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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테마

영의 가뭄이 찾아 왔다…

인생에 비상등이 켜졌을 때, 하늘 문이 닫힌 것만 같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2024-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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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선교사로 사는 것을 나의 사명으로 믿으며 이 길을 걸어왔다.

그렇지만 여전히 바보처럼 주님께 묻는다.


‘어떻게 하면 선교사답게 살 수 있을까요?

어떻게 살아야 온전한 선교사로 살 수 있나요?

어떻게 해야 주님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이 나를 지배한다.

하지만 나는 또 무너지고 쉽게 넘어진다.

마음은 주께 가고 싶지만, 내 마음속 또 다른 법이 나를 힘 없는 사람으로 만들곤 한다.


새벽마다 주의 말씀 앞에 앉는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하는 묵상은 아무런 힘이 되지 않는다.

그런 날이면, 마치 기계처럼 하루를 시작한다.


선교사, 아니 모든 사역자에게

가장 무서운 증상은 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심령이 메말라 가는 것이다.

영의 가뭄이 찾아오면 인생의 비상등이 켜진다.


내게도 가뭄이 찾아왔다.

모든 게 말라버리는 시간이. 내 인생에 가뭄이 찾아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늘 주의 일을 열심히 한다고 자신하며 믿음을 떠나지 않기 위해 경건 생활을 철저히 지켰다.

말씀 안에서 살려고 부단히 애썼고 최전방 선교사로서 사명을 다하려 최선을 다했다.

그동안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은혜로 잘 넘겼다.


하지만 이 땅은 정말 어려운 곳이다.

매일 밀려오는 육체적 피곤과 영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여유 있게 차 한잔할 시간도, 장소도 없다.

문화, 음식, 언어, 날씨, 생활이 전부 다른 땅에서

식사 한 끼 하며 수다 떨 사람도 없다.

아내는 가끔 우리 같은 가정이 딱 한 가정만이라도 더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힘들고 고단한 선교지에서

같은 사명과 사랑을 품은 사람들이 있다면

가끔 찌개라도 같이 끓여 먹으며 향수를 달랠 수 있을 텐데….


아내에게도 나처럼 가뭄이 찾아오는 게 보였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가는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

우리는 테러가 빈번한 아프간에서도,

내전의 위협이 도사리는 여러 무슬림 국가에서도 살았다.

그러나 이곳의 고립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내가 만나는 이 땅의 영혼들은

부모 있는 고아와 같은 아이들이다.


가난과 배고픔, 학대와 깨어짐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이 아이들은

집이 지옥보다 더 싫다고 말한다.

그들의 부모는 자녀를 물건 취급한다.

너무 어릴 때 키울 능력도 준비도 없이 아이를 낳아서 줄곧 방치했다.


그래서 편부모와 외조모의 손에

길러진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폭력과 폭행에 노출되고, 어둠 속에서 살아온 아이들이라

사람에게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다.


게다가 귀신에게 사로잡혀 있다.

모든 것이 귀신의 장난이며 저주라고 믿는다.

이 ‘귀신 천국’에 사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늘 작아진다.


‘어떻게 복음을 전하지?

어떻게 귀신에게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들을 먹이고, 어떻게 사랑하지?’


이런 고민에 둘러싸여 맘 편히 자는 날이 거의 없었다.

사역도, 가정도 크고 작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부정과 불법이 난무하는 이 땅에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그것을 이겨낼 힘도 필요했다.


나는 점점 지쳐갔다.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주위에 그럴 여력이 있는 사람도 없고,

그걸 기대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나의 내면이 바싹 말라가는 걸 느꼈다.

이 땅의 영혼들을 사랑할 수 있는

그 사랑이 내게 없음을 알았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불쌍하고 안타까웠지만, 그게 전부였다.

내겐 이들을 향한 사랑이 없었다.

이것이 내 가뭄의 증거였다.


말씀이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못했다.

말씀이 더 이상 나를 이기지 못했다.

이것이 내 가뭄의 증거였다.


누구를 대하든 무얼 하든

습관처럼 굳어진 나의 태도, 이것이 내 가뭄의 증거였다.

몸도 마음도 점점 메말라 갔다.

피곤하고 고통스러운 가뭄의 시간이 길어졌고,

우리 부부는 이 시간을 어떻게 넘어갈지 몰랐다.


한때는 이 가뭄을 모든 사역자가 겪어야 할 고통으로 해석하며

이렇게 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성경은 그렇게 말씀하지 않았다.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 요한복음 7장 38절

 

예수님이 말씀하신 “생수의 강”은 마르지 않는 물을 의미한다.

그 생수가 내 속에서부터 흘러나올 거라고 하셨다.

어디서 무얼 하든지, 주를 믿는 자에게는 생수의 강이 흘러나온다. 그게 맞다.

만약 내가 메말라 가고 있다면, 그건 내 속에 생수의 강이 없는 것이다.

물 없이 살아가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매일 새벽, 나는 잠결에 기도했다.

잠 속에서 하는 기도는 기도라기보다 애통한 부르짖음에 가까웠다.

아침에 일어나면 지난밤의 통곡과 같은 기도가 생생히 기억났다.

나의 기도는 반복되는 한마디였다.


“주님, 살려주세요!”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다급하게 외치듯

오직 이 말만 내 속에서 계속 울려 퍼졌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음성이 내 마음에 들렸다.

“내가 살아나리라! 네가 살아나리라!”


그리고 서서히 살아났다.


주께서 죽음을 이기고 살아나셨듯이 죽음과 같은 저 깊고 깊은 메마른 땅속에

묻혀 있는 내가 살아나리라 말씀하셨다.


주께서 나를 메마른 사막으로 이끄셨다.

나는 그 사막이 이 땅의 모습임을 알았다.

생명의 물 한 방울 없는 곳, 죽은 송장과 같고 완벽한 어둠만이 존재하는 곳.


언젠가 이 땅의 민족이 우리 구주 예수님을 향해

“주님, 살려주세요!”라고 부르짖는 날, 주께 돌아오는 자는

이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네가 살아나리라!”


- 내가 가지 않으면 아무도 가지 않는다, 이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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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 않으면 아무도 가지 않는다 20선 쓰기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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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내가 네 곁으로 지나갈 때에 네가 피투성이가 되어 발짓하는 것을 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다시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하고

- 에스겔 16:6

 

† 기도

주님, 제 영에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신앙생활도, 주님과의 관계도 빈 껍데기만 남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 안에 영혼을 사랑이 더는 없습니다. 주님, 살려주세요. 주님과의 첫사랑의 감격을 회복시켜 주세요. 주님만이 나를 살리실 수 있습니다.


† 적용과 결단

주님의 사랑을 간절히 구합니다.
메마른 심령에 주님의 사랑이 부어져 죽었던 마음이 살아나기를 소망합니다.


† 함께 보면 좋은 영상 - 새벽 5시에 오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