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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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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허공을 떠돌았다.

성경을 펴서 겨우 두세 단락 읽으면 집중할 수 없어 미칠 지경이었다.

 2019-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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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람들에게 수만 번도 더 했던 질문이 있다. 반응은 언제나 똑같다. 무거운 한숨을 내쉬고, 눈을 굴리고, 손을 든다. 그 질문은 이것이다.

여러분 중에 성경을 읽을 때 딴 데로 돌아다니는 마음과 씨름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혹시 당신도 방금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는가? 이 문제와 씨름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나는 방랑하는 마음과 씨름하지 않은 적이 없다. 어릴 때만이 아니라 십 대 내내, 20대와 그 이후까지 그리고 지금도 날마다 씨름한다.

어느 날 아침, 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나는 몹시 좌절했다. 그리스도인이 된 지 21년째였다. 이미 빌립보서, 요한복음, 디모데후서를 내면화했고(internalized), 수년째 요한복음을 드라마틱하게 상연하고 있었다. 성경이 얼마나 엄청난지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성경을 펴서 겨우 두세 단락 읽으면 마음이 허공을 떠돌았다. 집중할 수 없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럴 때면 좌절한 채 성경을 덮고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나 : “하나님… 뭐가 잘못된 건가요? 왜 집중을 못 할까요? 저는 당신과 당신의 말씀을 사랑하고, 당신의 말씀이 살아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런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소설은 두세 시간을 읽어도 마음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데 왜 성경은 고작 두 단락만 읽어도 오만가지 생각이 듭니까?”

하나님 : “말해줄까?”

나 : “네… 말씀해주세요.”

그러자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는 어느 풋볼팀의 러닝 백(running back, 후방에 있다가 공을 받아 달리는 공격팀의 핵심 선수)이었다. 우리 팀은 20야드 라인(터치다운 존 20야드 전방)에 있었다. 내 등번호가 불렸다. 내가 공을 잡을 터였다.

나는 준비되어 있었다. 훈련도 했고, 컨디션도 좋았다. 플레이북(공수 작전을 그림으로 그려둔 책)도 익혔다. 어디에 구멍을 만들고 어떤 블로커들(blockers, 상대 수비수들을 막아주는 선수들)이 따라붙을지 알았다. 엔드 존(end zone, 상대팀의 끝줄, 터치다운 존)을 ‘머릿속에 그리는’ 아주 중요한 과제도 마쳤다.

쿼터 백(quarter back, 공격팀의 사령관으로 작전을 지시하고 작전에 따라 볼을 배분한다)이 내게 공을 건네고, 나는 공을 받아 달린다. 3야드… 10야드… 와! 20야드… 탁! 누군가 내 등을 친다.

“음… 내가 왜 엔드 존에 있지 않은 거지? 나는 엔드 존을 머릿속에 그렸고, 엔드 존에 가 있고 싶다고! 그런데 왜 내가 거기에 가 있지 않은 거지?” 팀 동료가 나를 도우려고 다가왔다가 내가 투덜대며 혼잣말로 이렇게 묻는 것을 듣고는 아주 단순하게 대답했다.

이봐, 저쪽 수비수들 때문일 거야.”

이해되는가? 나는 이 부분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당신과 내가 앉아 성경을 읽을 때마다 수비수가 있다. 우리가 성경을 즐기지 못하게 하려고 적극적으로 애쓰는 자가 있다. 이 수비는 일찌감치 시작된다. 당신이 성경을 펴기도 전에 시작된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넌 성경 읽을 시간 없잖아!”
“성경을 읽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해야 할 더 중요한 일들이 있잖아!”
“너는 하나님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30분 더 자는 게 필요하다고!”

성경을 읽는 동안에도 수비는 계속된다.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이다.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심지어 생각해야 할 중요한 것이지만 조금 미뤄도 괜찮은 일들이다.

수년간, 나는 집중이 흐트러질 때마다 ‘왜 나는 집중을 못 하는 걸까? 왜 성경을 즐기지 못하는 걸까? 조금도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아! 그러니 그만둬야겠어’ 하며 그저 자신을 탓했다.

이런 생각들이 어디서 오는 것 같은가? 경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상대 팀이 스스로 자신들을 탓하게 할 수만 있다면 그 순간 승부는 결정된 거라고 말할 것이다. 경기는 해보나 마나다.

핵심은? 수비를 깰 전략이 필요하다. 단연코, 최고의 전략은 기도다. 이것은 집중하게 도와주세요!”라는 2초짜리 기도가 아니라 전략적 기도다.

사실 기도는 구체적으로 세 번에 걸쳐 당신이 수비를 깨도록 도와준다.

성경을 읽기 전에 기도하고, 읽으면서 기도하고, 읽고 나서 기도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경우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단순함이다. 여기서는 성경을 읽기 전에 기도하는 부분만 살펴보기로 한다.

