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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누가 주님을 배신할까?”

<최후의 만찬> 속의 두 얼굴

 2020-1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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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와 <최후의 만찬>에 관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 내게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다 빈치가 <최후의 만찬>에 등장하는 열세 사람 중 한 명의 모델을 선택하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다.

다 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려놓은 방은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수도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갤러리, 즉 식당이었다. 이 갤러리는 석벽에서 돌출되어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어떻게 석벽을 ‘캔버스’로 바꾸어 그 위에 <최후의 만찬>을 그렸을까? 먼저, 석벽 표면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석고를 입히고 또 입혔다. 그 후, 납을 기반으로 하는 흰 물감을 밝게 칠했는데, 이것은 <최후의 만찬>에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묘사하는 데 활용되었다. 그리고 이제 부드럽고 편평한 나머지 부분에 유화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가 쓴 물감은 세월의 무게를 견딜 수 없었다.

그런데 다 빈치는 1세기 사람들이 비스듬히 누워 왼팔로 몸을 지탱한 채 오른손으로 식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식탁을 스케치했다. 그 식탁에는 열세 사람이 앉을 것이었다. 예수님이 중심에 자리하시고, 예수님의 좌우로 각각 여섯 제자가 자리할 것이었다. 제자들은 셋씩 그룹을 이루었는데, 두 그룹은 예수님의 왼쪽에 자리하고 두 그룹은 예수님의 오른쪽에 자리하도록 했다.

다 빈치는 예수님을 맨 먼저 그려 넣기로 했다. 그리고 밀라노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에 적합한 모델을 찾아다녔다. 이 유명한 화가는 이 일을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성당과 수도원을 찾아다니며 예배하러 오는 사람들과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폈다. 그는 거룩한 인상을 풍기는 인자하고 부드러운 얼굴을 찾고 있었고, 마침내 적절한 모델을 찾았다. 그가 젊은이에게 다가가 자신의 작품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의 얼굴로 적합한 모델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젊은이는 모델이 되는 데 동의했다. 그렇게 <최후의 만찬>이 시작되었다.

다 빈치는 예수님의 얼굴을 그리도록 포즈를 취해줄 젊은이를 매우 작은 공간으로 안내했다. 조그마한 식당만 한 방이었다. 벽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모델 역할을 끝내고 돌아갈 때, 벽에는 한 사람, 예수님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나머지 벽은 비어 있었다.

다 빈치의 노트와 스케치에서, 그가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이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라고 말씀하시는 순간을 그리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열두 사도 하나하나가 놀라움과 누가 실제로 예수님을 배신할지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여줄 터였다.

예수님을 다 그린 후, 다 빈치는 3년에 걸쳐 열한 사도를 그렸다. 각 인물은 저마다 다른 자세를 취하며 “우리 중 누가 주님을 배신할까?”라고 묻는다.

그렇게 3년이 지났고, 유다만 빼고 다 완성되었다. 다 빈치는 유다의 얼굴에 적합한 가장 악한 얼굴을 찾아 밀라노를 뒤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성당이나 수도원이 아니라 밀라노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들을 다니며 가장 비열해 보이는 얼굴을 찾아다녔다. 그는 밀라노의 감옥들을 다니며 더없이 방탕한 생활이 얼굴에 배어나는 타락한 범죄자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다 빈치는 그런 사람을 찾았다. 그는 범죄자였고 감옥을 들락거린 사람이었다. 그는 방탕에 젖어 사는 사람이었다. 다 빈치는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

“나를 위해 모델이 되어주시겠소. 나는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수도원에 큰 벽화를 그리고 있는데, 거의 완성했다오. 이제 한 인물만 더 그리면 모든 게 완성된다오.”

그 사람은 모델이 되어주겠다고 했다. 그는 곧 다 빈치를 따라 수도원에 자리한 조그마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자신이 전에 이곳에 왔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3년 전, 벽에는 인자하고 부드러운 예수님의 얼굴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의 눈앞에 거의 완성된 벽화가 펼쳐졌다. 한 사람의 얼굴만 비어 있었다.

그는 이미 완성된 몸통을 들여다보았다. 그 인물의 두 손은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한 자가 받은 은화 30개가 든 주머니를 움켜쥐고 있었다. 엎질러진 조그마한 소금 그릇도 있었다. 다 빈치가 익숙했던 당시 문화에서, 엎질러진 소금은 종이 주인을 배신하리라는 신호였다.

갑자기 그는 머리를 감싸 쥐고 괴성을 질렀다. 다 빈치를 비롯해 방에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그는 그림 속의 예수님을 가리키며 말했다.

“3년 전, 나는 당신과 함께 이 방에 들어왔었소. 당신은 내게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그리려고 하니 모델이 되어달라고 했소.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당신은 내게 유다의 얼굴을 그리려고 하니 모델이 되어달라고 하고 있소.”

이것이 다 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의 미스터리였다. 천사의 얼굴을 가졌던 사람이 자신의 삶을 방탕과 타락과 육적인 것들에 내던진 나머지 이제 그의 악한 마음이 얼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나폴레옹은 사람이 늙으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얼굴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이렇게 살았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데 평생이 아니라 겨우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순수하고 깨끗했던 얼굴이 이제 밀라노의 모든 방탕에 찌든 얼굴이 되었다. 그리스도의 인자하심을 품었던 얼굴이 이제 유다의 얼굴처럼 되도록 자신의 삶을 철저히 어둠에 내던지기란 쉽지 않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1517년에 죽을 무렵, 이 유화는 이미 갈라져 벗겨지고 있었다. 50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망가졌다. <최후의 만찬>은 복원에 20년이 걸렸고, 1999년에 공개되었다. 이 그림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대단했다. 현존하는 그림은 다 빈치의 원작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다. 깜짝 놀란 얼굴들이 서로를 향해 궁극의 질문을 하고 있다.

“누가 그리스도를 배신할까?”

그리고 은화 주머니는 분명히 유다의 손에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의 얼굴과 유다의 얼굴이 닮았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겨우 몇 년밖에 보존되지 못했던 원작과 달리, 복원된 그림은 그대로 수백 년을 갈 것이다.

범죄자의 괴성을 잊지 말자. 한 인간의 얼굴이 단지 그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 때문에 겨우 3년 사이에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 말씀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 로마서 12장 1절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 – 빌립보서 1장 27절

† 기도
하나님, 오늘 하루도 주님을 바라보며 나아갑니다. 일상의 작은 부분 부분마다 주 앞에 온전히 서게 하소서. 저의 삶이 주님을 나타내는 삶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하루의 삶 속에서 잘 했다 칭찬받는 주의 선한 일꾼이 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영성은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지금 이루어집니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경건한 삶이 모여 나의 인생이 됨을 기억하십시오. 경건한 삶이 나의 생활에 우선시 되도록 결단합시다.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