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래 기도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특히 좋았던 점은 내 안에 부어진 성령님의 임재였다. 성령의 임재를 경험한 후 가장 큰 변화는, 주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주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이 생각이나 관념이 아닌 실제가 되니 걸을 때도, 잠을 잘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언제든지 주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주님의 존재감이 내 삶 구석구석에 나타날수록 주님과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안에 계신 주님의 존재를 느낀다면 그분과 대화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렇게 더 자주, 더 촘촘히 주님과 교제하게 되었다. 매일매일 대화하면 할수록 주님이 내 안에 계신다는 믿음이 더 확실해졌고, 나중에는 이 믿음이 내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주님이 내 안에 계신 것이 실제적인 사실이므로 그것을 믿으려고 하는 노력이 굳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지금 비가 오는 상태인데, 그것을 믿는다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밖에 비가 오는 것을 내가 믿습니다”라고 하지 않고 그냥 “밖에 비가 와요”라고 이야기한다. 비가 오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 그대로 보는 것이다.
이처럼 주님의 존재를 실제적으로 경험하면서부터 나의 생각, 나의 성격, 나의 말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꼈다. 불안해하고, 염려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주님으로 인한 자존감이 생겼다. 스스로 놀랄 정도로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더 이상 떨리지 않았고, 어디서나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후 나는 중고등부 회장으로 섬기게 되었고, 찬양 인도도 기쁨으로 하게 되었다. 일을 해나가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와 리더십도 발견하게 하셨다.
성령을 받고 성령님이 내 안에 계신다는 것이 내게 관념이 아닌 실제가 된 이후부터 자연스레 나의 생각, 마음, 말, 모든 영역들이 조금씩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주님이 내 안에 계셔서 그분의 능력으로 내게 리더십이 생기고, 권세도 부어지고, 담대함도 생기게 되었다. 먼 훗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것이 있다. 이때 깨달았던 것들이 전부 이전부터 내 안에 내재되어 있던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나의 정체성을 깨달은 그 날부터, 나는 그분이 기뻐하시는 자리에만 있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선교사로 케냐와 우간다에서 7년, 알래스카에서 7년 그리고 벤츄라 이민 목회를 거쳐 지금의 화양교회로 부임했다.
그동안 워낙 오랜 기간 해외에서 목회를 하여 한국 목회에는 미숙한 것이 많았다. 그때에도 내가 한 것은 오로지 기도였다. 기도의 자리, 예배의 자리에 머물며 지혜를 구했다. 이때 하나님께서 내게 주셨던 목회의 방향이 바로 ‘영의 정체성’이었다.
하나님이 보시는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고, 그것을 묵상하고, 연구하고, 또 그것을 놓고 오랜 시간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이전에 나의 삶을 통해 역사하셨던 방법이 바로 영의 정체성이었음을 알게 하셨다. 하나님이 규정한 정체성을 붙들고 나아갈 때 그 모든 능력과 이끌어가심이 풀어졌던 것을 발견하게 하셨다.
나는 내 삶을 이끌어준 영의 정체성을 온 성도와 함께 나누었다. 그 결과,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먼저는 개개인의 성품이 변화되었고, 그로 인해 분위기가 점차 밝아졌다. 사업에 실패하고 낙심에 빠졌던 성도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다시 예배를 사모하게 되었다. 부모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자살과 우울증에 빠져 있던 청년들이 어둠에서 빠져나와 빛의 영성을 회복하였다.
각각의 성도들이 영의 정체성을 깨달으면서부터 삶이 회복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시며, 우리가 어떤 권세를 가졌는지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많은 영혼이 새롭게 변화된 것이다. 나는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복음의 능력임을 깨달았다.
내 삶을 변화시켰던 정체성, 많은 성도들과 청년들의 인생을 바꾸었던 정체성이 이제는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도 동일하게 풀어질 것을 기대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알려주고 싶으신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 신앙생활은 더 이상 노력하고 발버둥치고 도달해야만 하는 힘겨운 여정이 아니라, 정렬되고 견인되고 완전한 정체성으로 여겨지는 승리자의 여정이 될 줄로 믿는다.
- 하나님의 DNA, 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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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 에베소서 5:8-9
† 기도
주님, 감사합니다. 우리 인생의 변화의 시작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정체성이 무엇인지 아는 데 달린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이 내 안에 심어놓으신 정체성, 아버지가 규정해주신 대로 영의 정체성을 붙들고 나아가기를 소원합니다. 영혼의 변화가 삶의 변화로 이어져서 빛의 자녀 된 하나님의 정체성으로 일어나 빛을 발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나는 하나님의 정체성으로 인해 새롭게 되었음을 선포하며 복음의 능력이 나의 삶에 흘러가도록 통로가 되길 소망합니다.
† 함께 보면 좋은 영상 - 새벽 5시에 오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