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피플 가족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BS다큐멘터리 교회오빠의 주인공 고 이관희 집사의 아내 오은주 집사입니다.
# 지금은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먼저 본향으로 가신 남편 집사님의 이야기가 TV에서 방영 돼 큰 감동을 준 적이 있죠. 남편분이 대장암 4기, 아내이신 우리 오 집사님이 혈액암 4기. 그럼에도 두 분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처음 암 발병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한 심경이 어떠셨는지.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딸아이를 낳고 2주 만에 남편이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요. 처음 남편이 대장암이라고 했을 때는 2.3기 정도로 추정된다고 수술하면 나을 거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수술도중 의사가 나와서 저를 불렀고 복막과 골반안쪽 방광까지 전이되어 4기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당시 복막이라는 단어도 몰랐고 전이 됐다는 말에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쓰러졌었어요. 의사선생님한테 울면서 살려달라고도 했던 것 같고요. 정신 차리고는 하나님한테 잘못했다고 계속 기도했어요.
제발 우리 남편 살려달라고 고쳐주시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든 걸 하겠다고 서원기도도 했고요. 그리고 남편의 병이 나 때문인가 하는 죄책감 때문에 마음이 너무 힘들었죠. 그러다 7개월 후에 제가 혈액암4기 진단을 받았는데요. 처음에는 믿지 못하고 오진인줄만 알았어요. 어떻게 나까지 암4기 일수가 있지? 그럴 리가 없다. 그러다 그게 사실인걸 알고는 입원실에서 혼자 미친 사람처럼 며칠을 통곡을 하고 울었던 것 같아요.
# 현재 집사님의 건강은 어떤 상태인가요?
감사하게도 눈에 보이는 암은 없는 상태 의학적으로 완전관해상태라고 하는데요. 5개월에 한 번씩 추적관찰만 하고 있습니다.
# 두 분다 인생의 어려움을 마주했던 그 시절에. 원망보다는 회개와 기도로 나아가셨는데요.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 따르기는 쉽지 않았을 것도 같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원망이 없었다면 거짓말인 것 같고요. 저는 남편과 달리 원망을 많이 했습니다. 남편이 진단받았을 때는 왜이러시냐고 당신 정말 살아있는 것 맞느냐고 하나님한테 소리쳤던 것 같아요. 많은 시간 원망했고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병을 허락하신 후 100% 항복하고 제가 죄인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하시더라고요.
제 인생에서 분수령적인 회개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사건이 되게 하신 거죠. 제 믿음이 성숙해서가 아니라 저의 구원을 위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하나님의 애통함과 내가 이렇게라도 네 하나님 됨을 알게 하겠다는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그 뒤로는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할 수밖에 없었고, 모든 일들을 감사로 해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항상 저보다 신앙의 모범이 되어주었던 남편의 담대한 모습들로 인해 하나님 뜻에 순종하면서 갈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조금 얘기를 거슬러 올라가서, 남편분과 어떻게 만나셨는지요?
남편은 엄친아. 엄마의친구의아들이면서 저희오빠의 과외선생님이였는데요. 제가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났고요. 오빠에게 수학을 가르쳐주던 노란머리의 명문대학생이였어요.
# 첫사랑과 결혼하는 게 쉽지는 않은데 신혼 초부터, 암 발병 소식을 듣기 전까지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을 거 같아요. 그 시절 추억 한 토막 들려주신 다면요.
