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title
말씀테마
오늘의테마

“저는 십자 드라이버로 그곳에 십자가를 전하려고 합니다.”

 2016-09-27 · 
 17241 · 
 8 · 
 

전문인 선교모임에 간 적이 있다. 전문인 선교회답게 발제를 담당한 모든 사람들이 대단한 전문인들이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강남의 소아과 전문의로 활동하다가 중앙아시아의 선교지로 가는 사람,
세무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동남아시아 대학에 교수 선교사로 가는 사람, 카이스트에서 원자력 공학박사학위를 받고 중앙아시아 대학의 교수 사역자로 가는 사람까지, 그들의 이력은 다양했고 놀라웠다.

그 분들이 각 전공 분야를 현지에서 어떻게 사용할지 발표하는 선교 전략을 들으면서 그들의 탁월함에 도전을 받았다. 그런데 거의 마지막 순서에 등장한 한 사람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그의 외모는 수더분했다. 하지만 그의 어눌한 입술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모두를 회개의 자리로 이끌었다.

“여러분, 저도 나름대로 전문인이라고 생각하고 오늘 이 자리에 왔습니다. 그런데 다른 선교사님들을 보니 제가 나설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계속 고민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대학도 나오지 못한 소위 ‘공돌이’이기 때문입니다.

전략 같은 것보다는 평생 ‘닦고 조이고 기름 치자’라는 구호 하나만 붙들고 기름땀을 흘리며 사는 인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가 무슨 선교 전략을 나눌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주님께서 주신 마음이 있어서 그것만 나누고 들어가겠습니다.

‘선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공산권이든, 이슬람권이든, 십자드라이버와 멍키스패너가 안 들어가는 나라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결단했습니다.

‘하나님, 십자드라이버와 멍키스패너 뒤에 십자가를 품고 어디든 들어가겠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영혼을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며 섬기겠습니다. 십자드라이버나 멍키스패너가 필요 없는 곳이면 걸레질이라도 하며 섬기겠습니다.’

제가 그것 말고 또 잘하는 게 청소하고 밥하는 거거든요. 걸레질하고 밥해주면서 그들을 열심히 사랑하겠습니다. 부모님을 닮아서 성실한 것 하나는 남들이 알아준답니다. 어디든 가서 열심히 사랑하고 섬기겠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저를 하나님이 써주시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젊은 선교사의 짧은 메시지에 다들 눈물을 흘렸다. 기도회를 인도하기 위해 올라온 한 선교사가 고백했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의 박사학위와 전문의 자격증을 사용하실 것을 기대했지만, 오늘 이 밤 사랑하는 형제를 통해 성령님의 도전을 받았습니다.

‘다 내려놓으라! 다 내려놓으라! 네 젊은 날의 수고와 땀이 담긴 귀한 것이라도 내려놓아야 한다면 내려놓으라!’

삽을 들라면 삽을 들고, 걸레질을 하라면 걸레질 할 준비를 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더 필요합니다. 우리의 뛰어난 것을 붙들고, 우리가 계획한 전략대로 나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교만을 용서해달라고 회개하며 기도합시다.”

그 자리에서 나는 처음으로 이런 기도를 드렸다. ‘목사라는 타이틀이 걸림돌이 된다면 그것도 내려놓겠습니다.’ 항상 크게 쓰임 받고 싶었던 나는 백향목이나 정이품 소나무처럼 되고 싶었던 내면의 위선을 회개했다. 나의 작음을 알고 그분의 크심을 알 때 하나님이 쓰신다.

† 말씀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 잠언 16장 9절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 – 누가복음 16장 10절

† 기도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주님이 주신 사명을 감사함으로 감당하게 하여주시옵소서.

† 적용과 결단
주님이 나에게 맡기신 일이 어떤 일이든지 감사하며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결단해보세요.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