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눈치를 많이 봤습니다. 아들 귀한 집에 딸이라는 남이 심어준 위치에 힘들어도 원하는게 있어도 티를 내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속으로 어두운 방 한 켠에서 말을 해보지도 못한 채 (안해줄거라 생각하고) 원망하며 울다 어쩌다 용기내 말 했는데 너무 흔쾌히 들어주셨던 부모님...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안들어주신게 아니라 내가 말하지 못하고 서운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말도 해보기전에 말이죠.. 우리 주님께 우리 마음 다가지고 나가보면 어떨가요? 도와주세요.. 주님
‘여름이’는 정신장애와 지적장애를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혼자 말없이 지내지만
분노가 쌓이거나 안 좋은 생각이 들면
자신도 어찌할지 몰라 물건을 던지거나
다른 사람을 때리기도 했죠.
물론 후에 사과를 하지만 그게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런 ‘여름이’가 갑자기 일어나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불렀습니다.
“도와주세요, 선생님!”
그런 ‘여름이’의 모습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하나님께 소리쳤던
내 모습과 참 많이 닮았습니다.
답이 없어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소리쳤던 말
차마 밖으로 내뱉지 못해 속으로만 크게 외쳤던 그 말
‘도와주세요, 하나님!’
‘여름이’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말해주었습니다.
도와줄 테니 진정하라고.
자녀가 도와달라는데
어느 부모가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요.
부모는 분명 눈을 돌려 자녀의 상황을 살피고 적절한 도움을 줄 겁니다.
말할 수 없다면 도와달라는 작은 움직임.
무기력한 내 모습을 보시고도 도와주시는 분이 아버지이십니다.
그게 부모이고 그게 아버지 마음이죠.
하나님도 그 단순한 말,
도와달라는 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여 나를 도와주십니다.
그 한마디가 하나님의 마음을 붙잡고
그 한마디가 하나님을 움직입니다.
그분은 내 부모이고 난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이죠.
도와달라는 기도를 들었음에도
도와주고 싶으신데도 힘써 기다리신다면
도와주지 못하는 아픔을 견디고 계신다면
거기에는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요.
하나님이 나를 떠난 게 아니라
내가 생각지도 못하는 큰 의미를
삶 가운데 만들고 계신 건 아닐까요.
그런 것이라면
내 기도가 이뤄지지 않아도
그분의 선하심을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이뤄지지 않음에 묻어있는 그분의 사랑을
계속 묵상하겠습니다.
<하나님, 오늘은 어떠셨나요>김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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