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음악’은 정말 크나큰 우상이었습니다. 이것으로 잘되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잘되면 제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1시간 30분짜리 창작뮤지컬도 만들어 봤습니다.
뮤지컬 만드느라 2021년부터 2022년 중반까지 밤을 지새우며 작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말 좋은 공연이 만들어졌고 저에게 평생 잊지못할 시간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제가 원하고 바랬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때부터 원망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찬양인도 정도는 몰라도 작품을 만들고자하는
모든 의지가 사라졌습니다. 저에게 생활과도 같았던 작곡도 접었습니다. 불려지지 못하고,
들려지지 못하는 노래는 만들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는데 그것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다 미웠습니다.
그 때부터 했다면 반드시 성공했을텐데 하며 매일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목회자로 살며 겪는 어려움들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고 성도들을 사랑하는 것조차 너무 버거운 일이 되어갔습니다.
2023년 어느날, 담임목사님 권유로 미국 신학교에 대해서 처음 생각하게 됩니다.
1년에 2주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교회를 떠나있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아서 뭐 어떻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가서 쉬고 싶다는 마음이 훨씬 컸습니다.
그것도 무려 3년이나 타국에 출타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가며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딱 하루만 쉬고싶다’고 그렇게 기도했는데
너무 멀리 오래 나가는 것이 죄책감이 드는 저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눌리고 살았는지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누르시는게 아닌데 왜 그렇게 힘들어 했는지 비행기에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서 누릴 은혜보다는 교회를 떠난 것이 기뻤습니다.
수업시작 하루 먼저 주일에 예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미국의 한 대형교회를 찾았습니다.
주소를 잘못 찾아서 본교회가 아니라 캠퍼스에 가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큰 교회들은 캠퍼스가 아주 많습니다.
초대형 교회를 기대하고 갔는데 제가 섬기는 교회만한 사이즈의 강당을 빌려 예배하고 있었습니다.
아이패드를 들고 메모할 준비를 하고 왼쪽 맨 앞에 앉았습니다.
은혜받기 위함이 아니라 다 배워가서 써먹을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예배는 어느새 일이었던 것이죠. 찬양팀이 등장하며 예배가 시작되려던 그 때,
찬양팀 가장 왼쪽에서 찬양하는 싱어를 보고 저는 회개하는 마음으로 아이패드를 가방에 넣었습니다.
찬양인도자, 싱어 2명의 조촐한 구성인데 그 표정이 정말 해같이 빛났습니다.
‘근심 걱정 없다’는 표정이 저것인가 싶을 정도로 밝은 모습에 찬양 시작하기도 전에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드린 예배는 영어를 100% 알아듣지 못하는 저에게도 엄청난 은혜였습니다. 너무나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여전히 별 기대없이 첫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이 ‘Beauty of Gospel’을 말씀하시며 복음은 아름다운 것이고 누려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모여있는 목사님들을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설교를 망쳐도 사랑하시는 분이라고…
이 별거 아닌 이야기가 목사들에게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모릅니다.
목사님들과 울면서 서로 간증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음악이 잘되지 않아서 불행한 줄 알았는데 그저 복음을 누리지 못해서
그랬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고용주가 아니고 성과를 만들어 내라는
사장님이 아닌데 하나님을 오해했습니다. 그 은혜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말씀 한 절이 생각났습니다.
고린도전서 3:9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
저는 하나님의 직원이 아니라 ‘동역자’라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게 다가왔습니다.
현지에서 기타를 빌리고, 힘들게 들고갔던 마이크를 노트북에 연결하여 녹음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봉사해드렸던, 헌신해드렸던 나의 모든 교만 내버리고. 복음의 기쁨을 섬김의 행복을 누리게 하옵소서’
하나님은 내가 필요한게 아니라 나를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복음을 잘 전해야만
사랑하시는 것도 아니고 음악으로 대박을 쳐서 유명해져야 사랑하사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복음이지 않습니까?
이전까지 사역이 ‘목사를 해드리는’ 사역이었다면 이제는 ‘하나님의 동역자’로 행복하게 사역하고 싶습니다.
저와 같이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도 많겠지만, 번아웃 직전에 있거나 이미 다 소진되어버린
성도님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 헌신이 얼마나 귀하고 또 힘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하나님은 우리가 힘들어야 기뻐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동역하기로 마음먹으면 오히려 질서가 잡힙니다. 정리될 수 있는 것들이 정리됩니다.
드디어 기쁜마음으로 헌신이 가능해집니다. 억지로 하는 헌신 말고, 우리를 동역자로 부르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찬양이 쓰임받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Credit
MIX&MASTER : 신민철
ARRANGE : 이혜주
MUSIC&LYLICS : 주영광
DRUM : 신민철
BASS : 김예원
ELEC : 조민혁
MAIN KEY&MD : 이혜주
AUX KEY : 윤수정
VOX : 주세화 송우현 김성수 조병현 김유미
LEAD : 주영광
Video Rec. : 수상한거리 프로덕션
Audio Rec. : 나누웍스
PLACE : 나사렛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