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972년 1월, 같은 날 동시에 성령세례를 받았습니다.
10년간 인간적인 힘과 지혜를 다해 선교사로 일했었지요. 열심히 준비했고, 오랜 시간 일했으며, 주의 깊게 계획을 세웠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들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았지요. 인간적인 노력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하나님은 호세아에게 “네가 나로 말미암아 열매를 얻으리라”(호 14:8)라고 말씀하셨지요.
마침내 성령세례로 모든 열매를 만들어내시는 주님과 친밀하게 되는 문이 열렸어요.
그 보증으로
우리 마음에 성령을 주셨습니다.
- 고린도후서 1:22(쉬운성경)
성령세례를 받은 후에 성령이 인도하는 곳으로, 그분이 선택하는 방식대로 따라가자 우리는 두려움과 의심에서 자유로워졌어요. 비로소 성령이 우리 안에 역사하시기 시작하셨지요.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갈 5:22,23)
이 말씀처럼 우리는 성령을 통해 점차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갔습니다. 우리는 방언으로 말하고 기도하며 노래하는 축복을 받았지요.
방언의 은사는 성령의 다른 은사들이 우리 삶에서 활동하도록 문을 열어주는 은사라고 믿어요. 방언을 사용하면 할수록 주님과 더 친밀해질 수 있지요. 우린 방언기도를 통해 주님과 영적으로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또 사역의 방향이 바뀌었어요. 성령세례를 받은 후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교사로서 한국인을 섬길 뿐 아니라 ‘한국인들을 열방으로 나가는 선교사가 되도록 훈련하라’는 마음을 심어주셨어요. ‘선교사를 세우는 선교사’가 되라는 부르심이었지요.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는 새로운 곳에 대한 흥분과 모험심이 있었다면 성령세례 후에는 ‘이 나라는 내 나라, 내 땅이며 이들은 내 백성’이라는 확실한 마음을 갖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우리에게 “네 집은 찬양의 집이 될 것”이라고 예언해주었어요. 이것은 후에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집에서 예수전도단 화요모임이 시작되었거든요. 그렇게 하나님의 계획이 성취됐지요.
1972년 6월, 우리는 안식년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물론 사역의 주된 방향을 선교사를 훈련시켜 타민족에게 파송하는 것으로 잡았지요.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찌라”(창 12:2, 개역한글)라는 말씀처럼 한국인들이 복의 근원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어요. 이를 위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성령의 인도하심에 맡겼습니다.
성령으로 은혜 받고 나서 데이빗(오대원, 예수전도단 설립자)이 꼭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대천덕 신부님을 만나는 것이었어요. 1961년에 한국에 오자마자 대천덕 신부님과 데이빗이 신학교에서 만났었나 봐요. 그때 신부님은 성공회신학교를 맡고 계셨어요.
지금도 데이빗은 그때 얘기를 자주 해요. 서로 첫인상이 별로였다고요. 데이빗은 신부님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신부님은 그가 ‘가망 없다’고 생각했대요.
성령세례를 받은 후에 데이빗이 예수원을 찾아가서 은혜 받은 것을 말씀드리니 대천덕 신부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지난 10년 동안 하나님께 로스 목사 부부를 성령으로 감동시켜서 차고 넘치게 해달라고 간구했습니다. 그리고 기도 가운데 당신들이 성령을 체험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는데 정말 고마웠어요. 사실 신부님은 데이빗을 위해 5년쯤 기도하다가 포기하려고 하셨대요.
‘아무래도 데이빗 목사는 가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그만 기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계속 기도를 시키셨대요. 그 일로 우리는 굉장히 친해졌지요. 신부님은 우리의 멘토가 되셨어요.
신부님과 맺은 인연은 예수전도단을 설립한 이후에도 지속됐어요. 신부님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예수전도단에 와서 강의를 해주셨고, 예수전도단은 예수원에서 전도학교를 한 달간 여는 등 두 단체는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갔지요.
6개 대학에 기도모임이 생긴 후로 전도학교도 만들고, 대천덕 신부님과 같이 전도도 했어요. 예수원에서 전도학교를 하던 중, 두 분이 단체 이름을 의논하셨어요. 대천덕 신부님이 말씀하셨죠.
“예수원은 예수님을 공부하고 기도하는 장소(Abbey, 영국식 수도원)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당신들의 부르심은 ‘전도’라고 하니 ‘예수전도단’으로 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해서 1973년에 ‘예수전도단’이라는 공식적인 이름이 예수원에서 선포됐습니다.
† 말씀
예수께서 또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향하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 – 요한복음 20장 21,22절
누구든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시인하면 하나님이 그의 안에 거하시고 그도 하나님 안에 거하느니라 - 요한일서 4장 15절
† 기도
하나님, 인간적인 노력에는 한계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제 힘과 지혜와 의지가 아닌 성령님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령님,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 시간 찾아오셔서 당신을 더 알아가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성령님이 함께하실 때 우리는 그분의 인도하심 가운데 따라가며 두려움과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내 안에서 성령님이 역사하시기 때문이지요. 매순간 성령님을 간구하며 동행하는 삶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