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기도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 특징은 ‘파워’다.
지키려면 힘이 필요하다.
‘지킨다’를 넣어서 아무 문장이나 만들어보면 이해가 쉽다. ‘군대가 나라를 지킨다’, ‘경찰이 시민을 지킨다’ 등등. 군대가 나라를 지키려면 군사력이 있어야 하고, 경찰이 시민을 보호하려면 공권력이 있어야 한다. 힘이 없다면 누군가를 지킬 수 없다. 이 힘은 지키는 기도를 반복하는 가운데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적대성’이다.
파워가 필요한 이유는 무력 행사의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힘을 행사할 대상에게 적대적이지 않다면 지키는 일을 할 수 없다.
지키는 일의 필요 자체가 대적이 있을 때 생긴다. 앞서 들었던 예를 이어서 말하면, 군사력은 적의 세력에게, 공권력은 위법자에게 적대적이다.
지킨다는 것은 최소한 잠정적으로라도 공격자가 있다는 뜻이고, 그것은 적대성과 이어진다. 예수님의 “양의 문” 선언에서도 이 두 가지 특징이 엿보인다.
나는 양의 문이라 - 요 10:7
예수님 당시 팔레스틴 지역에서는 양 떼를 목초지로 이끌고 다녔다. 지금처럼 가축 사료를 먹이는 것이 아니었다. 목자는 꼴과 물이 있는 곳으로 자신의 양 떼를 이끌고 가 먹이고 마시게 했다.
그러다 밤이 되면 목자는 디귿자(ㄷ)로 돌담을 쌓은 야생의 우리 안에 양 떼를 안착시켰다. 거기에는 문이 없었다. 문이 있어야 할 자리는 비어있었다.
그 자리에 목자가 드러누웠다. 자신의 몸을 양의 문으로 제공했다. 이유는 지키기 위함이었다. 양 떼가 밤을 맞이해서 자는 동안 목자는 그들을 몸으로 지켰다.
당시 목양자들은 허리춤에 무기를 가지고 다녔다. 물매와 단검을 가진 목자들은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다윗과 골리앗 스토리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십대의 소년이었던 다윗은 골리앗과의 싸움에 앞서 자신이 야생에서 사자와 곰을 대적했던 이야기를 했다(삼상 17:36). 그것은 다윗이 목자였던 것을 뜻한다.
또한 당시 목자들은 모두 ‘양의 문’이었다. 다윗도 양 지킴이였다. 그들은 야생의 사자와 곰과 늑대로부터 자신의 양 떼를 밤새 지켰다. 목숨을 건 싸움꾼들이었다.
‘양의 문’은 야생에서 밤새 양 떼를 몸으로 지키는 싸움꾼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이들은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동시에 양 떼를 위협하는 모든 야생동물들에게 적대적이었다. 자신을 이러한 “양의 문”으로 소개하셨던 예수님은 뒤이어 “선한 목자”의 캐릭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 요 10:11
그분은 자신의 양 떼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셨다. 파워를 가진 분이 적대적인 무력행사를 하시되, 목숨을 다하기까지 하시는 모범을 보이셨다.
목양자는 양의 문이다. 그는 지키는 자이며 적대 세력을 향해 목숨을 건 싸움꾼이다.
그리스도의 양 떼를 돌보는 모든 이들은 예수님의 모범을 좇아 지키는 기도질을 하되 악한 세력에 맞서 적대적으로 반복한다.
그렇다면 지키기 위한 힘은 어디서 오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성경을 열어 ‘지키는 일’에 대해 찾아보면 다음 구절이 가장 먼저 나온다.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 창 2:15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창 1:28
지키는 일과 그에 필요한 파워는 성경의 첫 부분부터 나오는 주제다. 창조주께서는 본인의 세상을 인간에게 맡기며 “지키게” 하셨고 그에 필요한 파워인 “복”도 이미 주셨다. 여기에 지키는 일의 프로토타입(prototype)이 나오며 그 안에 원리가 들어있다.
개인의 힘으로는 세상을 지킬 수 없다. 힘의 원천은 창조주께 있다. 아담의 하나님은 지금도 동일하시다.
우리도 누군가를 지키려면 계속 그분의 능력을 기도로 의지해야 한다. 아담만큼이나 우리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지키는” 일을 맡기셨다.
비록 그가 범죄하고 타락해서 이 일에서 해고당했지만(창 3:24), 창조주께서는 그리스도를 보내어 이 일을 다시 우리에게 돌려주셨다(요 17:12). 처음부터 존재했던 적대 세력으로부터(창 3:1, 계 12:9) 세상을 지키는 일은 다시 우리의 일이 되었다(고전 15:45).
주님의 뜻대로 되길,
계속 기도하는 힘 부으소서!
그뿐만이 아니다. 지키는 업무를 회복한 그리스도의 사람들을 온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롬 8:19). 세상을 지키는 일, 그리스도의 사람들을 지키고 교회를 지키는 일이 우리에게 다시 주어졌다.
군대가 무력을 국가에게 부여받듯, 우리는 파워를 하나님의 나라로부터 얻는다. 업무를 맡기신 분이 그 나라의 주권자시다.
지키는 힘의 원천이 그분에게 있다.
지키는 일을 맡기신 분이 지키는 힘을 주신다. 창세기 1-2장에서와 다를 바 없다. 창조주의 말씀대로 순종하며 그분과 동행할 때 우리는 지키는 힘을 얻는다.
† 말씀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하지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길을 너희에게 가르칠 것인즉 – 사무엘상 12장 23절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 빌립보서 4장 6, 7절
† 기도
하나님, 예수님처럼 지키는 자이며 적대 세력을 향해 목숨을 건 싸움꾼이 되게 하소서.
지키는 기도를 쉬지 않게 하시고, 악한 세력에 맞서 적대적으로 반복하게 하소서. 맡겨주신 이 일을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기도로 감당할 때 모든 것을 책임져 주옵소서.
† 적용과 결단
누군가를 지키려면 하나님의 능력을 기도로 의지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보내어 이 일을 다시 우리에게 돌려주셨습니다.
지키는 일을 맡기신 하나님께서는 그 힘도 주십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동행하여 지키는 힘 얻기를 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