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 중후반쯤 친구의 부탁으로 한 언니의 결혼식 반주를 해주었다. 그렇게 알게 된 연수 언니는 고맙다며 잊을 만하면 내게 안부를 물었다.
어느 날, 언니가 내게 예수님을 믿냐고 물었다. 그때까지 내 주위에는 크리스천이 거의 없었다. 급할 땐 나도 모르게 하나님을 찾았지만, 크리스천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많아서 반감이 있었기에 기독교는 무조건 싫었다. 또 신의 존재를 믿고 의지하는 자들을 ‘노력 없이 대가를 바라는 인생의 패배자’로 치부하기도 했다.
언니에게 “나는 교회에 안 다녀”라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언니는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며 자신이 다니는 교회 모임에 오라고 설득했다. 나는 언니와의 좋은 관계를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말했다.
“언니, 앞으로 그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지 않는 게 언니의 이미지 관리상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곤 했는데, 그 연수 언니가 번뜩 떠오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삼십 대에 접어들어 나름 친하다고 믿었던 지인으로부터 일방적인 공격을 받았다.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답답했다.
‘내가 인생을 잘못 살았나?’
그때 연수 언니가 연락을 해왔다. 정말 오랜만에 전화해서 대뜸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나는 망설이다가 언니에게 당시 처한 상황을 얘기했다. 언니가 말했다
“네가 아는 사람이 백 명쯤 있다면 그중에 한 명이 그런 것인데 왜 잘못 살았다는 생각까지 하니? 내가 너를 아는데 무조건 그 사람이 잘못했을 거야.”
언니의 이 말이 너무나 큰 위로가 되었다.
그러나 몇 달 후 계속 괴롭히는 그 지인과 관계를 확실히 끝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그가 내게 보냈던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하여 고소하려고 휴대폰 서비스센터에 가서 문자 내용을 문서로 받아왔다.
모든 걸 참고 잘 잊고 지내다가 문자메시지 한 통에 온 신경을 빼앗겨 사흘이나 잠을 설쳤다. 더 이상 잠을 못 자면 죽을 것 같은 생각에 무심결에 “하나님, 나 잠 좀 잡시다!”라고 했다.
다음 날, 고소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저장해 놓은 문자 내용이 바뀌어 있었다.
나는 놀라서 서비스센터로 달려갔다. 직원이 대수롭지 않게 듣더니 확인하기 위해 문자 내용이 담긴 용지를 가지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다시 나올 때는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고객님, 이건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라고 했다.휴대폰에는 “잘 자, 내 꿈 꿔^^”로 문자 내용이 바뀌어 있었는데, 기계로 다시 뽑으니 고소하기로 한 내용이 다시 그대로 나왔다.
‘아니, 사람이 아니면 귀신이라는 거야?’
갑자기 전날 밤, 내가 하나님을 찾았던 기억이 스쳤다.
‘설마, 미칠 것 같아서
아무 의미 없이 그냥 외쳐본 건데….’
내가 급할 때마다 찾던 그 하나님이 정말 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연수 언니를 따라 두어 번 교회 모임에 나가서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 들었다. 처음 한두 번은 너무 흥분이 되었다. 문자로 이모티콘까지 섬세하게 보내오는 그 하나님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성경을 읽을 자신도 없고 너무 바빠서 모임을 통해 쉽고 빨리 모든 걸 알길 원했는데, 사람들은 내가 모임에 갈 때마다 ‘부활’만 얘기했다. 시간이 아까운데 진도를 나가지 않는 것 같아 답답했다.
나는 속으로 ‘아니, 하나님이 창조주시고 또 유일신이라면 부활하는 게 당연하지. 그게 뭐 그리 대수야?’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내게 복음을 전해주는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표적까지 보여주신 하나님이 진짜 살아계신 것 같았지만 당시는 세상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살았기에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내게는 큰 짐으로만 여겨졌다.
‘차라리 몰랐으면 살던 대로 즐겁게 살 텐데…. 이제는 교회에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교회에 다닐 시간은 없고… 이러다 하나님한테 벌 받는 건 아닐까?’
심한 갈등을 겪으면서도 내 인생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했기에 일상에만 매달렸다. 이후로도 이따금씩 힘든 순간마다 희한하게도 연수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처음에는 신기해하다가 언제부턴가 무슨 일이 생기면 언니에게서 전화가 오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다. 심지어 기다려지기도 했다.
† 말씀
그 때에 내가 너를 괴롭게 하는 자를 다 벌하고 저는 자를 구원하며 쫓겨난 자를 모으며 온 세상에서 수욕 받는 자에게 칭찬과 명성을 얻게 하리라
– 스바냐 3장 19절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 민수기 6장 24절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 마태복음 7:14
† 기도
문제가 해결되고 상황이 나아지면 주님과의 동행보다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또 다시 문제가 생기면 주님께 나아가 힘들다고 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회개합니다. 주님 상황과 문제가 아니라 생명되신 주님이 우리의 주인이시며 우리와 함께 하는 삶을 누리며 살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주님보다 문제가 더 컸던 적이 있으셨나요?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주님 없는 삶을 살았던 적이 있으신가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선포하고 어떠한 순간에서도 주님께 먼저 나아가는 삶을 살기 위해 말씀과 기도로 깨어 있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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