음속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 시간,
예수님이 이곳을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사람들의 입을 통해 들었다.
그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자기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기회니까.
하지만 그는 앞이 보이지 않기에
예수님을 찾아갈 수 없었다.
그분이 어디 계신지도 몰랐다.
그저 예수님이 이 길을 지나가시는 시간이
그에겐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래서 지체하지도, 고민하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가 소리를 질렀다.
예수께서 그의 소리를 들으셨는지,
못 들으셨는지, 그의 소리가 작은지,
큰지도 알 길이 없어서 목이 터져라 외쳤다.
또다시 기회가 온다는 보장이 없기에.
그는 죽음과도 같은 자기 인생을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오직 눈을 떠서
앞을 보고 싶은 간절함뿐이었다.
체면이나 부끄러움도 없었다.
남을 의식하지도 않았다.
살기 위해, 앞을 보기 위해,
더 이상 구걸하지 않기 위해
당장 예수님을, 그분의 기적을 만나는 것,
그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외치고 또 외쳤다.
그의 소리가 예수님 귀에 들릴지,
허공에 사라질지 헤아릴 여력도 없었다.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오직 이 말만 반복했다.
그는 불쌍한 사람이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은 불쌍한 사람이었다.
당시 앞을 못 보는 자는
동물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았으니까.
예수께서 들으셨다.
예수님 주위엔 항상 많은 무리가 있었다.
그분이 어디를 가시든, 어디에 거하시든,
수십, 수백, 아니 수천 명이
그분을 둘러싸곤 했다.
그 많은 사람이
예수님 곁에서 잠잠히 있었겠는가.
얼마나 많은 소리가 그분을 감쌌겠는가.
그러나 그 무리의 소리를 뒤로하고
예수님은 한 사람의 소리를 들으셨다.
간절하게 부르짖는 소리, 당신을 찾고 찾는 소리.
그 소리를 들으시고 가던 길을 멈추셨다.
세상 그 누구도 이 앞 못 보는 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가족도, 친구도 그를 주목하거나
관심 두지 않았다.
그는 죄인 취급 받으며 살아가는
시각장애인일 뿐이었다.
길가에서 누가 적선하지 않으면
하루도 먹고살 수 없는 처지였다.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소리를 질렀다.
오늘 만나지 못하면 다시는 못 만날 그 사람,
예수님을 불렀다.
예수님이 이 소리를 들으시고 그에게 물으셨다.
“네게 무엇을 하여주기를 원하느냐?”
‘아, 예수님이 들으셨다.
세상 그 누구도 내 목소리를 듣지 않는데
예수님은 들으셨다. 그분을 따르는
무리의 소리 중에서 내 목소리를 들으셨다!’
그의 목소리에는 한이 맺혀 있었다.
덕망 높고 기품 있는 목소리도 아니고,
반듯한 정장 차림에 머리에 기름칠하고
유창한 언어를 구사하는
세련된 목소리도 아니었다.
학식이 높은 유려한 목소리도,
부유한 귀족층의 매끄러운 목소리도 아니었다.
오랜 세월 보지 못하는 아픔을 가진
억울한 목소리,
가난하고 배우지 못해 배고픈 목소리였다.
이 간절한 목소리를 주님이 들으셨다.
삶에 간절함이 사라지면 목소리에 기름이 낀다.
미끈미끈한 기름으로 얼룩진 풍요의 사회,
그 안에 세워진 오늘날의 교회,
그 안에서 주를 찾는 성도의 기름진 목소리.
“모든 일이 잘되게 해주십시오.
건강하게 해주십시오.
자녀가 좋은 대학과 직장에 가게 해주십시오.
논문이 통과되게 해주십시오.
아파트가 당첨되게 해주십시오.
손해 보지 않게 해주십시오.
높은 이자를 받게 해주십시오.
승진하게 해주십시오.
집을 비싸게 팔고, 좋은 땅을 사게 해주십시오.”
기름이 좔좔 흐르는 소리다.
주님은 이런 목소리에 관심이 없으시다.
앞을 본다고 하지만
정작 예수님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앞을 볼 수는 없지만
예수님을 선명하게 보는 사람,
예수님이 주목하시는 한 사람이 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그 시각장애인은
그저 예수님을 간절히 불렀다.
부끄러움도 체면도 없는
간절한 소리 그리고 믿음,
이 믿음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그의 간절함이
지금 내 속에서 소리치는 걸 느낀다.
이 땅에서 그 간절함과 믿음을
소유한 자가 되고 싶다.
- 내가 가지 않으면 아무도 가지 않는다, 이시온
- 이 책에서 선정된 문장을 써보세요 ♡
(태블릿 / 종이출력 모두 가능)
내가 가지 않으면 아무도 가지 않는다 20선 쓰기 PDF
→ https://mall.godpeople.com/?G=1735001594-1
더 다양한 은혜문장필사 보기
→ https://mall.godpeople.com/?GO=grace_sentence
† 말씀
그들이 나사렛 예수께서 지나가신다 하니 맹인이 외쳐 이르되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거늘 앞서 가는 자들이 그를 꾸짖어 잠잠하라 하되 그가 더욱 크게 소리 질러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는지라 예수께서 머물러 서서 명하여 데려오라 하셨더니 그가 가까이 오매 물어 이르시되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이르되 주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예수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매
- 누가복음 18:37~42
† 기도
주님, 삶이 안락하고 문제가 해결되면 주님을 찾지 않았던 제 모습을 회개합니다. 간절함으로 주께 부르짖었던 앞 못 보는 자의 심령을 제게도 주소서. 주님을 찾고 찾는 간절함 그리고 믿음으로 날마다 주께 엎드리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주님을 향한 간절함으로 오늘도 주님 앞에 엎드려 주님을 찾습니다. 세상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주님을 간절히 찾기 원하며 오직 주님만이 나의 기쁨 나의 소망이심을 고백하는 하루 되길 간절히 원합니다.
† 함께 보면 좋은 영상 - 새벽 5시에 오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