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의 영원한 기쁨이신 나의 주인님, 예수 그리스도시여! 성난 무리가 주님에 대해 오만하게 소리치는 것을 다 참아내셨으니, 주님을 경배하고 주님께 감사합니다. 그들은 이방인 총독에게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요 19:6)라고 오만방자한 말을 쏟아내었습니다!
그토록 야비한 무리는 미친 듯이 날뛰었고,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처럼 잔혹했습니다. 그들은 주님을 죽이는 것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나서서 설득했다 할지라도 그들은 무고한 주님의 피를 흘리는 악행을 멈추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악한 자들은 하나님이신 주님에게 사형을 언도할 것을 재판관에게 요구했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법이 있으니 그 법대로 하면 저가 당연히 죽을 것은 저가 자기를 하나님 아들이라 함이니이다”(요 19:7)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때 그전에 주님께 “진리가 무엇이냐”(요 18:38)라고 물은 적 있는 빌라도는 더욱 두려워서 다시 “너는 누구냐”(요 19:9, 개역한글판에는 이것이 “너는 어디로서냐”라고 번역되어 있다 - 역자 주)라고 물었습니다.
이방인 재판관은 주님을 놓아주려고 했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 잔인한 요구를 했습니다. 빌라도는 주님의 혐의를 벗겨주고 주님을 풀어주기를 원하여 “나는 그 죽일 죄를 찾지 못하였나니”(눅 23:22)라고 말하였지만, 무리는 주님이 그들에게 행하신 모든 선한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주님을 대적하여 “이 사람을 놓으면 가이사의 충신이 아니니이다 무릇 자기를 왕이라 하는 자는 가이사를 반역하는 것이니이다”(요 19:12)라고 소리쳤습니다.
무리는 끈질기게 주님의 사형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이 부패한 총독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하여 그들의 극악무도한 악행에 굴복하여 그 부당한 요구에 동의했습니다.
사악한 무리가 거룩한 예수님을 정죄하여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눅 23:21)라고 외쳤다는 소식이 온 예루살렘에 퍼졌을 때, 주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요구하는 잔혹한 외침을 들었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슬퍼하며 탄식했을 것입니다. 십자가형을 요구하는 무리의 잔혹하고 격양된 외침이 울려 퍼졌을 때,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듣고 얼마나 슬퍼하며 탄식했겠습니까!
주님의 경건한 종들이여! 슬퍼하라. 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탄식과 회개를 보이라.
하늘에서 천사들이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하며 찬양하는 소리를 늘 들으셨던 분이, 이제는 무리의 저주스러운 혀에서 흘러나오는 “없이 하소서 없이 하소서 저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요 19:15)라는 소리를 들으셔야 했다.
불과 얼마 전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큰 무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기쁨에 찬 찬양을 들으셨던 분이,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 그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이 사람을 없이 하고 바라바를 우리에게 놓아주소서”(눅 23:18)라는 외침을 들으셔야 했다.
주님의 십자가 고난을 귀하게 여기는 자여! 사악한 무리가 주님의 십자가형을 요구하며 소리친 사건을 깊이 생각해보라. 이 세상에서 들려오는 나쁜 소식에 마음의 귀를 기울여보라.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슬픈 소리를 잘 들어보라. 신실한 영혼이여! 그대에게 말하노니 하늘의 별들을 깊이 살피는 것보다는 이 일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그대에게 유익할 것이다. 그대가 진정으로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이 사건을 보고 깊은 탄식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이 그대를 대적하고 그대에게 모욕의 말을 퍼붓는가? 그대에게 쏟아지는 가혹한 말과 원수들의 협박에 무너지지 말라. 오히려 인내의 모범을 보이신 예수님이 그대를 위해 온갖 모욕을 참으신 것을 기억하고, 그대에게 쏟아지는 온갖 오만방자한 말들에 눈 하나 깜짝하지 말라.
많은 사람들이 그대의 선한 행동을 악하게 해석하고 그대의 말을 불신하여 그대를 대적하는가? 그렇다 할지라도 그 모든 것을 견뎌라. 그대가 아무리 억울하다 할지라도 그리스도보다는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도 잘 알겠지만, 그대는 주님보다 무고하지 않다.
무고한 주님의 귀에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눅 23:21)라는 치욕스러운 외침이 들렸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대가 하늘나라에 이를 때까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가지 역경에 부딪히게 될 것임을 미리 알라. 인생의 여러 단계를 거칠 때에 하나님을 위해 담대히 시련에 맞서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그대를 기뻐하지 않으실 것임을 미리 깨달으라. 주님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친히 “인자人子를 인하여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며 멀리하고 욕하고 너희 이름을 악하다 하여 버릴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도다”(눅 6:22)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무고하신 예수님을 따르라. 예수님은 이 땅에서 악한 자들에게 배척받으셨지만 성부聖父 하나님께 선택을 받아 하늘에서 영광과 존귀의 면류관을 쓰셨다. 하나님께서 그대가 영원한 영광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해놓으셨으니 귓가에 스치는 모욕들에 압도당하지 말라.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주님의 자비와 사랑에 의지하여 구하오니, 주님의 고난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슬퍼하는 마음이 제 속에서 불 일 듯 일어나게 하소서. 주님의 무한한 사랑의 불이 제게서 타오르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제가 어떤 모욕과 멸시를 당하더라도 기쁨으로 견디면서 마음의 평안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적의敵意와 조롱을 두려워하지 않고, 주님이 십자가에서 받으신 수치를 본받기를 전심으로 갈망할 것입니다.
제게 육신적 욕구들을 이길 힘을 주시고, 저의 해로운 정욕들을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제가 전에 범한 잘못들을 눈물로 씻어내게 하시고, 앞으로 다가올 악한 자의 공격들에 의도적으로 굴복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마지막으로 구하오니, 제가 영적 전투를 치르거나 심리적 고통을 당할 때면 언제나 주님의 생명의 십자가에서 나오는 힘으로 저를 도우시고 보호하사 마귀의 간계를 물리치게 하소서. 주님을 치욕 속으로 몰아넣기 위해 사악한 자들이 저지른 일이 저에게 약藥이 되게 하시고, 제가 감사와 찬양의 희생을 주님께 드려 주님의 십자가 승리를 드높이게 하소서.