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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관통 성경통독

창세기 개요 [마음관통 성경통독 #06]

창세기 개관

저자
모세오경 즉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 다섯 권의 책은 모세가 기록했다. 히브리어로 ‘토라’라고 부른다. 창세기에 저자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으나, 성경은 모세가 저자임을 증거하고 있다(출 17:14 ; 민 33:2 ; 수 1:7 ; 막 12:26 ; 요 7:19). 예루살렘 탈무드도 모세 저작설을 지지하고 있다. 애굽 사람의 학술에 통달한 모세(행 7:22)야말로 오경(五經)의 저자로 최적의 소양과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시대
전반부 열한 장은 약 2천 년이라는 긴 시간과 광활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배경으로 하며, 천지창조부터 타락, 홍수, 바벨탑 등의 대사건들을 다룬다. 그다음은 아브라함이 가나안으로 이주한 후 아브라함 가문 4대의 역사를 요셉의 죽음(약 BC 1800)까지 기록하고 있다.

내용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다. 창조의 초점은 여섯째 날 만드신 사람에 있다. 피조물 중 유일하게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한 존재이다. 하나님을 닮은 그들은 에덴에서 하나님과 어우러져 살며 복락을 누린다. 그러던 에덴에 문제가 생긴다. 하나님의 형상을 한 에덴의 주인공들이 뱀의 유혹을 받아 하나님을 등진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에 의해 하나님과 함께 살도록 창조된 존재였다. 그런 그들이 하나님을 떠나게 되자 본래의 모습을 잃고 타락한다.

창세기의 전반부는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으로 시작된 죄가 온 땅에 퍼져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세상이 죄로 가득하게 되자 하나님은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신다. 후반부에서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와 그 자손을 믿음의 길로 인도하시는 내용에 초점을 맞춘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가나안 땅으로 부르시면서 네 가지를 약속하신다.

가나안 땅을 주시고, 거기서 자손을 번성케 해 민족을 이루게 하시며, 복을 주어 창대하게 하시고, 다른 족속에게 복의 통로가 되게 하신다는 것이다(아브라함 언약). 한 사람에게 다가가 은혜를 끼치심으로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그를 한 민족으로 일으킨 다음 그를 통해 모든 죄인을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인 것이다.

하나님은 언약을 신실하게 이루어 가신다. 아브라함과 그 자손들은 삶 속에서 하나님의 신실하신 은혜를 체험하면서 하나님을 신뢰해야 함을 깨달아간다. 하나님은 야곱 대에 이르러 그 가족을 나일 삼각주의 비옥한 땅으로 인도하시고 거기에서 하나의 민족으로 번성케
하신다.

구조

창세기 개요

태고의 역사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다. 이들을 위하여 에덴을 창설하시고 그 안에서 복락을 누리게 하신다.

그러나 이들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스르고 뱀의 말을 따르는 불순종을 저지른다. 그 후 아담과 하와에게 없던 증상이 나타난다. 자신들이 벗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어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고, 하나님이 두려워져 숨으려 하는 것이다. 이전에 그들은 벗고 있었으나 벗었음을 의식하지 못했다. 이는 하나님과 하나 된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엄마 품속의 젖먹이가 자신이 벗었음을 의식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나 불순종한 후에는 그들이 벗었음을 깨닫고 자신 이외의 존재로부터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이는 그들 속에 배타적 자의식(排他的 自意識)이 생겼음을 말해 준다. ‘우리’라는 유기적 공동체가 아니라 ‘나’와 ‘남’의 불안한 동거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 증상이 심각한 것은 창조주 되신 하나님까지도 ‘남’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 변화로 인간은 사랑의 능력을 잃고 결국 자기중심적(自己中心的) 태도로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아담의 기질을 내려받아 날 때부터 ‘나’와 ‘남’을 차별화하며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따라서 이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기에 이러한 모습은 타락이며 저주이다. 인류의 모든 갈등과 죄악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사건은 배타적 자의식이 어떻게 끔찍한 죄를 낳는지를 잘 보여준다. 성경은이러한 저주로부터 인간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무진 노력을 쏟으시는 하나님의 고통스런 역사를 기록한다. 성경이 두꺼운 것은 그 과정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이 죄로 오염되는 것은 시간문제. 결국 세상은 온갖 죄악이 넘치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하나님께서는 사람 지으신 것을 한탄하며 당대의 의인 노아의 가족만 남기고 온 세상을 홍수로 쓸어버리신다. 그러나 남은 노아의 후손들이 죄 없는 새 세상을 만든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하나님을 타자(他者)로 여기며 그들만의 견고한 성읍 ‘바벨’을 건설하려 시도한다. 이를 우려하신 하나님은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신다.

족장의 역사
하나님이 세상을 홍수로 심판하신 후, 다시는 같은 방식으로 땅을 심판하지 않기로 작정하신다. 사람이 어릴 때부터 그 생각이 악하기 때문에 심판한다고 해서 인간 본성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창 8:21). 대신 사람을 하나님 가까이 불러 신뢰 관계를 맺음으로써 자기중심성에 빠진 인간을 회복시키려 하신다.

이를 위해 부름 받은 사람이 아브라함.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면서 그에게 언약을 주신다(아브라함 언약). 가나안 땅을 주시고, 거기서 자손을 번성케 해 민족을 이루게 하시며, 복을 주어 창대하게 하시고, 다른 족속에게 복의 통로가 되게 하신다는 것이다(창 12:1-3).

이 언약은 ‘하나님의 나라’의 탄생을 예고한다. 하나님이 정하신 땅에 하나님이 기르신 민족이 하나님의 복을 받아 산다면 그것이 하나님의 나라이다. 그 나라를 통해서 모든 족속에게도 복을 주신다는 언약은 이 언약이 아브라함 개인 차원의 것이 아님을 알게 한다. 아브라함은 변화의 시작일 뿐, 하나님의 구상은 인류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깨어진 에덴을 다시 세우려는 하나님의 마스터플랜이다.

하나님은 이 언약을 성실히 이행하신다. 의심하는 아브라함에게 친히 언약 의식까지 행하시면서 언약을 지키실 것을 다짐해주신다(창 15:7-21). 아브라함은 그 언약이 성취되는 것을 체험해 가며 하나님을 신뢰하게 된다. 아들 이삭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묵묵히 따를 만큼 하나님에 대한 아브라함의 신뢰는 깊어진다(창 22장).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을 아들 이삭과 손자 야곱에게도 동일하게 주시며 그 언약을 신실하게 이루어 가신다. 야곱의 가문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뿌리 내렸을 때 하나님은 드디어 그 가문을 한 민족으로 키우신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환경은 애굽의 고센 땅. 나일 강 하류 삼각주에 위치한 이 땅은 야곱의 후손이 살기에 최적의 땅이다.

땅이기름지고 나일의 물은 마르지 않는다. 게다가 애굽 사람은 목축을 가증하게 여겨 가까이 하지 않으니(창 46:34) 야곱 자손은 그들만의 공동체를 이루고 마음껏 번성한다. 요셉이 형제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으로 팔려가고 애굽의 총리가 된 것은 하나님의 백성을 탄생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