기도로 시작하라고 당신을 독려하는 까닭은 기도가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이어서가 아니다. 성경공부를 정보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전환하려 할 때 하나님과 담소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나는 성경을 읽기 전 세 가지 기도를 한다. 각 기도는 내가 성경 읽기를 준비할 때 바른 마음가짐을 갖도록 도와준다.

첫째, “하나님, 당신의 살아있는 말씀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는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느끼는 일보다 감사하는 일에 집중하기가 쉽다.

단순하지만 중요한 기도다. 우주의 하나님이 당신에게 그분의 말씀을 주셨다. 그분이 당신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그분이 이 말씀을 오래전에 기록하셨다. 당신을 염두에 두고! 성경은 단지 공부해야 하는 교과서가 아니다. 시, 편지, 소설, 가이드북, 전기, 자서전… 이 모두가 어우러진 책이다. 당신을 위한 책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읽는 동안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하나님, 오늘은 무엇을 하기 원하십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시간은 일차적으로 관계 중심이지 정보 중심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지금껏 정보 중심으로 성경을 공부했다. 이것은 “하나님, 오늘 제게 무엇을 가르치기 원하십니까?”라는 마음가짐으로 성경을 대하는 습관이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아무것도 가르치기를 원치 않으신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저 당신과 시간을 보내고 싶으실 뿐이라면? 하나님께서 당신을 격려하거나 위로하거나, 그분이 수많은 골치 아픈 사람들(딱 당신과 나 같은)과 지금껏 아주 오랫동안 교제해오셨음을 당신에게 일깨우기 원하실 뿐이라면?

이미 살펴보았으나 반복할 가치가 있다. 어떤 날은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려 하시는 것이 아주 분명하다. 당신이 부모거나 당신에게 부모님이 계신다면 이것을 직관적으로 안다. 어떤 날은 아버지가 내게 뭔가를 가르쳐주셨다. 그런가 하면 어떤 날은 그저 함께 캐치볼을 하며 놀았다. 둘 다 꼭 필요했다.

이 생각을 해보면 성경 읽기 시간을 대화 중심으로 갖는 데 도움이 된다. 만나기만 하면 당신에게 뭔가를 가르치려고 드는 친구와 대화할 때 집중할 수 있겠는가? 금세 지루해지고, 그를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는 처음 21년간 성경을 이런 패턴으로 읽었던 것 같다.

하나님, 집중하게 도와주세요.
기도하며 읽기

셋째, “하나님, 집중하게 도와주세요.”

단순하게 들리지 않는가? 그러나 집중하게 도와달라고 하나님께 구하는 게 앞뒤가 맞는가? 앞서 들었던 풋볼 비유를 계속해보자. 누군가 수비하고 있다면 우리 팀에 블로커들이 있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려고 천사들을 준비해두셨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모든 천사들은 섬기는 영으로서 구원받을 상속자들을 위하여 섬기라고 보내심이 아니냐 - 히 1:14

러닝 백이 경기장에 나설 때마다 곁에는 늘 팀 동료들이 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잠기는 시간을 즐기지 못하게 하려고 원수가 애를 쓴다면 우리 힘으로 그와 맞서 싸울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가 과연 얼마나 버티겠는가? 그러나 하나님의 천사들이 우리를 위해 블로킹을 하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다음에 성경을 펼칠 때는 잠시 멈춰서 세 가지 기도를 하라. 그러면 깜짝 놀랄 만큼 집중이 쉬워지고, 성경 읽기가 훨씬 즐거울 것이다.

† 말씀
이제는 나타내신 바 되었으며 영원하신 하나님의 명을 따라 선지자들의 글로 말미암아 모든 민족이 믿어 순종하게 하시려고 알게 하신 바 그 신비의 계시를 따라 된 것이니 이 복음으로 너희를 능히 견고하게 하실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무궁하도록 있을지어다 아멘 - 로마서 16장 26,27절

예수께서 가라사대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가 복이 있느니라 - 누가복음 11장 28절

† 기도
나의 크신 지킴이요 보호자이신 하나님 아버지, 말씀을 읽을 때마다 집중하지 못하는 저의 모습을 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말씀 읽기를 방해하는 수비수 사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읽을 때 집중하게 하소서. 사단의 수비을 뚫게 하소서. 읽은 말씀이 기억나게 하소서. 생각과 태도가 당신의 말씀에 푹 잠기게 도우소서.

적용과 결단
성경을 읽기 시작한 지 2분도 못 되어 마음이 방랑을 시작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우리의 성경 읽기를 방해하는 수비수가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기도로 그 수비수를 뚫어봅시다.


낭독으로 만나는 테마
귀로 들어요~ 갓피플 테마. 눈으로만 읽는 것과는 다른 은혜가 뿜뿜. 테마에 담긴 주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다양하고 새롭게 나누어지기를 기도하며, 갓피플 직원들이 직접 낭독했습니다. 어설퍼도 마음만은 진실한 낭독러랍니다^^ 같은 은혜가 나누어지기를...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