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님 앞에서 재차 부르심을 확인했다.
내 미래를 향한 그분의 구체적인 계획을 물으며 집중적으로 기도했다. 중보자들에게도 이 기도 제목을 끈질기게 요구했고, 기도로 멘토링을 받을 때면 집요하게 묻고 또 물었다.
나는 매사에 개인적으로 받은 기도 응답과 중보자들의 기도 응답이 일치하는지 묻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이 과정은 집요하고 끈질긴 확인이 필요했다. 일치든 불일치든 명확한 확인이 있기까지 묻고 또 물었다.
한번은 중보자와 함께 기도하는 중에 내 진로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물어달라고 자꾸 요청했더니, 같이 기도하던 동생이 내 허벅지를 꼬집었다. 제발 그만 좀 하라는 사인이었다. 중보기도를 해주시던 목사님은 이렇게 대언하셨다.
“유경아, 이제 내게 나아와 미래를 보여달라고 그만 조르렴.”
목사님도 본인의 입에서 나온 말에 사뭇 당황하는 눈치였고, 나와 동생은 웃음이 터지는 걸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 거듭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나는 하나님께서 나를 목회자로 세우길 원하시는 교회로의 부르심을 받아들였다.
나의 이십 대는 내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확실히 알고자 하는 갈망과 몸부림으로 채워진 시간이었다.
청년들에게 도전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거다.
청년의 시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하나님 앞에 엎드려 자신의 인생을 향한 그분의 계획과 인도하심을 여쭈어야 한다. 전능하신 분께 엎드려 있다 보면 인생을 배운다. 그분의 보좌 위에서 우리 삶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 엎드림으로 인생의 내력(耐力)을 키우고 약속에 대한 응답과 확신으로 내공을 쌓는다. 나는 청년들이 미래를 대비해 수많은 자기 계발 프로그램을 듣고 다양한 적금과 보험은 가입하면서, 정작 하나님께 미래를 묻고 인도하심을 구하는 기도에는 무관심한 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는 자신의 미래가 누구에게 달려있는지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다.
인생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아무것도 묻지 않고, 만물의 주관자와 공급자이신 그분께 아무것도 구하지 않는 청춘, 이런 청춘은 진정 어리석다.
어느 날,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바이올린 명강사에게 음악 영재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가 의외의 답을 들었다. 그것은 ‘적기 교육’이었다.
천부적인 재능이나 끈질긴 노력 등의 이상적인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적기 교육이야말로 영재에게 필요한 재능과 노력을 현실적으로 앞지를 수 있는 열쇠라는 게 놀라웠다.
그뿐 아니라 아무리 탁월한 재능이 있고 노력을 쏟아도 적절한 시기의 교육을 놓치면 결코 이르기 힘든 단계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영혼의 적기 교육’은 언제 해야 할까?
늦어도 청년의 때에 완성돼야 한다.
이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영적 태도’를 배워야 한다. 그런데 이는 딱 한 가지 본질만 인식하면 자동으로 갖춰진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 달려있다는 믿음.”
바로 이것이 믿음의 영점 조준이다. 단순하다. 그런데 이 단순한 진리를 삶에 적용하는 청년은 드물다.
이 믿음만 있으면 하나님께 ‘올인’(All In)할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께 전부를 걸면 하나님은 우리의 전부가 되어주신다.
하나님이 우리의 전부가 되어주신다는 고백은 추상적이거나 감상적인 믿음이 아니다. 이 말이 실제 삶이 된 사람은 그 뜻이 피부에 와닿듯이 구체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청년의 때에 우리는 이 믿음 위에서 인생의 ‘원 씽’(one thing)을 결정해야 한다. 인생을 통틀어 추구해야 할 ‘한 가지 가치 결정’ 말이다. 이를 정하지 못한 채 청년의 시기를 보내면 방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시대의 급류에 휩쓸려 잘못된 방향으로 질주하거나 세상 풍조를 따라 이리저리 휘청이게 된다.
실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태양열도 하나의 초점으로 모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태울 수 없다. 마찬가지로 청년의 때에 한 가지 초점, 곧 가치 기준을 정하지 않은 채 세상적인 성공 기준을 학습하고 맹목적으로 달려간다면,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삶의 질서와 영적 태도를 배울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청춘의 낭비다.
이렇게 청춘을 허비하고 나면 중년의 허무가 기다리고 있다. 생각보다 인생이 짧다. 인생을 하나의 실로 꿰지 않으면 시간은 바닥에 뿌려진 구슬처럼 모두 흩어져 버린다.
나는 내 청춘을 오직 하나로 뀄다.
‘부르심’의 실로 뀄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보다 잘한 일, 그 이상의 인생 준비는 없다.
- 여섯 걸음, 원유경
† 말씀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 잠언 3장 5, 6절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내 길에 빛이니이다 주의 의로운 규례들을 지키기로 맹세하고 굳게 정하였나이다
– 시편 119편 105, 106절
† 기도
하나님, 내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확실히 알고자 주님 앞에 엎드립니다. 나를 향한 계획과 인도하심을 여쭙니다. 알려주십시오. 모든 것이 주님께 달려있음을 고백하오니 나의 모든 것이 되어주십시오.
† 적용과 결단
인생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미래를 묻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기도를 주님 앞에 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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