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사판을 휘젓고 다니는 못 말리는 개구쟁이였다. 못이 삐죽 튀어나온 판자 위를 컨버스 신발을 신고 뛰어다닐 때 좀 더 조심했어야 했다. 어릴 때 이런 신발은 깔창이 없었고 밑창도 튼튼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만 녹슨 못 하나가 신발을 뚫고 발바닥 중앙에 박히고 말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오싹하다! 극심한 통증이 내 몸을 파고들었다. 나는 못을 뽑아낸 후 집으로 내달렸고, 곧바로 어머니 손에 이끌려 응급실로 달려가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
늘 그렇듯이, 지혜로운 조처였다. 녹슨 못에 발이 찔렸는데도 방치하면 감염이 일어날 수 있고, 감염이 일어나면 그 부위의 살이 죽어버릴 수 있으며, 그러면 괴저 현상이 몸에 퍼질 수 있고, 급속한 괴저 현상은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 모두 녹슨 못 하나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내가 문제를 방치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통증 때문이었다.
아픔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좋은 것에 속한다. 아픔은 뭔가 잘못됐기에 바로 잡아야 한다는 걸 깨닫도록 돕는 필수 도구다. 아픔을 잠시 무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아픔을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때가 온다.
하나님께서는 필요하실 때마다 아픔을 주신다. 우리가 하나님에게서 달아날 때 하나님께서 외치신다. 우리의 아픔은 하나님께서 취하시는 사랑의 행위이며,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는 한 방법이다.
완전하신 하나님의 심판은 언제나 정확하고 옳다. 하나님께서는 필요하지 않다면 절대로 심판하지 않으시며, 절대로 옳지 않은 방법으로 심판하지 않으신다. 하나님께서 개인이나 교회나 나라를 심판하실 때 우리는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지 깨우치게 된다.
C.S. 루이스는 고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쾌락은 무시해도 괜찮다. 그러나 아픔에는 반드시 주목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쾌락에서는 속삭이시고, 우리의 양심에서는 말씀하시지만, 우리의 고통에서는 소리치신다. 고통은 귀먹은 세상을 깨우는 하나님의 메가폰이다.”
우리를 지으신 분이 우리를 아신다. 그분은 우리를 회개로 이끌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아신다.
그분은 우리로 회개하게 하려면 많은 경우 아픔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아신다.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심판하실 때 우리는 기뻐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회개시키실 만큼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물어야 하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주변 사람들에게 담대하게 선포해야 한다. 이럴 때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에 우리 자신을 신속하게 맞춰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절망, 곧 진정한 회개의 한 부분으로 이끌고자 하신다. 여기서 절망이란 “후회할 것이 없는 구원에 이르게 하는 회개”(고후 7:10)로 이어지는 경건한 슬픔이다.
우리 모두는 다 우리가 하는 일이 틀렸음을 알고 마지못해 돌이켰던 순간이 있다. 그러나 마음으로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죄를 사랑했다. 진정한 회개는 하나님의 눈으로 우리의 죄를 보고
하나님의 평가에 동의하는 태도를 포함한다. 진정한 회개는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에 일으키시는 비통함을 포함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명령하신다.
슬퍼하며 애통하며 울지어다 너희 웃음을 애통으로, 너희 즐거움을 근심으로 바꿀지어다 (약 4:9)
깊이 절망할 때에야 우리는 미련 없이 돌아서려 한다. 이러한 돌이킴은 지속된다.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아신다. 그리고 그분의 자비는 회개를 부르는 심판을 낳는다.
† 말씀
혹 내가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하거나 혹 메뚜기들에게 토산을 먹게 하거나 혹 전염병이 내 백성 가운데에 유행하게 할 때에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 - 역대하 7장 13,14절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 시편 119장 71절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 야고보서 1장 2~3절
† 기도
내 인생을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아픔 가운데 주님의 뜻을 알게하시고 순종하게 하소서. 늘 깨어 주님의 음성에 민감히 반응하는 자녀되길 원합니다.
† 적용과 결단
우리를 지으신 분이 우리를 아십니다. 내 아픔과 고통의 이유를 돌이켜보며 주님의 뜻 안으로, 구원에 이르는 회개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단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