남편과 결혼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부모님의 강력한 권유가 있었고요. 사실 제가 대학에 들어가서 남편을 만나고 교제 이후 서로 헤어지다 만나기를 반복했었는데 저의 부모님이 몰래 남편에게 전화해서 몇 번을 만나면서 저랑 결혼하기를 권유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부모님이 저보다 저희 남편을 더 믿고 좋아하셨었어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신혼생활은 없었고요. 남편과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시아버님이 뇌출혈로 쓰러져 식물인간으로 판정을 받으셨어요. 지금도 누워계시고요. 행복한 신혼생활이 아닌 힘들어하는 시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와 아픈 아버지를 보살펴야 하는 남편 사이에서 외롭고 힘든 결혼생활을 보내야 했습니다. 결혼한 지 3년째 되던 해에 아이가 생겼고 이제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가정을 만들고 좀 행복하게 살아보자 하며 딸아이를 출산했고. 출산하자마자 또 광풍이 몰아닥친 거죠.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태어난 자녀, 출산 후에 많은 염려와 걱정이 있으셨을 텐데요. 어떤 심경이셨고, 어떻게 마음을 다 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감사하게도 둘다 발병 전에 아이를 가지게 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태교를 했었어요. 소연이를 갖기 전까지 돈을 우상삼고 살아왔던 저였기 때문에 남편에게 1억을 모으기 전까진 아이를 안 갖겠다고 선포했었거든요. 그래서 임신 전까지 돈을 모으고 아이를 갖게 되고 아이를 낳자마자 질병의 바람이 불어왔는데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하나님 앞에서 정말 죄인 되고 부족한 모습으로 살아온 저이기 때문에 정말 엄마로써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통증과 항암치료 때문에 모유수유조차 해줄 수 없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허락지 않으시면 이 아이를 볼 수조차 없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남편까지 아파서…이아이가 정말 부모 없이 자라게 되면 어떠하나.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많이 몰려왔었고요…….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꼭 살아야 한다. 라는 마음보다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음성은, 소연 이는 내 것이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은주 네가 나의 딸인것처럼 소연이도 나의 딸이며 내가 끝까지 함께할 것이며 책임져주신다고 아무 염려 말고 주님께 맡기라고 하셨어요. 지금도 소연 이는 제 소유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주님의 은혜가운데 잘 성장하고 주님께서 제게 그렇게 하신 것처럼 소연이의 앞길도 예비하시고 잘 인도하시리라 믿습니다.
# 두 분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시청자들을 만난 후에, 나누어 주실 얘기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일하심도 느끼셨을 거 같고요.
음 정말 놀라운 일들이 있었고요. 첫 번째로는 엄청난 기도의 동역자들을 붙여 주셨어요. 전국의 수많은 암환우들과 크리스천들이 저희 부부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 기도해 주셨고요. 암환우 커뮤니티를 통해 이메일이나 쪽지 등으로 같은 아픔으로 고통 속에 있는 분들이 저희부부를 통해서 위로 받았다고 말해주시는 분들.
남편의 순전한 믿음을 보고 자기도 하나님을 믿고 싶다고 믿어보겠다고 하시는 분들을 보여주셨고. 수많은 교회에서 간증요청도 왔었는데 남편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시고 산속으로 들어가신 예수님처럼 조용히 말씀묵상과 회복에만 온전히 집중했었고요.
사람들은 욥과 같은 믿음의 사람이라며 꼭 하나님께서 낫게 해주실 거라고 희망적인 말씀과 편지도 보내주시고 버섯 같은 암에 좋은 약들도 소포로 보내주시면서 함께 많이 응원들을 해주셨어요.
# 방송 후에 암이 재발했는데, 그때 혹시 실망감은 없으셨는지요. 재발 후에 남편분이 소천하기까지 어떤 시간을 보내셨는지 들려주실 수 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교회오빠 방송이후 두 번째 재발 이후부터는 남편도 많이 흔들렸는데요.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몸에서 자주 출혈이 일어났고.몸이 악액질화 되다보니 살은 계속빠지고 통증까지 시작되니까 아무리 말씀묵상을 하고 기도해도 죽음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에서 완전히 자유 할 순 없더라고요.
남편과 투병생활하면서 가장 무너진 모습을 보였을 때, 하나님께서 또 정말신기하게도 남편이 살아생전에 가장 존경하고 사랑했던 이찬수 목사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셔서 위로받게 하셨어요. 우리 관희 집사 때문에 영적침체에서 벗어났다며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쓰시고 또 이렇게 위로하시는구나 생각이 들어 그 자리에서 둘이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어요.
이후 계속된 항암치료는 효과가 없었고요. 병원에서 이렇게 이약저약 써보며 고통스러워하느니 차라리 제주에 내려가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보내보자 라는 마음으로 내려갔어요. 많이 웃고 좋은 음식 먹고 하나님 앞에 부르짖고.기적적인 것들 바라면서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제주도에 내려가서 지냈습니다. 이후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안 좋아진 상태에서 서울로 올라와 바로 응급실을 통해 입원했고.한 달 도채 되지 않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어요.
