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며 오랜 시간 묵상하는 제게 하나님께서 두 글자 단어를 생각나게 해주셨습니다. 바로 ‘충만’입니다. ‘아…, 예수님으로 심령이 충만하게 되니 마음속에 근심이나 두려움이 들어올 수 없는 거구나!’
예수님으로 충만한 사람은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셔서 이것을 묵상하며 저는 <충만>이라는 곡을 쓰기로 하고 곡에 대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곡이 거의 완성될 즈음, 한 지인이 방문했습니다. 같이 옥탑방 작업실에 올라가 둘러보고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그날따라 그는 여러 곳을 살펴보고 갔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제 휴대폰에 계속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통장에서 계속해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작업실로 올라가 보니 창문이 열려 있고, 어제 두고 왔던 지갑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갑과 함께 제 신분증도, 가지고 있던 돈도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통장에는 공금도 있었고 집 월세, 생활비, 학자금 할부 등 해결할 것이 많은데 막막해졌습니다.
은행을 찾아갔으나 은행에서는 고소하기 전에는 CCTV를 보여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어제 오셨던 지인에게 연락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날 문자와 전화를 40번가량 해도 연락이 되지 않았고, 비로소 그 분이 가져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괜찮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아내도 한쪽에서 울고만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으면 저까지 속상한 마음에 같이 울 것 같아서 다시 작업실로 갔습니다. 기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먹먹한 마음으로 멍하니 앉아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하나님, 어떻게 하지요?” 작업실 책상에 힘없이 앉아서 혼잣말을 하고 있는데 문득 컴퓨터 모니터의 바탕화면에 있는 많은 곡 중에서 <충만>이라는 곡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가사를 보면서 한참 울었습니다.
난 예수로 예수로 예수로 충만하네
세상 모든 풍파도 두렵지 않네…
영원한 왕 내 안에 살아계시네
하나님께서 제게 물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경민아, 너 이렇게 아무것도 없을 때도 예수로 충만하다고 고백할 수 있겠니? 배신을 당했는데도 예수로 충만하다고 고백할 수 있겠니? 이 가사가 진실된 너의 고백이 맞니?’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먼저 회개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예수로 충만하다고 가사를 써 놓고 정작 저는 이런 상황이 되니 낙심하며 가사와 상관없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이 곡이 진실한 제 고백이 되려면 제가 이 상황에서도 이 고백대로 예수님으로 충만해서 그 분을 용서하고 그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데, 지금 제 믿음과 감정과 상황으로는 그게 잘되지 않아요, 주님.’
‘제가 바울과 실라는 아니지만, 저도 충만해서 이 상황을 넘기고 또 그분을 위해서 기도하고 용서하고 싶습니다. 주님, 제가 먼저 충만하겠습니다. 이 고백이 거짓이 되지 않게 해주세요.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수님으로 충만하길 원합니다. 충만하게 하옵소서.’
기도를 이어갈 때 하나님께서 점차 제 마음에 평안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갚아야 할 돈이 많은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평안해졌습니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은 그 지인을 용서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사실 그의 행동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되고, 저도 너무 억울해서 고소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계속 용서하고 사랑하라는 마음을 주시니까 순종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놀랍게도 전혀 다른 마음을 부어주셨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마음을 주시는 순간, 저는 비로소 ‘충만’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예수님의 마음, 주님이 주신 음성, 하나님의 약속, 그 말씀으로 제 심령을 충만히 채우니 세상 염려가 제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정말, 앞날이 걱정되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실지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제 안에 거하신다는 사실을 온전히 깨닫고 그분으로 내 심령을 채우고 충만하게 될 때 염려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당장 현실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 갑자기 나타나서 제게 필요한 재정을 채워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전에 없던 편곡, 레코딩 등의 일들을 채워주셔서 재정도 여러 방법으로 회복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하며 동행하시는 것을 깊이 체험하게 해주셨고, 주변의 많은 동역자를 통해서 제 마음을 계속 어루만져주셨으며, <충만>이라는 곡도 마지막 절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셨습니다.
이 사건이 없었다면 저는 제가 충만한 사람인 줄 알았을 것입니다.
고난 앞에서 저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세상 환난 앞에서 저는 너무나 작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내 안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로 충만해질 때 이제 더는 약한 사람이 아닙니다.
진짜 충만은 평탄한 날에 하는 고백이 아닙니다.
세상이 나를 억울하게 하고, 때리고 가두고 묶을지라도,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일지라도 내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을 더 크게 보고 그분의 사랑과 계획을 신뢰하며 그곳에서 낙심하지 않고 기도하며 찬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충만’입니다.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손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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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
- 요한복음 15:11
† 기도
왕 되신 주님, 형통한 날 저는 제가 충만하고 믿음이 있는 줄 알았는데 억울하고 힘든 일을 당하니 진짜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예수님의 마음, 하나님의 약속, 그 주님의 음성으로 제 심령을 충만히 채워주소서. 주님으로 충만하여 세상 염려가 발 붙일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고, 주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도록 도와 주옵소서.
† 적용과 결단
오늘 처한 상황보다 주님을 더 크게 보고 주님의 사랑과 계획을 신뢰하며 기도와 찬양의 자리를 떠나지 않기로 결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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