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팅이의 집_윤홍진
GP만화

침묵과 거절 속에 피어난 십자가

침묵과 거절 (마15:21-39)



침묵과 거절 (마15:21-39)


주님을 따르는 제자학교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과목들 중 하나가

바로 '침묵과 거절'이라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없거나,

주님께서 오랫동안

침묵하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

자주 우리는 답답함과 서운함,

당혹스러움과 비참함 등의

좋지 않은 감정들에 휩싸여

길을 잃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가나안 여인은

'침묵과 거절'이라는 과목에서

예수님으로부터 최고점을 받은,

믿음의 여인이었습니다.

가나안 여자 하나가 그 지경에서 나와서 소리 질러 이르되 주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딸이 흉악하게 귀신 들렸나이다 하되 예수는 한 말씀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마15:22-23상)

이 여인은 귀신들린 딸을 고치기 위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주 앞에 나아와 소리지르며 간청했습니다.

사랑많으신 예수님께서

소문대로 당연히 고쳐주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예수님의 첫반응은 '침묵'이었고,

한 말씀도 대답지 않으셨습니다.

... 제자들이 와서 청하여 말하되 그 여자가 우리 뒤에서 소리를 지르오니 그를 보내소서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하시니 (마15:23-24)

그래도 여인은 굴하지 않고

거듭 소리지르며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두번째 반응은 '거절'이었고,

"이스라엘의 집 외에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않았다"하시며

대놓고 매정하게 딱잘라 말씀하셨습니다.

여자가 와서 예수께 절하며 이르되 주여 저를 도우소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마15:25-26)

여인은 포기하지 않고 한단계 더 나아가

예수님 앞에 엎드려 절을 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도와달라고 매달립니다.

침묵과 거절을 넘어 이제 예수님께서는

여인을 '무시'하십니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않다"하시며

여인이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차가운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이쯤되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물러갈만한데...

여인이 예수님께 올려드린 한 마디가

예수님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여자가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 이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하시니 그 때로부터 그의 딸이 나으니라 (마15:27-28)

자신이 개로 여겨질지라도

주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고백에

예수님은 여인의 믿음이 크다 하시며

그녀의 소원대로 딸을 고쳐주셨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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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도

'침묵과 거절'의 길을

통과하셨습니다.

이 땅에 사시는 동안

항상 감람원에서 아버지와 함께

친교를 나누시며

온밤을 지새워 동행하시던 주님...

겟세마네 동산에서 죽음을 앞두고

십자가의 잔을 옮겨달라고 기도하셨지만

아버지의 '거절'을 맛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모진 십자가 위에 달려계실 때에

천군천사를 보내실 수도 있었지만

먹구름으로 하늘을 닫으시고 통곡하신

아버지의 '침묵'도 맛보셨습니다.

아버지의 거절과 침묵...

그리고 아들의 온전한 순종을 인하여

내 모든 죄가 십자가에서 청산된 것입니다.

.

.

.

오늘 말씀을 마음 속 깊이 담아두고

앞으로 거절과 침묵의 길을 통과할 때

십자가에서 아버지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당하신 아들의 고난과

순종하심을 기억해야겠습니다.

그가 아들이시면서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워서 온전하게 되셨은즉 자기에게 순종하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고 (히5:8-9)

<적용>

요즘 입찰준비로 바빴는데, 오늘 입찰마감하고나서 주님의 십자가사랑에 감사하고 찬양하며 충분한 기도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기도>

사랑하는 주님, 오늘 가나안 여인이야기를 통해 당신의 십자가를 조명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주께서 침묵하실 때에는 뭔가 크고 비밀한 일을 준비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주께서 거절하실 때에는 뭔가 더 좋은 것을 주시려는 선하신 뜻이 있음을 믿습니다. 그 과정을 아프고 힘들지만, 그 연단의 과정을 통과하고 나면 주님과의 더 깊은 동행의 삶을 살게 될 것을 믿습니다. 오늘도 주님의 십자가를 마음깊이 묵상하며 제게 지금 허락하신 모든 삶에 개입하시는 주님의 사랑에 반응하게 하소서. 제 모든 일상 가운데 부어주시는 신실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