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정

내편이였던 남편이.. 어느 순간 남(의)편이 된 듯 멀어졌을 때..



기도란 무엇일까?

기도가 무엇이길래 기도할 때 고난을 견뎌낼 힘을 받고, 마침내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구조선을 타게 되는 것일까?


내가 기도의 개념을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으로 알게 된 때는 ‘예수동행운동’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나는 그때까지도 ‘동행’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면서도 그 단어를 온전히 내 것으로 누리며 살지 못하고 있었다.

먼저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그랬다.

남편과 만나 결혼한 이후, 한동안 우리는 남부럽지 않게 알콩달콩 동행의 행복을 누리며 사는 듯했다.

‘부부가 동행하는 게 뭐 별건가? 이렇게 사는 것이 동행이지’라는 자만심도 들어왔다.

하지만 남편이 아프고 삶의 양상이 전격적으로 달라지면서, 내가 누군가와 동행하는 일에 얼마나 서툰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극심한 통증으로 대답조차 힘든 남편을 보면서 나도 차츰 남편과 소통하는 일에 수동적이 되어갔다.

아이들 양육 문제, 내 내면의 갈등과 아픔을 남편에게 상의하지 않고 혼자서 끙끙대며 처리하는 시간이 많아져 갔다.

겉으로는 아픈 남편을 잘 챙기는 아내였지만 사실은 남편과 적극적으로 동행하지 않고 혼자서 살아가고 있었던 셈이다.


아마도 남편은 그런 나를 보며, 자신으로 인해 고생하는 아내에게 미안하면서도 남편과 상의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느꼈을 것이다. 고난 속에서 부부가 진정으로 소통하며 동행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길이 없던, 참으로 난감한 시절이었다.


그러던 차에 예수동행일기를 쓰면서 내가 처음 깨달은 사실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도 마치 우리 부부 관계처럼, 고난의 세월 속에서 소통이 어려워지고 서먹해졌다는 사실이다. 겉으로는 늘 하나님을 예배하며 주님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지만 사실은 주님과 나 사이에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친밀한 사귐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예수동행훈련을 위해 5분마다, 10분마다 “주님…” 하고 불러보면, 마치 유령부부 사이에서 “여보…”라고 불러도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것처럼, 내 입에 주님의 이름이 감기지 않았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동행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나를 붙들어 주시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였다.


그런데 예수님은 인간의 육체를 입고 인간으로 이 땅에 오신 분이라서 우리가 겪는 모든 슬픔과 고통을 체휼하실 수 있다. 또한 그분은 하나님이시기에 우리를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시며 도와주실 능력이 충분하시다.

즉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우리를 도우시려고 우리 곁으로 찾아오셨기에 우리와 동행하기를 간절히 바라신다.


그런 면에서 참된 신앙이란 매 순간 하나님이신 예수님과 동행하며 그분과 친밀히 교제하고 사랑을 나누는 신앙이라 말할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하나님과의 동행인 것이다!


예수동행운동에 참여하며 예수동행일기, 다른 말로 ‘기도일기’를 쓰는 일을 계속하게 되었다. 기도일기를 쓰다 보면 하나님과 멀어져 어색했던 내 마음이 차츰 주님께로 집중하게 되면서 애초에 주께서 나를 지으시며 의도하셨던 주님과 나와의 친밀한 사귐(요일 1:3)이 이루어짐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기도’가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갔다.

우선은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분과 나누는 모든 ‘교제와 사귐’이 넓은 의미의 기도였다.

이런 기도, 즉 그분과 마음을 나누며 의사소통을 하는 동행의 삶이 이루어지면 골방에서, 혹은 공동체로 모여 소원을 아뢰고 구하는 ‘간구’도 더욱 힘차게 할 수 있다.


나는 훗날 《팀 켈러의 기도》(두란노)라는 책 중,“기도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하나는 하나님의 사랑을 만끽하는 그분과의 ‘교제’의 기쁨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하나님나라를 너와 나의 삶에 이루려는 ‘간구’(악을 밟아 이기신 주님을 바라보는 힘겨운 싸움)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두 가지 중 하나만을 선택해서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으시다.

‘하나님과의 교제와 간구’라는 두 가지 측면이 함께 있는 자리가 바로 기도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팀 켈러 목사님은 어떻게 해야 그 기도 자리를 의무가 아닌 기쁨으로 다가가는가를 중요한 문제로 다룬다.


나는 예수동행운동으로 날마다 하나님과 교제하기를 연습하고, 또 그 훈련의 과정을 기도일기에 적으며, 또 그 후에는 교회로 모일 때마다 집중적으로 간구하기를 이어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도가 차츰 의무가 아닌 기쁨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주님과의 동행이 이루어지면 참된 간구로 이어지고, 참된 간구가 있을 때 하루 24시간 주님과의 교제가 살아난다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내게 알려주셨다.

<나는 기도하기로 했다> 한근영




하나님이 가정이 회복되기 위하여는 부부가 먼저 연합되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ㅠㅠ) 하지만 굴복, 외면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되어지는 가정이 되기위하여 부부가 먼저 연합될 수 있도록 이 것을 먼저 깨우친 사람이 가정을 위해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