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어린이 두 명이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다. 형과 동생 모두 바이엘(피아노 기초교본) 1장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연습이 어려워질수록 형은 힘들어하는 반면, 동생은 즐거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결국 형은 포기했고, 동생은 계속했다. 둘의 차이는 태도였다.
그것은 ‘꿈의 유무’에서 비롯되었다. 동생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고, 형은 없었다. 이 차이는 연습의 고통을 보는 관점을 바꾸었다.
형은 연습이 주는 코앞의 고통에 집중했고, 동생은 연습의 어려움 너머 미래의 피아니스트가 된 자신을 바라봤다. ‘오늘 연습하는 바이엘 1장이 내일 나를 피아니스트로 만들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의 변화가 곧 행복이었다.
남다른 동생의 태도에 적합한 이름이 있다. ‘믿음’이다. 꿈 덕분에 얻은 넓은 시각에 믿음이 작용했고, 믿음은 작은 행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인내를 길렀다.
크리스천 생존법에서 기도와 말씀의 반복도 이와 다르지 않다. 믿음으로 멀리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래야 작은 걸음을 지속할 수 있다.
멀리 인생의 끝을 바라보라. 죽음을 생각하라. 그리고 죽음이 미래의 일이 아니라 과거의 일이었음을 발견하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기 시작했을 때, 당신의 인생은 이미 죽고 새롭게 시작했다(롬 6:1-7). 모든 생명이 죽음을 향해 달리는 중에도 크리스천은 부활 생명으로 사는 존재이다.
동시에 죽음은 현재의 일이다. 크리스천은 매 순간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진다. 날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죄와 정욕을 못 박으며 산다(막 8:34; 고전 15:31; 갈 5:24). 죽음은 불가항력적인 미래라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오늘의 일과와 같다. 그래서 크리스천은 죽음에 초연한 관점을 가진다.
당신에게 죽음이란 미래의 일이다. 앞서 말한 과거와 현재의 죽음이 영적인 것들이라면, 미래의 죽음은 육체적이다. 심장 박동이 멈추고 호흡이 정지하며 피가 차갑게 식는 날이 기다리고 있다.
이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크리스천에게 물리적 죽음이란 특별한 의미이다. 끝이 아닌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이미 죽은 인생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날마다 죽으며 살다 맞이한 육체적 죽음은 몸의 부활로 이어진다(롬 6:5; 고전 15:19-26).
죽음 없는 부활은 없다. 크리스천은 ‘죽은’ 사람들이며 동시에 ‘죽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부활을 경험하는 존재들이다.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하는 어린이조차 멀리 내다보며 오늘 바이엘 1장을 연습한다. 하물며 궁극적 부활과 천국 영생을 꿈꾸는 크리스천이라면?
오병이어 사건(마 14장, 막 6장, 눅 9장, 요 6장)을 기억하는가? 제자들이 말씀을 듣고자 모인 군중의 식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예수께 질문했다(마 14:15).
“예수님, 해가 저물어요. 밥때가 지났는데, 사람들에게 밥 먹고 오라고 하시지요!” 그때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마 14:16).
그러자 안드레가 어린아이의 도시락 하나를 들고 나섰다(요 6:8,9). “우리가 줄 수 있는 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인 걸요! 이걸 누구 코에 붙이지요?”
그러나 어린이의 한 끼 식사 분량을 주께 드렸을 때 남자만 5천 명이 실컷 먹었다. 아니, 먹고도 남았다(요 6:11-14).
문제의 핵심인 군중 자체를 봤던 제자들에게는 해답이 없었다. 근시안적이었다. 반면에 예수님의 명령에 집중해서 어린아이의 도시락을 전해 드리는 작은 시도를 했던 안드레에게는 답이 있었다. 멀리 보는 관점은 작은 일이라도 실행해보고자 하는 태도를 만든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대단한 믿음을 요구하지 않으신다. 겨자씨만 한 믿음만 있으면 된다(마 17:20). 주께서 그것을 크게 만드신다. 멀리 본다는 말은 주님을 보는 걸 뜻한다. 주님보다 큰 존재는 없다. 그분은 죽음보다도 크고, 문제와 인생과 우주보다 광대하신 분이다. 그런 주님을 바라보며 작은 걸음을 준비하라. 큰 믿음에 이르는 길은 큰 걸음에 있지 않다. 코앞의 한 걸음을 내딛을 믿음만 있으면 충분하다.
주께서 떠나라고 하시면 떠나면 되고, 굶으라고 하시면 굶으면 된다. 괜히 조급해져서 성경의 아브람처럼 당신만의 애굽을 찾아 내려가면 안 된다(창 12:10). 한 번에 한 걸음씩만 꾸준히, 끝까지, 꾹꾹 눌러 걸으면 살고 이긴다.
† 말씀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이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 마태복음 17장 20절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 골로새서 2장 6, 7절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 요한일서 5장 4절
† 기도
주님, 저에게 겨자씨만 한 믿음을 허락해주세요.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한 걸음씩 내딛을 수 있도록 인도해주세요.
† 적용과 결단
오늘도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바라며 당신의 작은걸음을 준비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하며 결단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