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의 글에서 이어집니다)
신문을 돌리면서 울지 않았습니다.
신문을 배달할 때 친구도 만나도,
구두를 닦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친구들이 모두 대학에서 공부할 때, 저는 공장으로 출근해 일하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도 가끔 있었지만 낙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돌아보면서 ‘어떻게 그 시절 나는 낙심하지 않고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는데 하나님께서 ‘어머니’라고 알려주셨습니다.
바로 어머니의 기도 덕분이었습니다.
받은 상처가 너무나 많고
혼자서 두 자녀를 키우면서 버거우셨을 텐데 한 번도 저희에게 “나는 버림받아 비참하고, 너희는 아빠가 없어서 불행한 아이들이야. 우리 집은 가난하고 비참한 삶을 살고 있어. 가난하니까 열심히 돈 벌어야 해!”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어머니는 늘 기도하며 예수님을 더 의지하는 분이셨습니다. 어머니가 기도하러 가지고 깨우시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어머니의 손을 잡고 30분간 걸어서 새벽예배를 다녔습니다.
어머니는 가장 앞자리에서 기도하시고 성도님이 다 가실 때까지 기도하셨습니다. 교회에 와서야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셨습니다.
혼자서 얼마나 억울하고, 막막하고 두려웠을지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그저 하나님께 내어놓고 우는 것이 어머니의 기도였습니다. 옆에서 저는 어머니가 울면 따라서 울기도 하고 그러다 또 잠이 들기도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잠들어 있는 제 머리에 손을 얹고 울면서 기도해주셨습니다. 어머니의 뜨거운 눈물이 얼굴에 떨어져서 저는 자다가 몇 번이고 깨어났지만 어머니가 민망하실 것 같아서 자는 척한 적도 있습니다.
사실 무슨 기도를 하셨는지는 모릅니다.
그저 우는 기도였습니다.
어려울 때면 항상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금식기도를 하셨습니다.
3일… 7일… 나중에는 20일 금식기도 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에게는 그저 기도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배신도 당해봤고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의지할 분도, 붙잡을 방법도 하나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어머니가 늘 하나님께 처절하게 기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제가 바라본 어머니의 모습은 불쌍한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기도하시고, 전도를 쉬지 않으셨습니다.
항상 틈만 나면 전도하시는 어머니였습니다.
예수님 믿으면 구원받고 참 행복이 있다고 전도하셨습니다.
힘들게 번 돈으로 토요일이 되면 주변 아이들을 모아 아이스크림을 사주며 전도하셨습니다. 가진 작은 것을 더 어려운 자들과 나누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느 날, 길에서 한 어린이가 친근한 목소리로 “예수님 믿으세요” 하며 제게 전도지를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얼굴을 보니 제 아들이었습니다.
“!”
알고 보니 어머니가 손주들과 함께 노방전도 중이셨습니다.
어머니는 김을 팔러 다니면서도
“여러분, 예수 믿으세요. 예수님 믿으면 참 행복이 있습니다”라며 전도하셨고, 제가 어릴 때는 제 손을 잡고 전도하러 다니셨는데 지금은 손주들과 함께 여전히 전도하러 다니십니다.
믿음의 어머니가 계셔서 정말 은혜입니다!
돌아보니 어머니의 기도가 오늘까지 저를 살게 했고, 그 기도를 듣고 응답해주시는 하나님이 계셨기에 저는 참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자녀에게 좋은 환경, 좋은 조건, 풍족함만을 물려주고 그것이 행복이라고 알려주면, 환경이 변하고 풍족함이 사라질 때 자녀는 불행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반면에 기도의 자리, 예수님을 물려준다면 자녀는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든 진정 행복한 삶을 살 것입니다.
어머니는 제게 세상에서 말하는 행복의 조건들을 물려주지 못하셨지만 변하지 않는 하늘의 것을 물려주셨습니다. 고난 가운데 믿음으로 버텨내며 사는 삶, 눈물이 나고 억울한 일이 많은 가운데서도 하나님께 나아가 울며 기도하는 삶,하루를 기도로 시작하는 삶, 복음을 전하는 삶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이것이 저의 행복이 되었기에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지 그것과 상관없이 지나온 시간이 예수 안에 행복한 삶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간증을 담아 <어머니의 기도>라는 곡을 지었습니다.
오늘도 자녀를 위해 기도하시는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께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 시편 126편 5,6절
책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_ 손경민> 중에서
* 찬양<은혜>작곡자
★ 묵상
주님을 믿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죠.
내 주는 다 아시죠.
나의 길을.
내 삶을 다 맡깁니다.
내길 더 잘 아시니
- 내 주는 다 아시죠 <이집트왕자 2> 뮤직비디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