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요즘 나는 하나님이 진짜 신인지 모르겠어요. 불교에서도 자신들이 믿는 신이 진짜 신이라고 생각할 거 아니에요?”
아이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저도 제가 믿는 하나님을 참 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하나님이 진짜 신인지 어떻게 알 수 있어요?”
솔직하게 나누어준 고민이었는데,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아이가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질문을 한 기억이 떠올랐고, 아이 신앙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상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대꾸하기 시작했다.
“온유야, 그런 고민을 지금까지 하고 있으면 어떡하니? 엄마 아빠가 어릴 때부터 네게 말씀을 가르친 수고가 겨우 이거야? 성경책 가지고 와 봐!”
온유가 암송하고 있는 십계명을 읽어주었다.
이 말씀은 수십 번 더 함께 암송했다.
성경은 온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만이 오직 우리가 섬겨야 할 유일한 분이심을 증거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자녀들은 참되신 하나님만 섬길 걸 명령하는 이 말씀을 항상 암송하지만,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성경 말씀으로 말해주어도 이미 아이의 마음이 상해서 말씀이 들어가질 않았다. 하지 말아야 하는 걸 알면서도, 나는 아이를 다그쳤다.
“아빠가 얘기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중요한 말씀이니까 들어야 하는 거야!”
아이에게 말하고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아이를 이해하지 않고, 기다려주지 않고 내 생각대로 내뱉어버렸다.
온유가 말했다.
“저도 믿음을 갖고 싶어서 기도도 하고 하나님을 찾고 있어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싶은데 만나지 못한 걸 어떻게 해요!”
그러고는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참 신이라고 믿었던 하나님이 가짜 신이 아니길 바라며 고민하는 것만으로 아이에게 믿음의 씨앗이 심긴 증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믿음이 없다면 이런 고민과 갈등조차 하지 않았을 거다. 아마 온유의 마음에 두려움도 있었을 거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은 도마의 의심에 자신의 못 자국을 들이밀며 만져보라고 말씀하셨다. 삼 년이나 예수님과 함께했고 부활하신 그분을 눈앞에 두고도 믿지 못하는 제자를 위해 손의 못 자국과 옆구리의 창 자국을 보이시며 믿음을 갖도록 온유하게 일러주셨다.
그런데 나는 답답한 마음이 앞서 아이를 다그쳤다.
말씀의 능력을 믿기보다 내가 아이에게 가르쳤던 수고에 대한 대가를 강요한 것임을 깨달았다.
나는 아이를 불러 다시 대화를 시도했다.
”네가 그런 고민하는 것 자체가 믿음이 자라고 있는 과정인데, 아빠가 이해하지 못해서 미안해.“
아이가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머뭇머뭇하다가 내 품에 안긴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었다.
아이의 믿음이 자라는 건 하나님의 영역이다. 조바심으로 아이를 다그치면 관계만 나빠진다. 아이의 신앙이 부모의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을 수 있다. 돌아보면 신앙 성장이 느린 아이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기다리지 못하는 아빠의 조급함이 문제였다.
하나님께서 아빠인 나보다 아이를 더 사랑하신다. 아이를 기다려주시는 하나님보다 내가 앞서가지 말아야 한다. 내게는 아이의 가슴에 심긴 말씀을 성령께서 깨닫게 해주시고, 믿음의 열매를 맺도록 간절하게 기도할 의무만 있을 뿐이다.
– 말씀 심는 아빠, 이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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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
– 잠언 11장 24~25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 빌립보서 4장 11~13
† 기도
하나님은 우리를 기다려 주시고 참아 주시는데, 저는 다른 사람들을 참지 못하고 다그치거나 판단하는 모습을 봅니다. 회개하며 기도로 돕게 하소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중보하는 자리에 섰던 것처럼 주님의 마음을 구합니다.
† 적용과 결단
우리는 쉽게 자라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답답해하고, 다그치거나 판단하지는 않았나요? 하지만 믿음이 자라나는 것은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보다 그 사람을 더 잘 아시고, 사랑하시기에 판단하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말해야 할지 기도하며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면서 간절하게 기도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우리보다 주님이 더 잘하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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