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이 무엇입니까?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의 인도에 우리가 반응함으로 이루어지는, 일종의 영적인 과정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영적인 형성(Spiritual Formation)이고, 그 단어를 축약한 것이 ‘영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에는 ‘영성’이란 단어가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기독교에서만 아니라 불교와 이슬람교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이 사용되다보니 과장되거나 별 의미 없이 무조건 ‘영성’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단어에 대해 알아두어야 할 상식은 ‘영성’이란 단어를 제일 먼저 사용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입니다.
《기독교 영성사》를 기록한 브래들리 홀트의 말을 들어보십시오. “기독교 영성은 역사적이고 전 세계적인 것이며, 그것은 이천 년 동안 발전되어온 것이다. 그리고 영성이란 단어를 제일 먼저 쓴 것이 바로 크리스천들이다.”
이렇게 보면 ‘다른 종교에서 기독교를 모방해서 영성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싶은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독교 일각에서는 이 단어가 지나치게 오남용되는 것을 우려해 아예 ‘영성’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19세기부터 이와 비슷한 의미로 많이 사용되어온 단어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개신교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 단어가 바로 ‘경건’입니다.
저는 ‘경건’이란 단어보다 ‘영성’이 훨씬 더 광범위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영성에는 경건이란 단어로 담아낼 수 없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저는 영성이라는 단어가 좀 더 포괄적이며, 경건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공부하고 묵상할 의미들을 내포하기에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성이란 단어는 우리가 먼저 사용한 것이기에 다른 종교가 사용한다고 해서 우리가 사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이 단어를 제일 먼저 썼으니 회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건’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기본적인 태도를 말합니다. 경건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영단어 중 하나가 ‘Godliness’인데 이 단어는 ‘Godly’, 즉 ‘하나님다운’에서 나온 말로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의 모습’이란 의미입니다. 하지만 ‘영성’은 그 외에도 우리의 영적인 체험이나 모든 것을 광범위하게 내포하고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경건보다 더 넓고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대의 탁월한 복음주의 신학자인 알리스터 맥그래스란 분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영성이란 종교와 종교의 범주 안에서 그 종교에 근거한 사고들을 통합하는 믿을 만하고 만족할 만한 종교적 삶의 추구이다.”
영성은 삶과 관련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삶’이란 단어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그는 기독교 영성을 정의할 때 “기독교 영성은 기독교적 신앙의 범주 안에서 기독교를 근거로 한 기독교적 근본 사고들과 기독교적 삶의 전체적 경험들을 통합하는 믿을 만하고 만족할 만한 기독교적 경험의 추구이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삶’과 ‘경험’이란 단어만 기억하십시오. 영성이란 단어는 우리의 삶과 관련이 있고 우리의 경험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소위 해방신학자로 분류되는 분이지만 영성에 대한 글도 많이 쓰신 구티에레즈는 영성을 정의하면서 “영성이란 신앙체험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온 생수와 같다”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 7:38)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이는 우리의 체험을 전제로 한 중요한 선언입니다.
또한 구티에레즈는 “영성이란 생명과 사랑의 성령에 따라서 자유로이 걸어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왜 영성을 ‘길’이라고 했을까요? 그것은 하루아침에 완성된 제품 같은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성을 기독교적으로, 성경적으로 정의할 때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의 삼위일체와 ‘성도’ 그리고 ‘삶’과 ‘경험’입니다. 이 단어들이 포함되어야 제대로 된 기독교적, 성경적 정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성도, 삶, 경험
또한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말씀에 근거하여’라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말씀에 근거하지 않는다면 기독교적이고 성경적인 근거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전제 아래서 앞서 말한 6개의 단어를 연결시켜 다음과 같이 영성을 정의해보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말씀에 근거하여 예수님을 주로 모신 성도들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의 과정.”
제가 정의한 것이지만, 기독교적으로 영성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따르는 내용들을 포괄적으로 담으면 이렇게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성, 영성의 형성(Spiritual Formation)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말씀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
– 로마서 8장 9절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 갈라디아서 5장 16절
그들이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 히브리서 11장 15, 16절
† 기도
하나님, 저를 주의 자녀 삼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단지 주님을 만나고 믿는 것으로 끝나는 신앙이 아니라 삶으로 주님을 나타내며 살아내게 하소서. 내 삶에서 주를 만남으로 인해 흘러나오는 생수를 주변에 흘려보내는 자가 되게 하소서. 끊임없이 믿음의 길을 걸어가며 나아가는 자가 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영성이란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말씀에 근거하여, 예수님을 주로 모신 성도들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의 과정”입니다.
더 크신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보는 것이 건강한 영성 여행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 출발점입니다. 찬양하며 기도하며 즐겁게 떠나는 이 순례의 길에 당신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