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금식기도를 함께하는 한 사모님이 유방암 재발 환자인 성도의 딸을 만나달라고 부탁하셨다. 나는 본인이 만나길 원할 때까지 기도하며 기다렸다.
수개월이 지난 후, 그 딸의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랜 기다림 끝의 만남이었다. 그녀는 스위스에 안락사 신청을 해놓았다고 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이었기에 무척 조심스러웠다. 나는 병원에 도착해서도 당장 들어가지 못하고 두 시간 정도 기도한 후에 그녀를 만나러 갔다.
마음을 다잡고 드디어 마주한 그녀는 너무나 젊고 예뻤다. 차분하게 대화를 시작하자 자기는 ‘선데이 크리스천’이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생명의 주권이 주님께 있는 이유를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통해 설명했다. 성경 말씀을 차례대로 알려주면서 믿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가 회개와 영접에 있음을 세 시간 넘게 이야기했다. 그녀는 예수님을 눈물 콧물로 영접했다.
그날 우리는 환하게 웃으며 헤어졌다. 그런데 얼마 후 그녀의 어머니가 딸이 스위스에 다시 가겠다고 한다며 연락을 해왔다.
그녀는 몸 상태가 악화되어 많이 예민해진 듯했다. 우연을 가장해서 그녀와 병원에서 다시 만났는데, 뇌에 암이 전이된 것 같아 의사의 판단과 관계없이 검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암이 뇌에 가면 안 돼요?”
그러자 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 제 말을 오해하지는 마세요. 이제 내 몸의 주인이 예수님이시라고 고백했으니 그분이 알아서 하실 거예요. 그분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자는 뜻이었어요.”
생명의 주권은 오직 예수께 있으니 그분이 알아서 하시도록 해드리자고, 주님께 부르심 받는 과정이 조금 힘들 수도 있음을 각오하고 순종하자고도 말했다.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건 오직 그분을 만나는 바로 그 순간이며 우리가 곧 입을 부활체를 소망하는 거예요. 성경에 모든 염려를 주께 맡겨드리고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하셨으니 그대로 따르며 우리 같이 믿음을 반드시 지켜내도록 해요.”
그녀와 함께 기도하고 “예수는 나의 주!”를 함께 외친 다음 헤어지려는데 그녀가 내게 선물을 내밀었다. 정성이 가득한 손편지와 손수건이었다. 삐뚤빼뚤한 글씨체를 보며 어려운 가운데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갔을 그녀의 마음이 느껴졌다.
이후 그녀는 스위스행을 완전히 접고, 주님께 온몸을 맡겨드렸다. 그녀가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겨간 후에 몇 차례 만났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감지되는 상태인데도 나를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었다.
가족들 앞에서 고통스러워하다가도 함께 “예수는 나의 주!”를 외치며 주님을 놓치지 않았다. 내가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선은 곧 그녀가 만나게 될 주님 앞에 바로 세우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를 만날 때마다 “오늘이 우리가 만나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어요. 아마도 자매님이 저보다 더 먼저 주님 앞에 가게 될 거에요. 예쁜 부활체를 입을 거니까 우리 기쁘게 기도해요. 그리고 우리는 나중에 천국 열두 진주문 오른쪽 끝에서 꼭 만나요. 예수님을 오늘 만날 텐데 마음에 혹시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 함께 회개해요. 미워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안 돼요. 사랑해야 해요.”
그녀는 “그런 사람이 있어요”라고 하며 회개하고 사랑을 구하는 기도에 방긋 웃으며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주님께 최선을 다했다.
“혹시 오늘 주님 못 만나면 내일 또 올게요.” 이렇게 인사하고 헤어지곤 했는데 그날이 정말 금방 왔다.주님은 내가 그녀와의 애틋한 만남에 끝까지 함께하게 해주고 싶으셨는지, 바쁜 일정 중에도 그녀의 장례 발인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갈 수 있도록 허락하셨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시느니라 - 골 3:1
† 말씀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 마태복음 13장 44절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 로마서 15장13절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 로마서 12장12절
† 기도
이 땅 가운데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만날 때마다 주를 원망하고 낙심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주님을 주인으로 인정한 뒤 나의 삶에서 내가 주인 되려 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이 주인 되는 삶을 살게 하소서. 그것이 나의 뜻과 생각과 다를지라도 완전하신 주님의 뜻을 믿으며 나아가길 원합니다.
† 적용과 결단
고통과 어려운 순간을 만날 때에 낙심하며 원망했던 적이 있으셨나요? 주님은 알라딘램프의 지니처럼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시고 우리의 삶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되게 만들어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이 우리 삶의 주인이심을 인정하고 순종하는 하루를 살기를 결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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