# 두 분의 이야기가 이제 영화로 제작이 돼 곧 상영을 앞두고 있죠?
이 영화가 나오게 된 것도 기적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가 없는데요. 저희부부는 사실 두 번째 재발이후 모든 촬영을 거부했었어요. 더 이상 촬영은 하나님을 조롱하는 자들에게 빌미를 준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병에서 고침 받지 못하는 것이 믿는 자에게나 믿지 않는 자에게나 이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였어요.
뒤늦게 다큐멘터리 교회오빠를 본 영화사 대표님이 PD님을 찾아갔고 극장용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게 되면 하나님을 조롱하는 관객은 들지 않을 것이라며 PD님이 남편에게 영화제작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영화사 대표님을 만나게 된 경위를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그때 이미 호스피스를 권유받은 상태라 저는 제정신이 아니여서 그 소리를 듣고 하든지 말든지 맘대로해! 라고 소리쳤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남편은 울면서 PD님께 ‘주님은 세상에 공헌하며 눈부신 삶을 사는 사람을 증거로 삼기도 하지만 저처럼 고통 속에서 주님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도 증거로 삼는 것 같아요’라며 촬영을 허락했다고.회상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마지막 까지 촬영을 허락하고 딱 열흘 만에 남편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 자녀는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올해 유치원에 입학했어요^^5살이고 만으로는 세살반이죠.
# 자녀분이 혹시 홀로 세상을 살아가야 할 때를 대비해 전해주시고, 마음에 심어주신 이야기가 있을까요?
우선 소연이가 커서 가정을 이룰 때까지 곁에서 오래오래 머물러주고 싶은 바램이 크고요. 제 기도제목이기도 하고요 소연이가 어리지만 아빠의 죽음을 인지하고 있고, 그로 인한 슬픔을 자연스럽게 잘 표출합니다. 특히 자기 전에 아빠 보고 싶다고 이야기 많이하고 아빠와 암송했던 성경말씀. 같이 갔던 곳들을 너무나 상세히 기억하고 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도 나중에 예수님이 불러주시면 아빠가 있는 곳에 가게 된다고 이야기 해주곤 하는데요. 그러면 소연이가 빨리 가자 뭐타고가야돼? 이렇게 질문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저는 ‘아주아주 나중에 소연이가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고 증조할머니가 되면 갈 수 있어. 그때는 엄마도 아빠 있는 곳에 먼저 가있을거니까 소연이가 잘 찾아와야 돼. ‘ 이렇게 말해준적이 있어요.
# 그 얘기를 들은 자녀의 반응은 어땠나요?
싫어해요. 가지말라 그러죠. 아직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인 것 같습니다.
# 이 시간에도 암으로 고통 받고 절망하는 환우들이 있습니다. 우리 집사님께서 꼭 들려주시고 싶은 한 말씀이 있다면요.
그 누구도 또 어떤 사람의 언어로도 위로되지 않는 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암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내게 값없이 주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세어보시고 감사함으로 순간순간을 이겨내시길 바라고요, 이 고난 가운데 주님의 크신 사랑을 깨달아 알게 되는 놀라운 축복이 있으시길 소망합니다.
# 집사님의 비전과 기도제목을 나주어 주세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제 인생 계획을 세우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의 구주이신 하나님께서 제 삶을 잘 인도해주시리라 믿고요 ‘내가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욥23:10 말씀 붙잡고 나아가려 합니다.
소연이가 많이 어리거든요. 아빠의 빈자리까지 다 채워줄순 없겠지만 엄마로서 소연이에게 신앙의 유산을 잘 물려줄 수 있도록 제 영육의 건강을 지켜주시길
주님께서 우리 소연이의 진짜 아바아버지가 되어주시길.
남은자로서 제게 남겨진 사명을 잘 감당하고 상처가 별이 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으로 이관희집사의 거룩한 삶이 담겨있는 영화 교회오빠를 통해서 수많은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는 복음의 통로가 되고 상처와 절망에 있는 사람들이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며 주님의 크신 사랑을 깨닫게 되는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