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정

아내와의 언쟁은 항상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했다..



한번은 거실에서 아내와 언쟁이 벌어졌다. 항상 그렇듯, 별일도 아니었다.

이번에는 쓰레기봉투가 화근이었다.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니 아내보다 먼저, 묶여 있는 쓰레기봉투가 나를 맞았다.

아내는 집안일을 도와 달라고 했고, 나는 가장의 자존심을 내세워 집안일이 싫다고 했다.


언쟁 도중에 화가 나서 현관문을 ‘쾅’ 닫고는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아무도 없었다. 거기서 5분도 지나지 않아 내 감정과 마음은 바뀌었다.


문을 괜히 세게 닫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일에 크게 반응하다니, 내 모습이 부끄러워 숨고 싶었다.

후회막심이었다.

아내가 옳고 내가 틀렸음이 보였다. 미안했다.


홀로 있기를 멈추고 다시 집으로 뛰어 ‘올라갔다’. 사과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아내에게 화냈던 이유부터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말하다보니 마음이 다시 꼬였다. 이전보다 더 큰 말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또 ‘내려갔다’. 아무도 없었고, 마음이 후회로 뒤바뀐 것은 홀로 지낸 지 5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집에서만 이런 게 아니다.

나는 자주 외로움의 자리로 ‘내려간다’. 인생사 다른 일들도, 교회 사역에 대처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별일 아닌 걸로 문제가 커지고, 고통 가운데 나는 홀로 있게 된다.

잠시만 혼자 시간을 보내면 생각은 곧 바뀌고, 문제에 대한 대처도 달라진다. 성장한다. 패턴이다.


홀로 남아 하나님을 독대하는 일은 사람을 바꾼다.

E. M. 바운즈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교회는 더 나은 방법을 찾지만 하나님은 더 나은 사람을 찾고 계신다. …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성령이 쓰실 수 있는 사람, 즉 기도의 사람, 기도에 능한 사람이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하신다.

그럼에도 사람에게 부탁하시는 이유는 우리의 성장을 위함이다.

영적 멘토가 되시는 하나님께서 훈련자시니 그분과 긴밀히 만나는 사람은 성장한다.

하나님이 쓰시기 편한 도구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인물로 성장한다.


사람은 주로 어떤 자원이나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와 만났을 때 혼자만의 자리로 떨어지게 된다.

고통이 사람을 혼자되게 만든다. 하다못해 곤충도 허물을 벗는 고통의 순간에는 오로지 혼자다.


일반적으로, 홀로 남는다는 것은 부정적이다. 그 자리에서 사람은 연약함을 느낀다.

건강이나 그동안의 이력과 같은 자기 보호막이 고통의 문제로 다 사라지게 되면 사람은 불안해진다.

무기력감, 외로움, 좌절감, 우울함, 분노 같은 온갖 부정적 감정에 휩싸이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홀로됨에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점도 있다.

사람은 막상 홀로되면 그제야 쉴 수 있다. 비록 고통 가운데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제야 차분해진다.

생각을 정리할 짬을 얻는다.

우선순위를 재점검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오로지 하나님께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 홀로됨의 유익이다.


하나님과 단 둘의 시간을 보낸 성경 인물들은 하나같이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냈다. 우리 인생도 다르지 않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세상에 하나님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달빛이 태양의 일부이듯, 우리도 하나님 능력의 한 부분이다.


사람이 홀로 있는 것은 좋지 않다(창 2:18). 하지만 무언가와 함께 있느라 홀로 완전하신 하나님을 망각하는 것은 더욱 나쁘다. 사람은 다 죄인이다(롬 3:10). 죄인들의 공통점은 어떤 상황에서든 하나님을 대체할 의지 대상을 찾는 것이다. 이때 선택하는 것은 주로 자기 자신이다. 좀 더 펼쳐서 말하자면, 자신의 힘과 경험, 자기 성취와 그에 따른 인정, 자신을 돕는 사람들이나 시스템, 어떤 철학과 신념, 그밖에 자신이 선호하는 어떤 것을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고 따른다.


다행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신다는 사실이다(신 31:6, 히 13:5).

그분은 자신의 백성을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랑의 아버지시다(신 4:31).

성경의 원리대로라면, 누군가 하나님 아닌 것을 의지하게 될 때 사랑의 주님은 그를 홀로되게 하심으로써 그를 되찾아 오실 것이다. 기존에 의지하던 온갖 것들로부터 고립시키심으로 하나님께 집중할 환경으로 안내해주실 것이다.

<나홀로 예배>송준기P22


★책으보로기 : 


사람은 혼자 남겨지는것이 두려워 무리를 만들고 내 편을 만들려고 합니다. 하지만 혼자이건 여럿이건 우리의 인생을 주님앞에 독대하여 비춰야 한다는것을 깨닫게 됩니다. 
가족, 친구, 동료 들 속에서 부딪힘이 있다면 그 자리를 벗어나 잠시 주님앞으로 나아가 주님의 음성을 기다리는 삶의 패턴을 익히면 좋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