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title
오늘의테마

내 자신의 ‘주인’은 누구인가?

저는 가진 것도 없는데 무얼 내려놓으라고 하는 건가요?

 2024-11-27 · 
 11992 · 
 883 · 
 96
처음 하나님께서 책을 써야 한다는 부담을 주셨을 때는 혹 내가 책을 낸다 해도 거의 팔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명의 선교사가 쓴 개인사에 관심을 기울일 사람이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이 출간되고 나서 엄청난 일들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선교지에서 선교사들을 만나면 《내려놓음》이 그들이 선교 헌신을 고민하던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아울러 불신자가 책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는 사연도 들었다. 또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이 변화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고백을 이메일로 접했다.


시카고에서 만난 한 탈북자는 태국 수용소에 있을 때 내 책을 읽고 하나님을 만났다고 말했다. 나는 갈 수 없는 곳에 책은 갈 수 있었다. 또 어떤 이는 중국에서 지사 근무를 하다가 좌천되어 사표를 쓰려다가 기차 여행길에 《내려놓음》을 읽고서 낮은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여 다시 회사의 중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간증했다.


아울러 K-pop 스타나 한국의 유명인사들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경험했다고 방송 중에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발라드 가수 이수영 씨는 ‘내려놓음’이라는 제목으로 앨범을 냈다고 들었다. 또 H.O.T.의 멤버였던 토니안 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걸려 술에 의지하며 살기도 했는데 한 지인의 소개로 책을 읽고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고백했다(이후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군대에 입대하여 복무를 마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이 모든 일은 내가 계획한 것도 아니고, 계획한다고 해서 이루어질 일도 아니었다. 그저 하나님의 순전한 인도하심에 순종하여 나 자신을 맡겼을 뿐인데 나뿐 아니라 나와 연결된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더 충만히 누릴 수 있었다.


책을 출간한 이후 이처럼 뜻밖의 반응을 경험하며 나는 두려웠다. 삼십 대 젊은 나이에 너무 큰 파장을 일으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12년이 지난 즈음에 영문판을 준비하면서 다시 꺼내 읽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때의 고백과 지금의 고백이 일치함을 깨달았다. 2006년 내려놓음의 고백 후 15년 동안 선교지에서 살면서 나와 우리 가정이 여전히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우리 가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동연과 서연 남매 아래로 두 아들 하연과 정연이 태어났다. 그리고 2011년 새로운 사역으로 인도하심을 받고 몽골을 떠나 2012년부터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의 수도권 지역에서 사역하게 되었다.


이 책을 처음 썼을 때는 다른 제목을 생각했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내려놓음’이라는 제목을 제안했다. 내가 처음부터 생각하며 쓴 게 아니었기에 책에서 ‘내려놓음’에 대해 정의하고 시작하지 못했다. 본문에 내려놓는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기는 했지만 ‘성경적 내려놓음’이 무엇인지 그 개념을 정리하거나 정의 내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많은 독자가 성경에서 말하는 내려놓음을 불교의 무소유와 유교의 청빈 사상과 비슷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교회 집회에서 한 청중이 내게 질문했다.

“선교사님은 내려놓을 게 있었겠지만 저는 내려놓을 게 없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내세울 것도, 가진 것도 없거든요. 제가 무얼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성경적 내려놓음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성취한 후에 그것을 과감히 포기하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하면, ‘내 삶의 주도권을 하나님께 양도하는 과정’이다.


내 삶의 필요를 스스로 채우려는 노력을 포기함을 의미한다. 즉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과정이다.

이것은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믿는 현대인들에게는 벼랑 끝까지 가보는 모험처럼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내려놓음의 결단은 목자를 따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삶의 여정을 포함한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자신의 우상을 무너뜨리고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삶에서 어떤 충격이나 아픔을 겪으면 그것에서 벗어나 결핍을 채우려고 무언가에 집착한다. 그 결과로 그 존재 없이는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것이 바로 중독이다. 삶의 의미와 안정감과 자존감을 얻기 위해 집착하게 하고, 그것 없이는 자신의 삶이 의미가 없다고 느끼게 만드는 게 우상이다.


이 책의 중반부에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을 열거하는데, 그것이 바로 우상들이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너무나 잘 아신다. 우리에게 풍성하게 부어주기를 원하시는 게 그분의 본심이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우리가 이런 것들을 내려놓기 원하시는 이유는 그것들에 우리가 집착하면 그것들이 우리를 속박하고 죄에 빠뜨리며 관계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내려놓으며 사는 삶은 모든 걸 포기하는 과정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선순위에 두는 삶을 말한다. 하나님께 붙들려 그분께 순종하며 사는 삶이다.

그 과정 가운데 하나님은 우리를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시며 풍성함으로 채워가신다. 우리가 더 이상 다른 것에 속박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선하고 좋은 것으로 우리 삶을 채우고자 하시는 그분의 열망을 스스로 제한하지 않으실 것이다.


- 내려놓음, 이용규



† 말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 갈라디아서 2:20


† 기도

주님, 나의 삶의 우선순위를 주님께 드립니다. 주님의 인도하심 따라 온전히 순종하며 살아가기 원하오니 주님 내 안에 있는 주님보다 우선한 모든 것들에 얽매이지 않으며 완전히 버리고 선하고 좋은 것들로 채우시는 주님을 더 경험하는 매일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 적용과 결단

삶의 우선 순위를 점검해보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여 살아가기 원합니다. 오늘 삶 속에서 습관이 되기까지 계속해서 하나님을 찾는 시간을 갖기 원합니다.


† 함께 보면 좋은 영상 - 새벽 5시에 오픈 됩니다.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