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정

나만 1등이 아니라 모두가 1등이라면...



2016. 08. 26. 금

함께 가기 위하여


매주 금요일은 이삭을 데리고 언어치료실에 가는 날입니다.


치료실에 가면 손자를 데려오시는 할머니 두 분을 만나게 됩니다. 자폐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치료실에서 공부하는 동안 그 두 분은 제게 이런저런 얘기를 항상 걸어오시지요. 그 시간에 성경을 읽고 싶어 애가 탔지만, 언제부턴가 성경을 덮고 할머니들과 교제하기로 순종했습니다. 오늘은 초등학교 6학년 손자를 둔 한 할머니가 이런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 학교에선 우리 애기가 제일로 장애가 심혀. 아줌마네 조카는 말도 허고 글도 잘 쓰지만은 우리 애기는 아직 말을 한 마디도 못 허고 글도 모르니께. 근디 우리 애기 5학년 때 선생님이 천사표였는데 6학년 때 선생님은 더 천사라. 내가 그 선생님한테 천사할머니라고 할 정도였지. 친구들도 얼마나 착한지 우리 애기가 학교에서 정말로 사랑을 많이 받어.


지난 번 운동회 때는 우리 애기 반 아이들이 어떻게 했는지 알어? 달리기를 허는디 다른 조는 다 1등 할라고 뜀박질을 그렇게 열심히 허드라고. 근디 우리 애기가 속한 조 아이들은 땅 소리가 나니께 다 손을 잡고 우리 애기랑 다 같이 뛰는 거라.

그 어린 것들이 아무도 1등 할라고 안 허고 우리 애기랑 같이 들어간 거지. 그걸 보고 담임선생님도 울고 애기 엄마도 울고 나도 울었잖여."


할머니의 얘기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모두가 1등 하지 못해 혈안이 된 이 세상에서 속도를 늦춘 채 손을 잡고 함께 뛰는 아이들이라니요.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나도 힘들어하는 누군가와 함께 들어가기 위해, 호흡도 정비하고 속도도 맞추며 달릴 수 있을까?' 이 생각이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큰아들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아들은 환하게 웃으며 "멋지다. 정말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합니다.


오늘 예수님도 할머니의 얘기를 들으셨을 테지요? 그리고 아마 예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을 듯합니다.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함께 가기 위해 기꺼이 속도를 줄이고 1등의 선물도 포기하고 기쁘게 결승지점까지 함께 갔으면 좋겠다. 내가 그리했던 것처럼. 너를 사랑해서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내려와 너와 모든 호흡을 같이했던 것처럼...'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한근영 p120



믿음의 가정의 기도 

아이가 1등이라고 쓰인 상장을 자랑스럽게 내밀 때

엄마인 내가 마치 1등을 한것마냥 기뻤고,

아이가 꼴찌를 했을 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고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주님,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더 잘하면 좋겠다는 바램이

실은 경쟁속에서 내 아이만을 위하는 욕심이였던 것을 깨닫고 회개하길 원합니다.

세상 속 누군가를 딛고 얻어내는 1등이 아니라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땅에 내려와 우리와 함께 하신 주님의 호흡을 느끼길 원합니다.

주님, 오늘 하루도 세상 속 1등이 아닌 주님 나라의 1등을 사모하게 하여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