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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나 곰은 아니잖아.. 고작 여우인걸.. 심지어 작고 귀여워..

가족이기때문에 이런일 정도는 이해해주고 받아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더 서운하고 상처 받았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작은 것일지라도 주님앞에 올려드리며 다룸받고 견고히 가정이 세워질 수 있도록 매 순가 깨어 있는 가정 되기를 기도합니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위기와 불화로 번지나, 잘 다루면 이전보다 더 친밀한 부부가 된다.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 _아가 2:15

여우가 있다.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다.
다행히 곰이나 사자는 아니다. 곰이나 사자가 왔다면 막는 게 어렵지만 작은 여우는 쉽게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여우는 한 마리가 아니다. ‘작은 여우 떼’라고 번역한 번역본이 있을 정도로 여러 마리가 있다.
한 마리를 물리치면 또 다른 여우가 포도원을 헐기 위해 온다.
농부는 포도원을 지키기 위하여 계속 깨어 있어야 한다.

부부 갈등도 똑같다. 한 가지 갈등을 해결했다고 모든 갈등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여우는 곰과 사자처럼 무섭지는 않다.

곰은 정말 무섭다.
나는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국제 YWAM 선교 전략센터에서 사역하던 어느 날 선교사들이 점심을 먹고 강의실로 돌아오니 큰 곰이 책상에 앉아 있었다.바닥에서 뒹굴다 올라갔는지 카펫이 온통 곰의 털투성이었다. 곰은 두꺼운 나무문을 부수고 150명분의 간식을 먹어 치우기도 했고 벽에 고정된 전자레인지를 떼어서 들고 가기도 했다. 2미터가 넘는 곰이 창 밖에서 침을 흘리며 나를 바라볼 때면 무서워서 오금이 저렸다. 그런 곰이 포도원에 오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가.
물론 사자도 무섭다. 그런 곰이나 사자가 포도원에 오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우리 부부는 작은 여우도 만났다.
콜로라도에서 산책하는데 탐스런 꼬리털이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작은 여우 한 마리가 뒤따라왔다. 어린아이 같은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는데 정말 예뻤다. 아내는 《어린 왕자》에 나오는 여우같다며 좋아했다.

그때 나는 아가서 2장의 작은 여우가 생각났다.
‘저런 여우가 포도원에 왔구나.’
작은 여우는 곰과 사자처럼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그래서 방심하기 쉽다. 부부 사이에 생기는 갈등도 마찬가지다.

물론 길에서 곰이나 사자를 만나는 것처럼 부부관계에 큰 위기가 닥치고 불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작은 여우가 온다.
작은 갈등이 생긴다. 그것을 방치했기에 위기를 맞는다.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
여우가 오는 목적은 포도원을 허물기 위해서다. 포도원은 부부가 열심히 지키고 가꾼 가정을 비유한다.
작은 갈등은 가정의 울타리를 허물고 그동안 애써서 가꿔온 포도 열매 같은 결혼생활을 해친다. 포도원 전체를 허물듯이 가정을 무너뜨린다.
갈등이 일어나는 원인을 살펴 작은 여우를 잡자.

아가서에 나오는 작은 여우는 길을 가다가 우연히 포도원을 발견한 것이 아니다.
꽃의 향기를 맡고 왔다.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_아가 2:13

포도나무에 꽃이 피었다. 향기가 진동했다. 향기를 토한다고 번역할 정도다. 그 향기를 맡고 작은 여우가 왔다. 만약 꽃이 피지 않았다면 향기도 나지 않고 여우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
꽃이 피었기 때문에 여우가 왔다.

꽃이 피면 당연히 향기가 난다. 여우가 찾아오는 것이 싫다고 꽃의 향기를 막지 못한다. 여우가 오는 것도 막지 못한다. 여우는 온다. 그러나 포도원을 헐지 않게 지킬 수는 있다.
<끝까지 잘사는 부부> 홍장빈 ·박현숙p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