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음성을 들었는가

2008. 01. 03. 목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오늘 QT 본문에서는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나사렛 동네의 마리아에게 가서 성령으로 예수님을 잉태하게 된다는 소식을 알린다.

인류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이 잉태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마리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 일이 어찌 이루어졌는지를 먼저 묻는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

- 눅 1:34,35,37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려주신다. 말씀이 임하면 물리적 화학적 한계도 뛰어넘고 상식도 초월하여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진다.

아, 하나님 말씀의 이 절대적인 능력을 보라!

그분이 써 내려가시는 주권적 말씀의 역사 속에 내 삶이 놓여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 은총인가. 그러므로 오늘 나는 말씀의 생명 없인 살아갈 수도 살아낼 수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할 일이다. 말씀을 붙잡고 사는 삶이 진짜 삶이다.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 눅 1:38

당시 약혼한 여자가 결혼도 하기 전에 임신한 사실이 발각되면 손가락질은 물론 죽음도 각오해야 했지만, 마리아는 인류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한다는 사실 앞에 두려워 떨거나 피하려 하지 않았다.

“하나님, 저는 그럴 자격이 없으니 제발 저를 택하지 말아주세요”라거나 “하나님, 저 돌팔매질만큼은 당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하지 않았다. 자신을 위해 항변하거나 장차 있을 일에 대한 불안과 염려도 표출하지 않았다. 다만 “주의 여종이기에 말씀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라는 온전한 받아들임의 자세만이 있을 뿐이었다.

개척교회 사모가 되어야 하는 나는 어떤가?

이 시대에 주님의 교회를 세워나가는 일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동시에 많은 수고와 헌신과 오해와 손가락질까지도 감내해야 한다.

나는 이 사실 앞에 과연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가?

교회를 세워온 믿음의 선배들의 종적을 떠올려봤다.

그분들이 만약 개척교회의 고단한 현실에만 주목했다면 두려움 때문에라도 교회를 세워가는 일에 뛰어들지 못했으리라. 그러나 마리아와 믿음의 선진은 현실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보다 기쁨과 감격 속에서 주의 뜻을 행했다.

그것은 ‘내가 주의 여종’이라는 분명한 자기 정체성에서 비롯되지 않았겠는가.

종의 기쁨은 주인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데 있다.

주인이 작은 심부름을 시켜도 최선을 다하고, 큰일을 맡겨도 감사하며 감당하는 사람이 종이다. 더구나 그 주인이 선하고 사랑 그 자체이신 우리 주 하나님이시라면 종은 주인이 무언가를 맡겨주셨다는 자체에 감격해 마지않는다.

그것을 직시한 마리아는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 저는 주의 여종이오니 …

그대로 이루어집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나 역시 주의 뜻을 이루기까지 내가 감내해야 할 수고와 받아야 할 핍박이 있더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섬기는 자로서 그 모든 일을 당연히 감당하며 가야 하겠지.

그러기 위해 오늘은 다른 것보다, 상처에 너무도 예민한 나의 여린 감수성이 말씀으로 강건하게 되기를 기도한다. (내가 받는 상처에 대해서는 좀 둔해짐으로) 세상을 향해서는 담대해지고, 오직 성령님에 대한 예민한 영성으로 주님께 민첩하게 반응하는 강인하고 충성된 여종이 되고 싶다.

하나님은 나의 주인, 나는 그분의 여종이다.
그분이 시키시면 나는 못 할 게 없다. 그분께서 시키실 때는 능력도 함께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 한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