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득되는 것과 학습되는 것은 다르다.
습득은 삶 속에서 얻어지는 자연스러운 학습의 과정으로 학습자의 자발성과 열린 환경에서 교육이 일어난다. 반면에 의도적인 배움의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것(learning)을 학습이라고 한다. 학습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이고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습득은 자녀가 태어나 부모와 친밀함을 유지하는 도중에 저절로 일어나는 교육의 과정이다. 습득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관계’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친밀함은 습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아이는 부모를 통해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며, 성장 과정에서 아이는 부모와 소통하기 위해 울음, 옹알거림, 웃음 등으로 자기의 필요를 알리고 자신의 언어를 던진다.
부모는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를 아이에게 표출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쌓이는 친밀함과 소통의 필요로 인해 아동의 언어습득은 연습과 노력의 결과로써가 아니라 무의식적이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부모의 일방적이고 의도적인 주입 방식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와의 친밀감에 의해서 자발적 학습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들과 함께 말씀을 암송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부모와 자녀의 친밀한 관계이다. 자녀는 태어날 때 처음 맺은 관계인 부모와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생을 시작한다. 가장 친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을 들려주어야 한다.
토마스 브루스터(E. Thomas Brewster)는 초임 선교사의 현지 언어 습득의 과정에서 친밀감이 언어습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브루스터 박사는 언어에 대한 관심보다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언어습득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전하며, 그러므로 초임 선교사들은 현지 언어와 문화를 배우기 이전에 현지인들을 뜨겁게 사랑하며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그런 선교사들의 초기 정착 속도가 아주 빠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마찬가지로 자녀들이 태어나서 학습할 수 있는 최초의 환경적 여건은 부모이다. 자녀는 태어나는 순간 부모로부터 모든 것을 가감 없이 수용한다. 어린 자녀들이 태어나서 가장 친밀하고 가장 가까운 대상은 부모들이다. 부모가 말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을 그대로 수용한다.
이런 현상을 각인이론(Imprinting theory, 로렌조 이론)이라고 한다. 알에서 태어난 새끼오리가 생의 초기에 제한된 기간 동안 노출된 대상에게 애착이 형성되어 추종하는 행동패턴을 말하는데,
이 각인 현상은 부화한 직후 어떤 결정적인 시기에 그들을 낳아주거나 기른 부모를 따라 배운다는 것을 증명했다.
즉, 출생 후 일정한 기간 내의 신체의 민감한 움직과 반응, 의사 전달의 수단 등에 관련된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
이와 같이 갓 태어난 아이는 부모와 함께 보내는 결정적인 시기(critical period)를 갖게 된다. 이 시기에 자녀들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부모로부터 정서적, 신체적, 영적인 각인이 나타나고 부모의 모든 방식을 그대로 습득한다.
그러므로 가장 애착이 많이 형성되는 시기에 부모는 자녀에게 말씀의 중요성이 자연스럽게 습득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부모가 말씀을 사모해야 하며, 자녀들이 그것을 느끼도록 의도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부모는 이런 친밀한 관계에 있는 어린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심어줄 수 있는 최상의 여건을 가지고 있다. 언어적, 과학적, 심리적으로 부모는 자녀들에게 말씀을 심어줄 수 있는 최고의 교사이며 최초의 교육기관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정보의 홍수 시대를 분석하여 알고리즘 세상으로 이끌어내는 동안, 우리의 자녀들은 부모와의 친밀한 관계에서 모국어를 습득하듯이 하나님의 말씀을 어려서부터 습득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새로운 세상을 기대해볼 만하다.
- 롬팔이팔, 한창수
† 말씀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 히브리서 4장 12절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도다
– 시편 19편 8절
† 기도
하나님, 부모인 제가 먼저 말씀을 사모하며 암송하고 마음에 새기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능력의 말씀을 우리 자녀들에게 잘 심어주는 부모가 되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말씀을 습득한 세대들이 새로운 세상을 이끄는 자로 준비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 적용과 결단
자녀들이 결정적인 시기에 말씀을 사모하는 자로 교육되어지기 위해서는 부모세대가 기도하며 그러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합니다. 말씀을 사모하며 암송하도록 마음주시고 결단하여, 행동으로 옮기는 우리가 되기를 결단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