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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위한 공동체 : 모이는 교회, 흩어지는 교회 – 김동호 크리스천 베이직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는가?”라고 누군가 질문한다면 대답은 “그렇다”이다. 왜냐하면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믿기 때문에 구원을 얻기 때문이다. 교회 밖에서도, 즉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예수만 믿는다면 얼마든지 구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전도를 할 때 “교회 다니세요”라고 말하기보다 “예수 믿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모이는 교회

교회생활을 하다 보면 교회의 부정적인 면들을 먼저 경험하게 되기 쉽다. 교회도 죄인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래서 그들이 가진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 교회생활 중에 오히려 시험에 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교회 다니지 않는 것이 신앙생활에 더 유익하다고 주장하는 무교회주의자들도 있다. 일리가 있는 듯하지만 그 같은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 무교회주의에 잘못 빠지면 신앙을 아주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교회에 부정적인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회에는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 게으르다. 얽매이지 않고서 혼자 스스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물론 공부할 수 있다. 그러나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힘들어도 학교에 얽매이는 것이 유리하다. 자기보다 먼저, 그리고 많이 공부한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것이 혼자 책 보면서 독학하는 것보다 유익하고, 여러 학생 사이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것이 유익하고, 같은 상황에 있는 동료들에게서 이런저런 정보를 얻는 것이 유익하기 때문이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람은 혼자 있으면 여럿이 있을 때보다 훨씬 게을러지기 쉽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목회자의 설교와 강의를 듣는 것은 바른 신앙생활에 매우 유익하고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나기 때문이다. 혼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공부하려고 하다 보면 첫째는 게을러지기 쉽고, 둘째는 잘못된 해석을 내리기 쉽다. 여러 사람과 함께 교회생활을 하면 이런저런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믿음에 대해 도전을 줄 수 있는 선한 경쟁도 할 수 있어서 혼자 예수를 믿는 것보다 신앙생활을 더 잘해나갈 수 있다.

사탄은 우리를 영적으로 게으르고 안일하게 만들기 위해 무교회주의에 빠지게 하고 교회를 멀리하게 한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게 하고, 교회의 부정적인 면을 더 확대시켜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이러한 사탄의 속임수에 빠져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히브리서 10장 25절에서 분명히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모이는 교회가 중요하다. 함께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흩어지는 교회 이곳저곳에서

모이는 교회가 중요하다. 모이는 교회라는 측면에서 한국교회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교회라고 할 수 있다. 세계 50대 교회(물론 출석으로만 볼 때) 중 절반 가까운 수의 교회가 한국에 모여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모이는 교회만큼 중요한 것이 흩어지는 교회다. 우리는 교회와 예배당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예배당과 교회를 잘 구별할 줄 모른다. 그러고는 예배당만 교회라고 착각한다.

예배당에서 드리는 예배는 중요하다. 모이는 교회란 예배당 교회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예배당에서의 예배만 예배는 아니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예배가 있고 교회가 있다. 가정에서의 예배와 직장과 사회에서의 예배가 바로 그것이다. 가정이 교회가 되어야 하고, 직장과 세상이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고, 예배를 드리는 자세로 생활해야 한다.

우리는 모이는 교회생활은 비교적 잘하고 있는데, 흩어지는 교회생활은 잘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약 천 만 정도의 그리스도인이 있다지만 우리의 가정과 직장은 기독교화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천 만 성도는 작은 숫자가 아니다. 대여섯 명 중 한 명이 크리스천이라는 것은 대단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가 모이는 교회만큼이나 흩어지는 교회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흩어지는 교회의 교인 노릇을 잘하기 시작한다면, 가정과 세상이 복을 받고 변화하게 될 것이다.

모이는 교회에서 힘을 공급받아 흩어지는 교회의 일원으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가정예배가 살아나야 한다. 기독교교육도 교회학교 교육 일색에서 탈피하여 가정교육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물론 교회 학교에서 교사들을 통해서도 교육을 해야 한다. 또한 가정의 부모들이 기독교교육을 위한 좋은 교사로 개발되고 가정에서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일이 일어나야 한다. 우선 부모부터 올바른 신앙교육을 받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직장예배도 살아나야 한다. 자신의 일터에서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보며 예배를 드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만인 제사장설을 믿는다. 우리 모두가 제사장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교회의 목사로 부름받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 직장이 교회여야 한다. 그리고 그 직장을 섬기는 크리스천들은 모두가 다 그 직장을 위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제사장이어야 한다. 요즘 한국교회의 문제는 무엇인가? 교인들을 훈련시켜서 죄다 교회 일꾼으로만 만들려고 한다. 물론 교회 일꾼도 필요하다. 그러나 세상과 직장을 섬길 일꾼도 필요하다.

교회는 교인들을 훈련시켜서 세상으로 내보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세상을 섬기도록 해야 한다. 그들이 흩어지는 곳마다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지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열심히 모여서 교회생활을 하면 사탄은 어쩌면 교회를 포기하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열심히 교회생활만 하려고 하면, 이때 사탄은 우리가 교회에만 정신을 팔게 하고 세상은 포기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이런 사탄의 작전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세상을 포기하면 안 된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 무엇인가? 세상을 교회, 즉 하나님나라로 만드는 것이다. 교회가 좋다고 그곳에 초막 셋을 짓고 영적인 소꿉장난만 하고 있는대서야 될 말인가? 세상으로 내려가 귀신 들린 아이에게서 귀신을 쫓아내는 사역을 감당해야만 한다.

사도행전에 보면 초대교인들이 오순절에 성령 충만함을 받은 후 핍박을 받아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탄은 저들을 흩어지게 해서 그 세력을 약화시키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탄의 의도는 빗나가고 말았다. 이미 성령 충만함을 받은 초대교인들은 흩어져서도 조금도 기죽지 않았다. 저들은 가는 곳마다 세상에 하나님의 교회를 세웠다.

흩어지는 교회에도 성공해야

사도행전에는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 두 모델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모이는 교회를 통해 능력을 받고 흩어지는 교회를 통해 그 능력으로 땅끝까지 복음의 증인이 되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교회는 일단 모이는 교회로 성공한 모델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흩어지는 교회에는 성공하지 못한 교회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교인들을 영적으로 잘 훈련시키고 무장시켜서 교회 밖에서도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사람이 되게 해야 하며, 교회 밖에서 제사장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교인들의 가정이 교회가 되고 저들이 일하는 직장이 교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도 사도행전에 나타나는 초대교회의 교인들같이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를 잘 섬김으로, 땅끝까지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